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다시 길을 열겠습니다."
"민주노총답게 싸웁시다."
민주노총이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 파면을 촉구하며 서울 광화문에서 1박 2일 노숙 농성 투쟁을 벌였다. 오는 15일에는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최대 규모의 집중 투쟁을 조직하겠다는 계획이다. 노동자와 시민들은 "민주노총이 다시 길을 열겠다", "민주노총답게 싸우자"는 말의 의미를 톺아보며 다시 광장으로 나서고 있다.
"민주노총답게 싸웁시다". 참세상
민주노총은 11일 오후 3시 30분 전국단위사업장대표자 비상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12일 아침까지 광화문에서 1박 2일 노숙 농성을 이어갔다.
민주노총은 지난 10일 오전 긴급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전국의 단위사업장 노조 대표자들 모두를 농성에 소집하고, 수도권의 경우 상근 간부 활동가까지 농성에 참여하기로 결의했다. 긴급하게 조직된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평일 낮 비상 결의대회에는 전국에서 3천 명 이상의 조합원들이 상경하여 광화문 현장에 자리했다.
최관식 민주노총 여수시지부장은 참세상에 "지금 민주노총이 싸우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여수에서 서울까지 힘 있게 달려왔다"며 "민주노총이 윤석열을 파면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최관식 지부장은 또한 "민주노총은 한국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노동자들의 힘이 모여 있는 조직으로, 그 힘을 제대로 발동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민주노총이 앞서고 시민들이 함께하면 윤석열을 파면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민주노총 조합원이 아닌 시민들도 함께했다.
'할로우(hallow)'라는 깃발의 기수인 한 시민은 참세상에 "트위터 밈으로 시민들이 '민주노총 부른다'는 말이 있었다. 이번에는 '민주노총이 우리를 부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응답하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할로우 깃발 기수는 민주노총의 1박 2일 투쟁에 대해 "노동자들이 평일 낮에 광장에 모이는 것에 정말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현재의 상황이 정말 중요하고 긴급하다는 것을 사회적으로 더 크게 알리기 위해서 노력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석방으로 분노와 우려가 깊지만 "오히려 더 함께 힘을 내야겠다"는 마음으로 광장에 함께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도 부천시에 살고 있는 30대 김모 씨는 "민주노총이 다시 길을 열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면서 "사회운동의 역사적인 순간마다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노동조합이 이번 광장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고, 또 할 것으로 기대하고 시민들도 함께 더 큰 연대를 만들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결의대회에서 "정치적 내전을 넘어 폭력이 난무하는 무법천지의 세상이 펼쳐지기 직전으로, 윤석열에 의한 계엄이 반복될 수 있는 위기"라며 "모든 사업과 투쟁에 우선해서 윤석열 파면 투쟁에 나서자"고 말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또한 "(헌재의 윤석열 파면 선고까지) 길면 열흘"이라면서 "이 열흘 우리가 어떻게 바치고 싸우는가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제대로 한번 싸워보자. 민주노총답게 싸워보자"고 힘 주어 말했다.
최상규 공무원노조 충북본부장은 "우리는 청년들이 극한의 경쟁 속에서 좌절하고 삶을 포기하고, 노동자들이 소모품 취급을 당하며 일터에서 죽어가고, 모두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경제적 성과를 소수의 재벌이 독점하는 양극화된 나라가 아니라, 함께 잘 사는 평등한 나라를 소망하고 있다. 우리는 누군가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통해 이기적인 욕심만 채우려 하는 극단적인 나라가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이 소외당하지 않고 존중과 배려를 통해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인권이 지켜지는 그런 나라를 소망하고 있다"면서 "모두의 인권이 존중받는 나라, 민주주의가 바로 서는, 그래서 공무원뿐만 아니라 모든 노동자들이 온전한 기본권의 주체가 되는 그런 나라를 함께 만드는 투쟁에 공무원 노조가 앞장서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민주노총 결의대회 현장 영상. 참세상
민주노총 광화문 노숙농성 현장. 민주노총, 노동과 세계
민주노총은 이날 결의대회 후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주최하는 윤 대통령 파면 촉구 집회와 행진에 결합했다. 이날 비상행동 집회에는 평일 저녁임에도 12만 명의 시민들이 함께했다. 행진 이후 이어진 민주노총의 야간집회와 노숙 농성에는 조합원 1천 명이 참여하여 광장을 지켰다.
이규선 전국금속노동조합 경기지부장은 야간집회 자유발언에서 “과거 박정희가 전두환 노태우가 민주주의를 난폭하게 유린하고 민중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그런 역사를 노동자 민중이 투쟁해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오지 않았나”라며 “그 민주주의를 윤석열이 무참히 파괴했다.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모든 시민이 똘똘 뭉쳐 윤석열 파면을 위해서 끝까지 싸우자”고 말했다.
광장에서 한밤을 지새운 노동자들은 12일 아침 광화문 곳곳에서 시민들을 만나며 "윤석열 파면, 내란세력 척결"을 촉구하는 선전전을 펼치고 1박 2일 투쟁을 마무리했다.
오는 15일 3시에는 서울 남대문로(을지로입구역 앞)에서 '내란세력 청산! 사회대개혁 쟁취!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전국의 조합원들 수만 명이 상경해 대규모 투쟁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