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사실이 하나 있다.
2023년 10월 7일에 이스라엘 주가지수를 샀다면, 전 세계 어떤 주식시장보다 더 많은 수익을 냈을 것이다. 하마스의 공격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폐허로 만들면서 텔아비브 주식시장은 급등했다. 공격 발생 후 4주 안에 시장은 반등했다. 2025년 7월 현재, 국제 자금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해당 지수는 달러 기준으로 80퍼센트 상승했다.
유엔 특별보고관 프란체스카 알바네세(Francesca Albanese)의 용기 있는 보고서 ‘점령 경제에서 집단학살 경제로’(From economy of occupation to economy of genocide)를 읽고 나면, 놀랄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네타냐후 정부가 촉발한 광란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도 사업에 도움이 되었다. 점령은 기업 이해관계와 깊숙이 얽혀 있다. 점령과 불법 정착촌 건설은 이스라엘 부동산 호황의 핵심 요소다. 가자지구 파괴에서도 막대한 이윤이 창출되었다.
한편, 주류 금융 언론에서는 루치르 샤르마(Ruchir Sharma) 같은 논평가들이 이스라엘의 연구개발 지출 규모와 총요소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 증가율을 쉴 새 없이 읊는다.
국방 분야에서의 파급 효과 덕분에 이스라엘은 항공 교통 관제부터 사이버 보안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두 주자가 되었다. 인구 대비 스타트업 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로서, 이스라엘의 기업 문화는 중동보다는 캘리포니아에 더 가깝다. 생성형 인공지능이라는 유망 분야에만 73개 스타트업이 있으며, 이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이스라엘 수출의 절반은 기술 제품인데, 이런 비율은 다른 선진국도 좀처럼 따라가기 어렵다. 반면 이웃국가들은 여전히 석유 같은 구시대적 원자재를 수출하고 있다. 그 결과, 이스라엘은 고립된 생산성 기적을 이뤄냈다. 새로운 기계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를 측정하는 총요소생산성은 지난 25년 동안 이스라엘에서 다른 선진국보다 네 배나 빠르게 성장했으며, 그 격차는 최근 5년 사이 더욱 벌어졌다. 기술 중심의 이스라엘에서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00년 이후 거의 세 배 증가해 5만 5천 달러를 넘겼고, 이는 미국의 1인당 GDP 대비 50%에서 70%로 오른 수치다. 중동 국가뿐 아니라 모든 산유국에서는 소득이 장기적인 유가 흐름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결국 정체되는 경향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1인당 GDP는 미국의 3분의 1 수준이며, 이는 25년 전과 대체로 같다. 많은 관측자들에게 중동의 지정학적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해 보이지만, 이스라엘의 기술 기반 경제에 대한 시장의 낙관론은 이제 경제학자들의 성장률 전망에도 반영되어 있으며, 이들은 앞으로 수년간 거의 4%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선진국으로서는 꽤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전망은 이스라엘이 중동 지역의 지배적인 경제 강국으로 지위를 굳히고 있다는 시장의 시각을 입증한다.
이스라엘이 1980년대 인플레이션과 위기를 겪던 국가에서, 현재는 독일보다도 높은 1인당 소득을 가진 세계적인 첨단 기술 강국으로 탈바꿈한 사실은, 이스라엘이 대량 학살과 민족 청소를 저지르면서도, 그리고 엄청난 규모의 지역 개편을 추진하면서도 어떻게 여전히 글로벌 자본의 매력적인 파트너로 남을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다.
이스라엘의 현재 정책에 대한 정치경제적 접근—비판적인 것이든, 찬양하는 것이든—은 이런 정책들이 얼마나 안정적이고 일관된지를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 역설적으로, 이는 우리가 지금 목격하고 있는 역사적 격화의 위험한 움직임을 과소평가하게 만든다.
연대기적으로 면밀히 살펴보면, 이스라엘의 대전략과 이스라엘 기업의 운명(주식시장을 통해 드러나는) 사이의 관계는, 최근 주가 고점을 사후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암시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불확실하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이스라엘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고, 그 거대한 폭력은 점점 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가능성을 지워버리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정치경제는 일관성과 논리만큼이나 모순과 위험에 의해 특징지어진다. 현재의 주식시장 랠리는 2023년부터 순조롭게 이어진 것이 아니라, 선제공격과 새로운 형태의 고위험 폭력 전략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다.
최근의 승전주의 흐름 이전에 이스라엘을 평가할 때 출발점은, 결국 이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성공 신화의 정치적 틀이 불안정하며 장기적으로 거대한 미해결 과제를 안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스라엘 정치는 국내 헌법 문제, 초정통파(울트라 오르소독스, 유대교의 종파 중 가장 보수적인 집단)의 지위, 그리고 네타냐후 개인을 둘러싸고 심각하게 분열되어 있었다. 그 결과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다섯 번이나 크네세트(국회) 선거가 치러졌다.
