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불황은 정책 실수나 재난의 결과였다. 가장 전형적인 정책 실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지나치게 인상하는 경우다. 1974-75년 불황과 1980-82년의 이중 침체는 분명히 이러한 사례였다.

또한 금융 거품이 붕괴하면서 발생한 불황도 있었다. 2001년에는 주식 거품이 붕괴하면서 불황이 찾아왔고, 2008-09년에는 주택 거품이 붕괴하면서 불황이 발생했다. 그리고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불황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도널드 트럼프는 우리에게 불황을 위협하고 있다. 그것이 어떤 식으로든 불가피한 일이기 때문이 아니라, 대통령으로서 불황을 일으킬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점에서 불황이 완전히 기정사실화된 것은 아닐 수 있지만, 위험은 분명하며 이는 거의 전적으로 도널드 트럼프의 정책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수입세(관세)와 관련된 비용, 혹은 최소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위협이다.

트럼프의 위협이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만약 당신이 자동차 업계 경영자라면 지금 생산 능력을 확장할지, 어디에서 확장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겠는가? 최저 비용 경로를 유지하고 캐나다와 멕시코와의 운영 통합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는가? 만약 트럼프와 그의 자녀들이 백악관을 완전히 떠날 때까지 이들 국가에서의 수입품에 대해 높은 세금이 부과된다면, 이는 매우 나쁜 선택이 될 것이다.

또한, MAGA 방식으로 가서 미국에 투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훨씬 더 높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나중에 멕시코와 캐나다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할 경우 완전히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가능성은 시진핑 주석이나 미래의 중국 지도자가 마라라고(Mar-a-Lago, 트럼프 개인 리조트)를 방문하고, 우리가 1만 7천 달러에 고품질의 중국산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 경우에도 도태될 것이다.

말할 필요도 없이, 여기서 현명한 선택은 도널드 트럼프가 관세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확정할 때까지 모든 대규모 신규 투자를 미루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투자 규모를 제한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왜냐하면 트럼프는 마라라고에 누가 방문하느냐에 따라 언제든지 마음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산업이 자동차 산업만큼 세계 경제와 깊이 통합되어 있지는 않지만, 거의 모든 산업이 어느 정도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보류하고 사태를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실제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지 않더라도 트럼프가 이미 경제를 해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판매가 급감해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테슬라를 응원하겠다며 백악관에서 일론 머스크와 함께 테슬라 자동차 전시회를 개최했다. 트럼프는 "애국자 여러분이 구해야한다"고 밝혔다. 출처: 트럼프 공식 X

그리고 만약 트럼프가 실제로 관세를 부과한다면, 이는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그 충격이 얼마나 클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관세의 예상 규모와 과세 대상 품목이 하루, 심지어 몇 시간마다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연간 세금 부담이 2천억3천억 달러 증가할 가능성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는 GDP의 0.71.0%에 해당하며, 가구당 1,600~2,400달러에 이르는 부담이 될 것이다.

몇 가지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만약 트럼프가 캐나다산 석유에 25%의 세금을 부과한다면(그는 종종 이를 위협해 왔다), 이는 미 중서부 지역에서 휘발유 가격을 갤런당 40센트 이상 상승시키게 된다. 그는 최근 캐나다산 목재 수입세를 250%로 인상하겠다고 발언했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공급량의 약 30%를 차지했던 주요 목재 공급원을 사실상 차단하는 조치다. 이미 선거일 이후 도널드 트럼프의 광대극로 인해 목재 가격은 20% 이상 상승했다. 이는 주택 산업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다.

이러한 경제적 혼란이 어떤 논리적인 이유에서 비롯되었다면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그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트럼프의 수입세 부과 이유는 끊임없이 바뀐다. 그는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펜타닐과 불법 이민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유입되는 펜타닐에 대한 주장은 터무니없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펜타닐 중 캐나다산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캐나다 정부는 그 수치를 더욱 줄이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불법 이민 문제도 마찬가지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미등록 이민자 중 캐나다에서 오는 비율은 극히 낮다.

멕시코와 관련해서는 이 문제가 더 크지만, 멕시코 정부는 수년간 미국과 협력하며 국경을 넘는 미등록 이민자의 수를 줄이고 펜타닐 유입을 막기 위해 노력해 왔다. 실제로 조 바이든 대통령은 6월에 멕시코와 합의를 맺어 이민자 유입을 거의 3분의 2까지 줄였다. 그런데도 트럼프가 추가적인 감축을 요구하며 관세 위협을 하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트럼프는 또한 미국과의 무역 흑자를 이유로 두 나라를 비난해왔다. 그는 정기적으로 캐나다의 무역 흑자를 150% 부풀려 말한다. 실제로는 600억 달러인데 그는 1,500억 달러라고 주장한다. 더군다나 이 무역 적자의 주요 원인은 트럼프가 1기 임기 중 장려했던 캐나다산 석유 수입 때문이다.

멕시코와의 무역 적자는 더 크지만, 이는 트럼프가 직접 협상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 협정은 두 경제의 추가적인 통합을 초래했으며, 이는 당연히 예상되었던 결과였다.

결국, 무역 불균형에 대한 이야기도 펜타닐이나 이민 문제와 마찬가지로 설득력이 부족하다. 또 다른 가능성은 트럼프가 단순히 이 세금이 자신의 억만장자 후원자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세수를 늘릴 좋은 방법이라고 여긴다는 점이다.

