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자회사 노동자들이 정부의 자회사 통합 과정에서 노동조건 개선 방안이 빠졌다며 오는 21일부터 사흘간 공동 총파업에 들어간다. 코레일관광개발지부와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철도고객센터지부 등 전국철도노동조합 산하 3개 지부가 참여하며, 노조는 파업 참가 인원을 1,300명 이상으로 예상했다.
코레일에는 코레일관광개발(열차승무원·숙사관리), 코레일네트웍스(지하철역무원·여객매표·상담원·광역기동팀·주차원), 코레일테크(역환경·차량환경·건축·시설·전기 등), 코레일로지스(입환·운전·수송), 코레일 유통(역사 매장관리) 등 5개의 자회사가 있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철도노조는 15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교통부는 직접고용과 노동조건 개선 논의 없이 오로지 통합 시계추에 맞춰서 달리는 경주마처럼 통합만을 목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4조 2교대 전환 △근속급 도입 △직급체계 정상화 △명절상여금 120% 지급 등을 요구하며 1차 파업에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2차 무기한 총파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6월 30일 코레일의 5개 자회사를 고객서비스·유통물류·유지관리 등 3개 분야로 통합하겠다고 발표했다. 철도노조는 자회사 숫자를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을 뿐 임금과 직급, 근무제도 등 서로 다른 노동조건을 어떻게 조정할지에 대한 대책이 없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자회사 통합에 앞서 상시·지속적 생명·안전 업무의 직접고용과 처우 개선을 요구해 왔지만, 지금까지 열린 노사정협의체에서 실질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철도노조는 이날 오전 열린 6차 노사정협의체에도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노조는 “통합 과정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일단 통합하고 나서 처우 개선을 논의하자”는 정부 입장으로는 노동자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며 통합 전에 노동조건 조정 방안과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4조 2교대 전환 일정과 근속급 도입, 6급 직급체계 정상화, 명절상여금 120% 지급을 구체적인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현장 노동자들은 자회사 통합이 노동조건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코레일관광개발에서 열차 승무원으로 일하는 강윤성 조합원은 최근 KTX에서 의식을 잃은 승객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 승무원들이 승객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철도공사와 국토부는 자회사 껍데기만 만지는 개혁을 멈추고 승객의 안전을 지키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코레일네트웍스에서 19년째 일하고 있는 김민형 조합원은 장기근속을 해도 임금 상승이 거의 없는 임금체계를 문제 삼았다. 김 조합원은 “20년을 일한 노동자가 여전히 ‘근속하면 임금이 오르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요구해야 하는 현실”이라며 “10년을 일하고 2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을 벗어나기 어려운 임금체계”라고 말했다. 이에 근속급 도입과 적정 인력 확보를 통한 4조 2교대 시행이 필요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철도고객센터에서 일하는 조합원도 “원청인 철도공사에 책임을 물으면 ‘자회사 문제’라고 피하고, 자회사는 다시 ‘정부와 원청 때문에 할 수 없다’고 한다”며 회사 숫자만 합칠 것이 아니라 임금과 복지, 정년 등 서로 다른 노동조건을 상향평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통합 대상에서 빠진 코레일테크 노동자도 연대 의사를 밝혔다. 권봉현 코레일테크지부 영남지부장은 약 5,800명이 일하는 코레일테크가 5개 자회사 가운데서도 임금과 복지 수준이 낮다며 “통합이라는 치적 쌓기에만 몰두하고 자회사 노동자들의 처우에는 어떠한 개선 사항도 전해 들은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3개 지부의 핵심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자회사끼리 합치는 ‘수평 통합’에 그쳐서는 차별 구조를 해결할 수 없다며 장기적으로 한국철도공사와의 직접 통합 논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또한 철도노조는 상시·지속적이고 생명·안전과 밀접한 업무에 대해 원청 직접고용 논의를 이어갈 것도 정부에 요구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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