이스라엘의 민족적·종교적 분열은 최소 네 갈래로 나뉘어 있다. (1) 초정통파, (2) 이스라엘 아랍인들, (3) 네타냐후와 같은 부류의 시온주의자들, (4) 그리고 이제는 거의 소멸한 세속적 중도·자유주의 정치 세력이 그것이다.
이것은 결코 안정적인 조합이 아니다.
초정통파와 아랍계 인구의 급속한 증가세는 이스라엘 정치·사회적 통합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네타냐후는 자신의 연정을 유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높은 연구개발 투자율과 총요소생산성(TFP)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자신들의 배팅을 철회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201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이스라엘 주식시장의 강한 상승세는 2022년 헌법 위기 속에서 멈췄다. 2023년 1~3분기 동안 시장은 매우 불안정했다.
당시 이스라엘은 자국 내부 문제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다 10월 7일, 유혈과 트라우마를 남긴 공격으로 인해 팔레스타인 문제가 다시 의제의 최상단으로 떠올랐다.
공격 직후 일주일간 시장은 폭락했다가 회복했다.
알바네세 보고서가 강조했듯, 국방 지출은 급증했고 이는 이윤 창출의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 나타난 현상은 '전시 경기 호황‘이 아니었다. 주가는 회복되었지만, 이후 2022년에 도달한 수준을 중심으로 불안정하게 움직였다.
예상치 못한 대규모 동원은 전체 경제에 충격을 주었다. 이스라엘의 극단적인 폭력은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옹호자들조차 충격을 받았다.
감시 기술로 돈을 벌 수는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글로벌 자본 시장이라는 보다 넓은 틀—즉 텔아비브 투자자들이 진입하고자 하는 수준—에서 보면, 팔레스타인 문제와 계속되는 정착 식민주의 문제는 계속 곪아가는 상처일 뿐이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 자본주의 성공 신화의 동력이 아니다. 그것은 피로 얼룩졌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수수께끼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은 정치적 필요를 충족하고 정착민 연합의 이해에 부합할 수 있다. 방산업체들은 호황을 누린다. 그러나 시장과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최선의 시나리오는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가능한 한 말을 아끼는 것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전후 가자 재건 계획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초래한 스캔들은, ‘글로벌 플레이어’라 불리는 기업들조차 얼마나 일이 잘못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스라엘 자본주의의 승전주의가 펼쳐지는 무대는 인종청소와 도시학살, 혹은 올리브 밭을 둘러싼 지저분한 분쟁이 아니다. 그것은 인공지능 경쟁과 대규모 지역 인프라 계획이다. 이 무대가 바로 팔레스타인 문제를 주변화하기 위해 고안된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s, 2020년에 체결된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간의 국교 정상화 협정)의 장이다.
시장들은 가자 침공을 축하하기보다는, 네타냐후의 전략에 대한 보다 일반적인 의문을 반영하고 있었다. 이스라엘은 '영원한 전쟁'에 돌입한 상태였다. 가자가 주요 뉴스로 떠 있는 동안, 시장은 상승하지 않고 횡보했다.
해답은 이스라엘의 수정주의적 공세(중동 질서를 자국 중심으로 재구성하려는 정치·군사 전략의 일환)가 하마스와 가자지구를 넘어서,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시리아, 그리고 2025년 6월에는 이란까지 극적으로 그리고 성공적으로 확장된 데서 나왔다.
다른 관측자들처럼, 금융시장은 헤즈볼라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적 우위를 과소평가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텔아비브 주식시장의 활황에 불을 붙인 것은, 가자의 참혹한 소모전식 파괴가 아니라, 바로 이 공세들에서 드러난 이스라엘의 우위였다.
이스라엘 주식시장 랠리의 출발점을 굳이 하나 꼽자면, 그것은 2024년 9월 17~18일로 보인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헤즈볼라의 비퍼와 워키토키 수천 개에 동시다발적으로 작은 폭발을 일으킨, 이른바 ‘그림 비퍼(Grim Beeper)’ 작전이 있었다. 이 작전보다 더 분명하게 이스라엘의 장기 전략, 기술, 그리고 순수한 책략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준 일은 없었다.
그 이후 시장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2025년,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이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이스라엘의 군사적 우위에 대한 확신을 더욱 강화했다. 2주간의 전쟁 동안 셰켈화는 급등했다.
