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크고 아름다운 법' 시작, 기후 대응과 정의 추진 베어낼 태세

트럼프의 법안은 청정에너지를 훼손하고화석연료를 강화하며환경 정의에 대한 투자를 중단시킬 것이다기후운동가들은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한다.

지난 7월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서명한 후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출처 : 백악관의 X

결국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거대한 세금 및 지출 계획은 목요일하원 내 재정 보수주의자들과 사회 중도파를 모두 제치고 아무런 수정 없이 통과되었다.

총 4조 달러 규모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 법’(One Big Beautiful Bill Act)은 이제 미국 경제 전반으로 뻗어 나가기후 변화와 환경 정의에 대응하려는 국가적 노력의 모든 측면을 베어내기 시작할 준비를 마무리했다.

887쪽에 달하는 이 법안은 불과 3년 전민주당이 주도한 의회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을 통해 이룩한 청정에너지일자리지역사회에 대한 역사적 투자를 대부분 지워버린다.

이 법안은 전기차와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에 대한 인센티브를 짓밟고풍력과 태양광 에너지에 대한 세액공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한다연방 소유의 토지와 해역을 석유 및 가스 시추에 개방하며이를 더욱 수익성 있게 만들고석탄 산업에 대한 새로운 연방 지원까지 신설한다불균형적인 오염 피해를 떠안고 있는 빈곤층과 소수인종 커뮤니티에 대한 역사적 투자(이미 트럼프 행정부가 집행을 거부하고 있던 자금)를 완전히 중단시키며연방 정부의 녹색 전환을 위한 예산도 전면 삭제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참모진은 퇴임 당시그의 기후 유산은 안전하게 확보되었다고 확신하며 자리를 떠났다그의 정책들이 유도한 1,320억 달러 규모의 민간 청정에너지 제조 투자 대부분이 공화당 지역과 주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정에너지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공화당 의원들—하원과 상원 모두에서 결정적인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숫자—은 그 명분을 위해 트럼프의 더 큰 의제를 막아서는 것을 끝내 거부했다. “하나의 거대한” 법안을 고수한다는 전략과잠재적 반대자들에게 가해진 정치적 압박(이 가운데 두 명은 지난주 재선 불출마를 선언했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결국 승리의 전략으로 작용했다.

천연자원보호위원회(NRDC) 정책분석 국장인 아만다 레빈(Amanda Levin)은 이 법안을 우리의 청정에너지 경제뿐만 아니라미국 전체 경제와 기후의 미래에 엄청난 타격을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전유권자연맹(League of Conservation Voters)의 입법국장 데이비드 샤드번(David Shadburn)은 환경운동의 목표는 대중이 해당 법안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하고그것에 찬성표를 던진 이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밝혔다.

샤드번은 우리는 맑은 공기깨끗한 물건강한 환경을 위한 싸움에서 결코 싸움을 멈출 여유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하며, “그래서 우리는 계속 싸워나갈 것이고대중이 우리 편에 서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세계 역사상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국가인 미국이 자국의 배출량을 줄이고지구 온난화의 최악 영향으로부터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데 있어 이 법안이 어떤 방식으로 걸림돌을 만들 것인지 몇 가지 예시다.

청정에너지에 대한 인센티브 대폭 삭감

이 법안에서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삭감은 재무부의 부담을 4,990억 달러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미국 의회 세제공동위원회 추계). 이는 법안 내 최대 규모의 재정 상쇄 항목 중 하나이지만전체 4조 달러 규모의 감세안 중 약 12%만 충당하는 데 불과하다.

하지만 경제적 영향은 깊고 광범위할 수 있다트럼프는 미국 제조업 부흥을 약속했지만청정에너지 분석가들은 이번 조치가 오히려 정반대의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 싱크탱크 에너지이노베이션(Energy Innovation)이 발표한 보고서는 공장 폐쇄와 건설 중단으로 노동자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 분석에 따르면일자리 손실은 수년에 걸쳐 확산며 2032년까지 약 90만 개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이 중 23만 개 이상이 제조업 일자리일 것으로 예측된다.

백악관은 해당 보고서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적으로 응답하지 않았다.

가장 빠르게그리고 소비자들에게 가장 눈에 띄게 영향을 미칠 삭감 항목 중 하나는 바로 신차 전기차 구매 시 7,500달러중고 전기차 구매 시 4,000달러의 소비자 세액공제 폐지다이 세액공제는 9월 30일부로 종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여름철 동안 전기차 판매는 기한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급증하겠지만이후 판매량은 급격히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자동차 판매업체 이 변화에 아쉬움을 토로하겠지만이 정책의 일부 복잡한 측면이 사라지는 점은 반기고 있다예를 들어, 7,500달러 세액공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명시된 조립 위치와 배터리 부품 조달 요건을 충족하는 29개 모델에만 적용된다해당 모델은 해마다 갱신되며현재는 포드 머스탱 마하-E(Ford Mustang Mach-E)나 BMW, 기아(Kia), 폭스바겐(VW)이 판매하는 모든 전기차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 법안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볼 기업은 테슬라(Tesla)테슬라는 29개 대상 모델 중 10개를 보유하고 있으며최근 매출 감소와 시장점유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 내 전기차 판매 1위를 유지하고 있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트럼프 행정부에 몸담았다가 올해 5월 화제가 된 탈퇴를 한 인물로의회에 이 법안을 부결시킬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화석연료 산업 지원 확대

