마이크로소프트가 국제형사재판소 이메일을 차단한 사건은, 소수 빅테크 기업이 클라우드·AI 인프라를 장악하며 민주적 기관들까지 종속시키는 현실을 드러낸다. 저자들은 단순한 규제나 국가 회복 담론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자본·인프라·정치적 영향력의 규모에 맞서는 대항권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협동조합을 노동조합·사회운동과 결합한 명시적 사회주의 정치 프로젝트로 재정립해 에너지·데이터·컴퓨팅·노동을 민주적으로 통제하는 기반을 만들지 않으면, 협동조합 역시 체제에 흡수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메르켈-마크롱 축(‘메르크롱’) 이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실용적 동맹이 EU의 경쟁력 강화와 방위력 증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권력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미국의 불확실성과 러시아의 위협 속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내세워 재무장, 방위산업 협력, 산업 보호, 이민 통제 등을 추진하며 독일의 군사 리더십 전환과 이탈리아의 중심부 복귀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다만 경제 취약성, 극우 포퓰리즘, 방위 통합의 정치적 민감성 등 난제가 남아 있어, 이 동맹이 위기 대응을 넘어 유럽의 장기적 지정학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전쟁을 피해 캄보디아로 왔다가 온라인 사기 공장에 인신매매돼 강제로 범죄에 동원된 이들이 정부 단속 이후 풀려났지만, 여권과 돈이 없어 귀국하지 못한 채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중국 재벌 체포를 계기로 대대적 단속이 이뤄졌으나 외교 지원이 부족한 아프리카 출신 등 다수는 수용 시설이나 송환 지원을 받지 못해 인도주의 위기에 처했다. 당국은 산업 근절을 약속했지만 시설은 재가동 가능 상태로 남아 있고, 생존자들을 다시 유인하는 구인 제안까지 이어지면서 실질적·지속적 국제 공조 없이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조기 총선을 통해 자민당에 압승과 중의원 3분의 2 초과의석을 안기며 강력한 입법 동력을 확보했다. 그는 대중(對中) 강경 노선과 방위비 GDP 2% 조기 달성 등 안보 의제를 밀어붙이고 있지만, 유권자의 최종 평가는 고물가·실질임금 감소·쌀값 급등 등 생활비 위기 해결에 달려 있다. 감세와 대규모 부양책은 재정적자와 국채 부담을 키울 수 있어, 인구 감소와 고령화 속에서 경제 회복과 재정 건전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가 최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UAE로 구성된 ‘쿼드’가 제시한 수단 평화안은 즉각적 휴전, 인도적 지원 보장, 민간 보호, 민정 이양, 재건 기금 조성 등을 포함하지만, 군부와 신속지원군(RSF) 간 깊은 불신과 군부의 RSF 정치적 인정 거부로 실현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전선이 확대되고 군사적 우위 확보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양측 모두 외부 지원을 받으며 전쟁을 지속할 유인이 여전히 크다. 단기적으로는 인도적 휴전 정도가 현실적인 목표이며, 무기 공급 차단과 강력한 국제 압박이 뒤따를 때에만 본격적인 협상 국면이 열릴 수 있다.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가 미국에 제시한 ‘포괄적 평화’ 구상이 중동 불안의 근본 원인을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문제에서 찾고 있음을 설명한다. 저자들은 이스라엘의 점령과 확장주의, 이에 대한 미국의 무조건적 지원이 지역 분쟁과 국제법 질서의 붕괴를 낳았으며,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1967년 국경 복귀·이란 핵합의(JCPOA) 복원·제재 해제가 상호 연동된 해법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포괄적 접근은 아랍·이슬람권이 오랫동안 지지해온 구상으로, 미국이 이를 수용할 경우 중동을 ‘끝없는 전쟁’에서 집단안보와 협력에 기초한 지속 가능한 평화로 전환할 역사적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북극 해빙 가속으로 선박 통행이 급증하면서 수중 소음이 커지고, 이는 반향정위에 의존하는 일각고래의 의사소통·사냥·이동 능력을 심각하게 방해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배가 20km 이내로 접근하면 일각고래는 소리를 멈추고 먹이 활동도 중단하며, 일부는 번식·서식지를 떠나는 징후까지 보인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국제해사기구(IMO)에 선박 속도 저감, 저소음 설계, 이동 경로 회피 등 수중 소음을 줄이기 위한 의무 규제를 도입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마두로 축출과 노골적인 ‘신(新)먼로주의’가 쿠바를 다시 미국 제국주의의 직접적 위협 한가운데로 몰아넣고 있다고 분석한다. 군사 침공 가능성은 낮지만, 석유 차단과 제재 강화 등 경제 봉쇄의 조임은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에너지·생활 위기를 악화시키는 핵심 요인이다. 동시에 베네수엘라에서 숨진 쿠바 군인들의 죽음은 반미 민족주의와 체제 방어 의식을 재결집시키는 효과를 낳았지만, 지도부의 정당성 약화와 청년층 이탈이라는 정치적 위기는 쿠바 사회의 가장 불안정한 변수로 남아 있음을 지적한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발언으로 가려졌지만, 북극 전략 요충지인 노르웨이령 스발바르(Svalbard)를 둘러싼 긴장이 점차 고조되고 있음을 분석한다. 1920년 스발바르 조약은 노르웨이의 주권을 인정하는 동시에 타국의 거주·경제 활동을 허용해왔으나, 최근 러시아의 상징적 존재 강화와 노르웨이의 외국인·중국 견제 조치로 상호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군사화는 공식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자원, 위성, 연구 인프라를 둘러싼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규칙 기반 국제질서’의 균열 속에서 스발바르의 예외적 지위가 장기적으로 유지될지는 불확실하다.
배드 버니는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서 스페인어만 사용하고 푸에르토리코의 역사·노동계급·이주 경험을 전면에 내세우며 미국의 식민주의와 트럼프식 반이민 정치에 공개적으로 도전했다. 그의 음악과 퍼포먼스는 허리케인 마리아 이후 드러난 푸에르토리코의 식민적 현실, 젠트리피케이션, 민영화 문제를 비판하며 대중문화의 중심 무대를 정치적 발언의 장으로 전환시켰다. 이 글은 배드 버니를 그람시가 말한 ‘유기적 지식인’으로 위치시키며, 그의 예술이 MAGA 문화의 공허함을 폭로하고 푸에르토리코 독립과 범아메리카적 연대를 다시 살아 있는 정치적 상상력으로 만들고 있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