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세브란스병원 노조파괴 유죄 확정…“원청 책임져야”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 노동조합을 와해하려 한 병원 관계자와 용역업체 관계자들의 부당노동행위 유죄 판결이 10년 만에 확정됐다. 노동조합은 원청인 세브란스병원이 노조파괴에 직접 관여한 만큼 사과와 교섭권 보장, 용역업체 퇴출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는 14일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파괴 책임자 처벌과 원청교섭 보장을 촉구했다. 대법원은 지난 827일 세브란스병원 사무국장과 사무팀장·파트장, 청소용역업체 태가비엠 관계자 등의 부당노동행위 사건 상고를 기각해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

노조파괴는 2016년 청소노동자 140여 명이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하면서 시작됐다. 판결 자료에 따르면 병원 사무국장은 병원 관리자들에게 노조 가입을 저지하도록 지시했고, 병원과 태가비엠은 노조 설립 동향 파악과 발대식 저지, 조합원 탈퇴 종용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20167월에는 노동자 107명의 탈퇴서를 받았고, 경쟁 노조에 운영비를 지급하기도 했다. 노조는 순환배치와 단기계약, 표적징계와 괴롭힘까지 이어지면서 140여 명이던 조합원이 현재 2명만 남았다고 밝혔다.

참세상 자료사진

노조파괴 사실이 곧바로 인정된 것은 아니었다. 노동부는 2016년 첫 고소 사건을 무혐의 의견으로 송치했고, 이후 검찰도 무혐의 처분했다. 2018년 노동부 압수수색에서 노조파괴 관련 문건들이 발견되면서 수사가 본격화됐고, 검찰은 2021년 병원 관계자와 태가비엠 관계자 등 9명을 기소했다. 20241심은 피고인 전원에게 유죄를 선고했고, 항소심을 거쳐 올해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됐다.

채용 과정에서 특정 노조 가입을 사실상 강요한 행위도 최근 법원에서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됐다. 대전행정법원은 지난 10일 태가비엠이 신규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들을 한국노총 지부장에게 인계하고 가입을 종용한 사실을 인정했다. 회사가 작성한 면접 진행표에는 지원자의 노조활동까지 기록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변순애 세브란스병원분회 조합원은 자신도 2017년 입사 당시 출근하기 전에 한국노총 가입서를 작성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민주노총 가입 뒤 시말서를 쓰고, 조합원들이 노조 탈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힘든 업무에 배치되거나 반복적으로 경위서를 요구받는 일이 있었다며 판결이 나오면 뭐하겠느냐. 10년을 싸웠고 지금도 소수라는 이유로 교섭도 할 수 없고 병원도 만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상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2016년에 자행된 노조파괴 행위에 대해 사용자의 형사책임이 확정되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며 그사이 조합원 수가 급감해 민주노조가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으로 원청과 교섭할 길이 열린 만큼 원청에 노조파괴의 책임을 묻는 세브란스 노동자들의 투쟁이 개정 노동조합법의 취지를 대변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세브란스병원에 노조파괴 경위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징계, 태가비엠 퇴출, 피해 청소노동자에 대한 사과와 교섭권 보장을 요구했다. 또 개정 노동조합법에 따라 원청인 세브란스병원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말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