바이든 행정부는 알래스카 지역에서 석유와 가스 임대를 제한해 왔으나이번 법안은 북극 야생동물 보호구역서의 화석연료 임대 판매를 복원했다새롭게 창출된 생산의 로열티 수익 대부분은 알래스카 주가 가져가게 되며이는 해당 법안에 마지막까지 반대하던 공화당 상원의원 리사 머카우스키(Lisa Murkowski)의 찬성표를 얻는 데 결정적이었다그의 지역구에는 복지예산 삭감에 민감한 유권자들이 다수 존재했다.

이 법안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에서 역사적으로 인상됐던 석유와 가스의 로열티율을 16.6%에서 12.5%로 인하하고석탄 로열티율은 12.5%에서 7%로 하향했다이 조치들은 연방 소유지에서의 시추 및 채굴을 기업에는 더 수익성 있게납세자에게는 덜 유리하게 만든다또한 법안은 강제적인 목재 판매를 규정하고원시림 보호와 산림 복원에 투입되던 연방 기금도 철회하며공공 토지 및 수역에서의 광물 채굴을 위한 최소 임대 요건도 새롭게 시행한다.

미국석유협회(API) 회장 마이크 섬머스(Mike Sommers)는 성명을 통해 이번 역사적 입법은 에너지 지배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기여할 것이며투자 기회를 창출하고임대 판매를 확대하고석유 및 천연가스 개발에 대한 접근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순간에 추가된 조항은 미국의 제철용 유연탄 생산업체에 수백만 달러 규모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며약 400만 에이커의 확인된 석탄 매장지를 임대 가능 상태로 전환하고연방 토지 내 채굴도 허용한다.

지역사회 및 기업에 대한 지원 전면 중단

트럼프의 법안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지역사회특히 가장 취약한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제공하던 에너지 효율성 제고기후 회복력 증진청정에너지 전환 촉진을 위한 자금을 모두 차단한다.

프린스턴대학교 ZERO 연구소와 이볼브드 에너지 연구소(Evolved Energy Research)의 REPEAT 프로젝트 분석에 따르면이 법안은 2035년까지 연간 4억 7천만 미터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추가로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이는 가솔린 차량 1억 대 이상이 도로에 추가되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이 영향은 전력 부문 외부에서도 상당히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NRDC(천연자원보호위원회)의 아만다 레빈은 이 법안은 오염을 감시하고지역 공기질을 개선하고공공 보건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유형의 보조금으로 배정된 미집행 기금들을 전면 철회하려 한다고 말했다영향을 받는 프로그램들은 비영리단체학교지방정부 등 지역사회가 주도하려던 투자를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자금이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학교 내 대기오염 대응대형 디젤 차량 배출 저감 등 다양한 사업들이 철회되었다.

보전유권자연맹의 데이비드 샤드번은 공화당은 이번 법안을 통해 청정공기 및 환경 보호 조치를 철회하고환경 보호 예산을 삭감하고 있으며이 모든 것이 억만장자 감세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 법안은 불리한 조건에 놓인 지역사회를 위한 커뮤니티 기반 기후 정의 프로젝트에 보조금을 제공하던 환경 및 기후 정의 프로그램도 전면 폐지했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환경보호청(EPA)은 재난 대비인력 개발대기 질홍수 통제높은 에너지 비용을 다룬 프로그램 하의 보조금 지원을 종료했다이 프로젝트들은 오염 알림 시스템 설치나 납 파이프 교체와 같은 작업을 포함했고보다 심각한 기상 재해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공동체를 강화하며환경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 과정에 공동체 구성원이 참여하도록 설계되었다환경 단체들은 취소된 보조금을 복구하기 위해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제 이 법안은 기술 지원과 보조금의 성공적인 실행을 지원하기 위한 직원 예산 등 프로그램의 미집행 예산 전체를 철회한다이 프로그램을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감독했던 EPA의 전 실행 국장이자 현재는 퇴임한 질란 후버(Zealan Hoover)는 이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는 지역 공동체가 대기와 수질 내 오염을 줄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훼손하려는 공화당의 또 다른 시도다"라며 "EPA는 이미 보조금 종료를 시도해왔고이제 의회는 그 보조금의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 급여와 실행을 지원하는 데 쓰일 자금까지 회수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 토지에 대한 지원 삭감

이 거대 법안에서 환경 측면의 몇 안 되는 승리는 11개 서부 주에 걸친 수백만 에이커의 공공 토지를 매각하려는 시도가 철회되었다는 점이다그러나 이 법안에는 여전히 공공 토지를 개발업자들에게 개방하고 국립공원관리청과 같은 기관에 대한 예산을 삭감하는 다양한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다.