헤즈볼라와 이란과의 전쟁은 가자에 대한 공격처럼 지속적인 파괴를 동반하지 않는다. 이 전쟁들은 시온주의 정착 식민주의와 즉각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이들은 형성 중인 정착 식민 국가의 행동이 아니라, 이미 확립된 국민국가가 공격적인 지역 패권국으로서 행하는 행동이다. 그런 점에서 이 전쟁들은 시장의 서사를 바꾸는 데 훨씬 더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 전쟁들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절박한 전투원들이나, 더군다나 무방비 상태에서 굶주리는 가자 주민들을 넘어, 주변 모든 국가들에 대해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알린다. 더욱이 이 전쟁들은 불도저나 멍청한 폭탄이 아니라, 아이언 돔과 초고도 대기권 외 미사일 방어체계 같은 이스라엘의 진정한 첨단 무기의 우월성을 보여준다.
기술적 우위, 지정학적 성공, 지역적 패권이 결합되어 주식시장 호황을 촉발했다. 이 호황은 무엇보다 방위산업을 넘어 인공지능 열풍을 타고 있는 이스라엘 기술주가 이끌고 있으며, 광범위한 기반을 갖고 있다.
이러한 주식시장 호황의 시점과 규모는 이스라엘의 지역 전쟁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확실히 인상적이다. 그러나 그 논리를 잠시 멈추고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시장 수준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이 '올바른 수준'이라고 믿는다면, 질문은 이렇게 바뀐다. 왜 이스라엘의 군사적 우위는 2024년 9월 이전에는 '가격에 반영되어 있지 않았던' 것일까? 왜 시장은 이스라엘의 지역 패권을 과소평가했던 것일까?
한 가지 답은 무지일 수 있다. 시장은 완벽하지 않다. 시장은 이스라엘의 신무기가 얼마나 우월한지를 과소평가했다. 데모를 본 이후 시장은 자신의 선입견을 수정했다.
또 다른 답은 더 정치적이며, 더 불길하다. 문제는 시장의 정보가 아니라 정치적 평가다.
최근까지 시장은 네타냐후와 그의 연정이 이스라엘 기적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프레임에 얽매여 있었다. 이 위협은 2022~2023년 헌정 위기 속에서 구체화 되었고, 이는 시장의 후퇴로 나타났다.
가자에서의 전쟁은 이 교착 상태를 바꾸지 못했다. 그러나 이란 및 그 대리 세력들과의 전쟁은 그 교착 상태를 바꾸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하아레츠>(Haaretz)의 옴리 제라코비츠(Omri Zerachovitz)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20년 만에 처음으로, 자본시장은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더 나은 안보 및 경제 시대에 대한 희망을 본다”고 츠크(Tsuk)는 말한다. “투자자들은 이번 갈등이 단지 또 하나의 교전과 또 하나의 일시적 승리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 보는 듯하다. 이번 전쟁은 중동 전체의 전략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장기적으로 이스라엘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츠크는 이란 전쟁 이후의 시장 반응을 이스라엘이 적의 군사 또는 정치 지도자를 암살했을 때의 반응과 유사하다고 본다. “이런 암살은 억지력과 위협 균형을 만들어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이것은 우리가 알고 있던 장기 군사 작전의 치고받기 패턴과는 다르다.” 츠크는 “투자자들은 이번 대격변이 이스라엘의 안보와 경제에 더 큰 명확성을 가져오고, 지역에서 새로운 기회와 더 안정적인 안보-경제 질서를 열 것이라고 믿는 듯하다”고 말한다.
이스라엘은 지역에 대한 자신의 힘을 강하게 각인시켰고, 그 과정에서 자국 군대의 아직 시험되지 않았던 힘을 드러냈다.
일련의 위기에서 드러난 것은 군사력, 기술, 정치의 새로운 폭력적 종합이다. 이 새로운 종합은 시장 칼럼니스트들의 환호 속에서도, 알바네세(Albanese)의 용감한 보고서의 포렌식한 세부 속에서도 포착된다. 그러나 이 종합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위기의 산물이며, 네타냐후 정권이 주도한 성공적인 확전 전략의 결과다.
이 종합은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 네타냐후의 연정은 초정통파의 요구에 관해 여전히 취약하고 불안정하다. 그러나 자본과 권력의 방정식에서, 신호는 바뀌었다.
이스라엘이 가자의 민중을 의도적으로 굶기고 살해하며, 이란의 정치 지도부를 표적으로 삼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호황을 맞고 있다. 한편, 이런 서사를 확대하며 <파이낸셜 타임즈>는 이렇게 제목을 뽑는다. “시장들은 중동의 명확한 승자를 지목하고 있다.”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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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투즈(Adam Tooze)는 컬럼비아대학 교수이며 경제, 지정학 및 역사에 관한 차트북을 발행하고 있다. ⟪붕괴(Crashed)⟫, ⟪대격변(The Deluge)⟫, ⟪셧다운(Shutdown)⟫의 저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