이 주장은 타당하다. 왜냐하면 관세는 극도로 역진적인 세금이기 때문이다.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구는 소득 중 소비 비율이 훨씬 더 높으며, 그 소비 중에서도 일론 머스크 같은 부자들이 구매하는 고급 서비스보다 상품에 대한 지출이 많다. 따라서 대규모 세금 인상은 트럼프의 MAGA 지지층에게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이야기일 수 있지만, 결국 그들이 맞닥뜨릴 현실일 수도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트럼프가 실제로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의 결말은 전쟁과 점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캐나다가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굴복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자신을 평화 후보로 포장하려 했지만,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과의 전쟁과 그에 따른 점령이 그의 지지층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불분명하다.

불황으로 가는 정부 파괴 경로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장난질은 불황으로 가는 한 가지 경로에 불과하다. 또 다른 경로는 일론 머스크의 DOGE 팀이 벌이고 있는 정부 공격이다. 혹시라도 의심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이제는 분명해졌다. 이 조직은 정부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들은 정부 기관이 무슨 일을 하는지조차 모른 채 들이닥친다. 그리고 해고 대상자들의 업무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다. 그러고 나서 해고된 사람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 알아내면, 종종 다시 고용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실제로 항공 관제사나 핵무기 안전을 담당하는 인력의 경우가 그랬다. 머스크나 그의 "초고도 지능"을 자랑하는 DOGE 팀이 정부 회계감사원이나 각 기관의 감찰관들이 축적해 온 낭비와 사기 관련 증거를 단 5분이라도 검토한 적이 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물론, 감찰관들은 대부분 트럼프에 의해 해고되었다.

그러나 머스크의 감원 조치가 예산과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비교적 작을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경제의 주요 부문에서 불확실성을 조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의학 연구 및 대학 부문에서 그 영향이 가장 두드러진다. 머스크와 트럼프의 조치로 인해 2025 회계연도(2025년 10월 1일 종료) 이후의 자금 지원이 불확실해졌다. 이에 따라 많은 기관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심지어 이미 제안한 일자리마저 철회하고 있다.

이 불확실성은 더 넓은 의료 부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의료 부문은 지난 2년 동안 가장 중요한 일자리 창출원이었으며, 2월 한 달 동안 창출된 일자리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병원, 요양원, 기타 의료 서비스 제공자들은 이제 앞으로의 자금 지원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채용에 훨씬 더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불확실성은 주 및 지방 정부에도 적용된다. 이들은 이제 도널드 트럼프가 언제 연방 자금 지원을 임의적으로 차단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이러한 자금 차단 조치는 불법일 가능성이 크지만,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리고 트럼프가 헌법을 존중할지 여부조차 불확실하다. 따라서 주 및 지방 정부 또한 고용과 지출을 조심스럽게 운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법치의 종말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리얼리티 쇼뿐만 아니라, DOGE 팀의 정부 파괴 행태로 인해 경제의 주요 부문이 채용과 지출에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은 또 하나의 불황 경로를 제공한다. 그러나 법치를 마라라고의 통치로 대체하는 것이 가져올 영향은 훨씬 더 크다.

가장 즉각적인 영향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의 수가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점점 더 "엉망진창 나라"로 인식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들은 미국에서 약 1,700억 달러(통계 항목 339)를 소비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외국인들이 예전처럼 보장받던 기본적인 권리조차 신뢰할 수 없게 되면서, 이 지출이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 이 문제는 단순히 피부색이 어두운 사람들만이 아니라, 어떤 이유로든 이민 당국과 문제가 생긴 피부색이 밝은 사람들에게도 적용된다.

미국은 또한 전반적으로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잃게 될 것이다. 국립공원은 대규모 해고로 인해 관리가 부실해지고, 항공 여행은 점점 신뢰할 수 없게 되며, 심지어 기상청의 대량 해고로 인해 일기예보의 정확성마저 떨어질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원 관리원을 "딥 스테이트(Deep State)"의 일원으로 생각하지 않았겠지만, 도널드 트럼프는 그렇게 생각한 것 같다.

또한, 지난해 외국인 학생들은 미국 대학에서 약 600억 달러(통계 항목 341)를 지출했다. 하지만 이제 미국 대학들은 외국인 학생들에게 이민 당국의 자의적인 조치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보장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면서, 등록률이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마라라고의 통치는 미국을 전반적으로 투자하기에 훨씬 덜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 것이다. 기업들은 투자처를 유럽, 일본, 라틴아메리카, 인도, 심지어 중국까지도 확대할 것이다. 이들 국가는 적어도 법치를 존중하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내 투자 감소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결국, 도널드 트럼프가 자신의 MAGA 정책이 우리를 불황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고 말할 이유는 충분하다. 이 불황이 얼마나 심각할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이 불황이 "도널드 J. 트럼프 불황"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출처] The Trump-Musk Recession: Because They Can

[번역] 이꽃맘 

덧붙이는 말

딘 베이커(Dean Baker)는 1999년에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를 공동 설립했다. 주택 및 거시경제, 지적 재산권, 사회보장, 메디케어, 유럽 노동 시장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세계화와 현대 경제의 규칙은 어떻게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드는가' 등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