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안다. 대통령 하나 바꾼다고 우리 삶이 충분히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미래로 나아가고 싶다.
윤석열을 체포한 15일(수) 저녁, 서울 녹사평역 이태원광장에서 ‘윤석열 퇴진 성소수자 공동행동’이 주관한 <평등으로 가는 수요일>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우리의 시대는 다르다”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이는 지난 2017년 4월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 주최한 성소수자 촛불문화제의 제목과 같다. 박근혜 퇴진 이후 새로운 사회를 향한 열망을 담았던 구호를 채 십 년도 되지 않아 다시 찾았다.
5백여 명의 참가자들은 시인 황인찬과 함께 시를 낭독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지지하는 저녁을 열었다. 이어진 발언에서 시민들이 지적했듯 이태원을 품은 용산은 퀴어 커뮤니티에게 각별한 ‘삶의 터전’이었고,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집회·행진을 이어온 곳이다. 그리고 16년 전인 2009년 1월, 쫓겨날 수 없었던 사람들이 남일당 건물에 올라 살기 위한 망루를 세웠던 곳이기도 하다.
내란·혐오·차별의 우두머리 윤석열 체포를 축하하고 열심히 싸워온 서로를 격려한 시민들이 이 땅의 참된 주인이다. ‘윤석열즉각퇴진 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공동의장을 맡은 무지개행동 이호림 집행위원이 말했듯, 우리의 시대는 다르다. 지금, 여기에 모인 우리의 힘으로 다른 시대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과 다를 우리의 시대는 반드시 온다. 그 시대를 만들 때까지 투쟁할 것이기 때문이다.
성소수자 차별도 윤석열도 없는 나라, 윤석열 넘어 평등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함께 만들 그 길에 광장의 모든 시민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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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윤석열 퇴진! 세상을 바꾸는 네트워크’가 발행하는 <평등으로>에 실린 글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