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세스 동지, 무지개 동지… 트위터는 연대를 싣고

아니라고 했다 민주노총 부른다 진짜로

시민들이 민주노총에 손을 내밀자, 민주노총은 1박 2일 철야 투쟁을 결의했다. 해가 저물어도 그들의 눈빛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머지않아 응원봉 동지들이 함께할 것이기에. 응원봉의 빛이 한강진을 환히 비추자, 현장은 활기로 가득 찼다. 현장에서 함께하진 못했어도 전국 각지에서 쏟아져 나온 기부 물품과 음식, 해외에 살지만 오픈 채팅을 열어 푸드트럭과 난방 버스를 준비한 이들, 수도원의 문을 열어 따뜻한 쉼터를 제공한 신부, 그리고 전시 중인 작품 아래 피난처를 마련해준 공연장까지. 연대는 마음을 모아 손을 내미는 작은 용기로 시작된다.

키세스 동지, 난방 성당, 윤동주

한강진의 밤은 너무나도 추웠다. 추위와 눈바람을 막기 위해 은박담요를 뒤집어썼다. 그 모습이 초콜릿 ‘키세스’를 닮았다고 하여, ‘키세스 동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인근 가톨릭 수도회가 이들을 위해 난방을 틀고 화장실을 제공했다. '난방 성당'으로 이끄는 수도사의 손에 든 응원봉은 마치 성스러운 등불처럼 빛났다. 한편, 밤새 눈이 한가득 내렸다. 눈 쌓인 키세스, 그 안에는 젊은 여성의, 얼어붙은 얼굴들이 있었다. 이를 유튜브 라이브로 본 트위터 사용자는 윤동주를 떠올렸다. 시인 윤동주가 왜 그렇게 부끄러움에 괴로워했는지 알 것 같다면서, 그 자리에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고 부끄러워 눈물이 난다고 고백했다. 동의와 지지의 뜻이 담긴 ‘리트윗’이 수 천개를 넘겼다.

불협화음도 화음이다♫

Q. 무지개 깃발 든 사람들 때문에 여성의 목소리가 지워지는 거 아니야?
A. 아니! 오히려 더 확고해졌어. 자유발언 대부분이 여성들의 목소리고, 광장에 나와본 사람들은 이걸 알 거야.
Q. 탄핵 집회인데 너무 정체성 이야기만 많이 하는 거 아니야?
A. 동지섣달 남태령의 밤을 지나며 정체성을 밝히며 발언을 시작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어. 남태령식 인사랄까? 혐오와 멸시 대상이 되던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노동자들이 이제는 당당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연대하고 있어.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하는 것은 우리를 연결하고 함께 싸우게 하는 힘이지 않을까?

광장은 살아있다 트위터는 이를 증언한다

트위터에는 광장에 대한 증언이 쏟아진다. 이는 온갖 갈라치기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씨앗이 된다. ‘눈앞에서 무자비하게 연행되는 민주노총을 보았다’는 증언은 불법 시위자와 선량한 시민들이라는 구분 짓기를 깨부순다.

‘탄핵 반대 집회 참여자가 내게 종북 빨갱이라고 했다’는 증언은 종북 빨갱이 프레임의 허상을 드러낸다. 박근혜 탄핵 집회 때와 달리 여성 혐오자에게 쥐어지는 마이크는 없다는 것을 집회에서 함께 확인하고, 이를 증언한다. 여성·장애인·청소년·성소수자·농민·탄압받는 노동자·전세사기 피해자 등 모두가 집회에 나와 윤석열과 윤석열들을 몰아낸 세상을 열망하는 광장의 모습을 트위터에서 증언한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가 마냥 비관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광장과 함께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트위터에서부터 시작된 남태령 연대와 트위터에 쌓여가는 광장에의 증언들이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말

이 글은 ‘윤석열 퇴진! 세상을 바꾸는 네트워크’가 발행하는 <평등으로>에 실린 글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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