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EU가 체결한 새로운 협정은 식품 수출 간소화와 어업 규정 연장, 공동 방위 산업 참여 등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루며 브렉시트 이후 얼어붙은 양자 관계에 '재설정' 신호를 보냈다. 특히 스코틀랜드 연어 산업과 방위 산업은 EU 접근성이 개선되며 수출과 고용에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완전한 단일시장 복귀는 아니며, 정치적 불확실성과 환경적 우려는 여전히 향후 과제이다.
인도, 인도네시아, 레소토 등지의 의류 노동자들이 주도한 법적 구속력 있는 협약은 공급망 내 성폭력과 괴롭힘을 효과적으로 줄이며 새로운 책임 모델을 구축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국제노동기금 삭감과 기업의 다양성·포용성 프로그램 축소로 이 성공 사례들이 무너질 위험에 처해 있다. 이러한 협약들이 지속되려면 노동자 주도 구조에 대한 국제적 지원과 정치적 의지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1875년 미터 협약은 세계 과학계와 산업계를 하나로 묶는 단위 통일의 기초를 세웠으며, 오늘날까지 100개국 이상이 참여하는 국제 협력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미터, 킬로그램, 초 등 SI 기본 단위들은 이제 인공물이 아닌 자연 상수에 기반해 정의되며, 이는 과학과 기술의 정밀성과 보편성을 크게 높였다. 브라질을 포함한 각국은 이 시스템을 통해 기술 경쟁력과 정책 평가 등 다방면에서 메트롤로지(측정과학)의 중요성을 확장하고 있다.
지구 탈탄소화를 위한 핵심 광물 확보 경쟁이 아마존을 새로운 채굴 전선으로 밀어넣으며, 생태 파괴와 지역 공동체의 권리 침해라는 오래된 위협이 되살아나고 있다. 불완전한 규제와 국제 자원의 탐욕, 조직범죄의 침투는 브라질·콜롬비아·베네수엘라 등을 중심으로 아마존 광산화의 위험을 심화시키고 있다. 지속가능한 전환을 위해선 생태적 한계를 존중하고 지역 공동체 중심의 거버넌스를 강화하는 정의로운 모델이 시급히 요구된다.
푸틴은 자신이 제안한 이스탄불 평화회담에 불참함으로써 트럼프의 영향력을 시험하고, 국제사회를 기만하며 전쟁 종식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했다. 트럼프는 연이은 제재 경고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며, 푸틴의 무시를 방관하거나 묵인하고 있다는 인상을 남겼다. 회담은 성과 없이 끝날 가능성이 높으며, 이번 사태는 터키의 중재자 위상을 부각시키는 한편 미국의 대러 외교력 부재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2024년 학생 주도의 대중 항쟁으로 셰이크 하시나 정권이 붕괴된 이후 방글라데시는 과도정부 하에서 민주적 회복을 시도하고 있으나, 선거 지연과 정치적 보복, 치안 악화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 무하마드 유누스가 이끄는 정부는 일부 개혁을 추진했지만, 외교 고립과 경제 위기, 언론 탄압 등 구조적 문제는 여전하다. 시민혁명 세력이 창당한 신생 정당 ‘국민시민당(NCP)’의 부상은 희망을 보여주지만, 이행 지연은 또 다른 환멸과 권위주의의 반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의 시리아 제재 해제는 아사드 정권 이후 새 정부를 지지해온 튀르키예의 외교적 승리이며, 이는 중간강국이 지역 질서 재편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보여준다. 튀르키예는 치안 공백과 난민 문제 해결, 쿠르드계 무장세력 통제를 위해 시리아 재건과 안정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터키는 새로운 외교 지형 속에서 독자적 영향력을 확장하며, 중간강국 외교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에서 영토 문제는 핵심 쟁점이며, 이는 러시아의 장기적인 세력권 확대 전략과 직결된다. 크림반도와 아조프해 연안 지역은 전략적 가치가 크며, 이를 둘러싼 상징적·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타협은 극히 어렵다. 서방의 중재 시도와 트럼프 측 개입이 일시적 휴전을 이끌 수는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확장 야망을 억제하지 못하는 한 지속 가능한 평화는 요원하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HIV 예방 원조를 대폭 삭감하면서,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글로벌 HIV 치료 성과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생명을 살린 PEPFAR 프로그램은 수백만 명의 삶을 바꿔왔지만, 정치적 이유로 이 원조가 흔들리면서 개인의 존엄뿐 아니라 미국의 외교 및 경제 이익까지도 약화되고 있다. 이는 감염병 확산, 국제적 신뢰 저하, 중국의 영향력 확대 등 미국 주도의 글로벌 보건 리더십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프리카너 49명을 '난민'으로 받아들였으나, 이들은 실질적 박해를 피해온 것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에 부합한 기회주의적 이민자에 가깝다. 미국 우파는 남아공의 다양성과 포용 정책을 공격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학살을 국제사회가 규탄하는 데 대한 보복으로 남아공을 겨냥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백인 피해의 서사를 조작해 극우 지지층의 불안을 자극하고 정치적 이득을 노리는 전략의 일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