생물다양성센터의 정부 업무 담당 부국장 스테퍼니 쿠로세(Stephanie Kurose)는 성명에서 "이는 우리가 숨 쉬는 공기마시는 물우리가 아끼는 자연을 향한 전면적인 공격이다공화당은 이제 우리의 가장 사랑받는 풍경 일부를 오염업자들의 이익을 위한 희생지대로 전락시키는 문을 활짝 열었고피해받는 공동체의 목소리는 침묵시켰다."라고 밝혔다.

제안된 예산 삭감은 대부분의 미국인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며국립공원관리청의 인건비 예산 2억 6,700만 달러가 삭감된다.

전국의 국립공원들이 기록적인 방문객 수와 역사상 유례없는 인력 부족에 직면한 이 시점에입법자들이 자발적으로 예산을 삭감하기로 한 것이다라고 국립공원보전협회의 청정에너지·기후정책 국장 다니엘 하트(Daniel Hart)는 성명에서 밝혔다그는 국립공원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으려는 이 같은 반복된 실패는대체 불가능한 자연 경관과 역사적 유산방문객의 안전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오연료와 대규모 농산물 생산자에겐 승리

이번 법안은 청정에너지에 대한 인센티브와 세액공제를 대폭 삭감하는 반면농업 로비가 밀어붙여 온 작물 기반 항공 연료에 대한 세액공제는 연장했다이는 화석연료보다 더 청정한 대안으로 홍보됐지만비판자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 세액공제는 ‘45Z 세액공제로 알려져 있으며,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의해 제정됐다이는 작물 기반 항공 연료의 생산자와 판매자에게 갤런당 35센트에서 1.75달러까지의 지속가능 항공 연료’ 세금 공제를 제공한다.

그러나 새 법안은 어떤 연료가 이 세액공제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결정할 때기존에 필수였던 간접배출량’ 계산 요건을 없앤다이 간접배출량이란 옥수수나 대두 등을 재배하기 위해 농지를 확장하면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의미한다비판자들은 이 조항의 삭제가 해당 연료를 덜 지속가능한’ 것으로 만든다고 주장하며애초에 이 연료가 지속가능하다는 주장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자들도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된 것은 미국 의회가 식량 및 농업 정책 전반을 다루는 대규모 법안인 농업법’(Farm Bill)을 두고 협상이 거의 중단된 시점과 맞물려 있다여기에는 저소득층 식품 지원과 농민 보조금 등이 포함되어 있다실질적으로 이번 새 법안은 일종의 농업법’ 역할도 하게 된다.

비판자들에 따르면 가장 큰 타격은 빈곤층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이번 법안은 보충영양지원프로그램(SNAP)의 노동 요건을 강화함으로써 향후 10년간 저소득층 식품 지원을 약 1,860억 달러 삭감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는 농촌 지역사회 전반에 걸쳐 파급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생물다양성센터의 국장 스테파니 펠트스타인은 부유층의 세금 감면을 위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지원금을 삭감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그 결과 농촌 지역사회소매업자들그리고 농민들 자신에게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적 영향으로 인해보전 농법이나 기후 친화적 농업 방식을 실천하려는 농민들은 활동을 줄이거나 아예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될 가능성도 있다.

동시에이 법안은 미국의 대형 곡물 생산자특히 옥수수와 대두 농민에 대한 농업 보조금을 확대한다이번 법안은 곡물 가격 보장 기준을 최대 20%까지 인상할 예정인데이는 대부분 더 크고 부유한 농장에 혜택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농업연맹(American Farm Bureau Federation)은 상원 통과 직후 이 법안을 환영했다해당 연맹의 지피 디발(Zippy Divall) 회장은 성명에서 농민과 목장주는 미국 식량 공급망의 토대이며이 법안이 제공할 확실성이 필요하다며 오늘날의 농업 경제를 반영한 농업 안전망 프로그램 개선과 주요 세제 조항의 유지가 농민과 목장 가족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이 법안이 농업 보조금에 대한 의무 지출을 500억 달러 이상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이는 이민 단속을 제외하면 새롭게 증가한 정부 지출 가운데 두 번째로 큰 항목이다이 가운데 대부분은 옥수수와 대두 재배자에게 돌아가며이는 주로 바이오연료로서 자동차 연료에 사용되거나 가축 사육용 사료로 전환된다.

펠트스타인은 이는 우리의 산업식 식량 시스템 중 가장 파괴적인 부문에 돈을 퍼붓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출처] ‘Big Beautiful Bill’ Set to Slash Through U.S. Climate and Justice Drive

[번역이꽃맘

덧붙이는 말

이 글은 '인사이드 클라이밋 뉴스(Inside Climate News)'에 올라온 글이다. 인사이드 클라이밋 뉴스는 미국의 비영리 기후 전문 독립언론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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