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의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에 탑재된 마이크를 통해 처음으로 화성의 먼지 소용돌이와 폭풍 속에서 작은 전기 방전 현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오랫동안 이론적으로만 제기되었던 화성의 작은 번개가 전례 없는 음향 및 전자기 기록을 통해 현실로 드러났으며, 이 연구는 최근 《네이처》지에 발표되었다. 이번 발견은 화성의 화학과 물리, 기후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확장했으며, 향후 로봇 및 유인 탐사 임무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한다.
NASA의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 로버는 2025년 5월 10일, 화성 탐사의 1,500번째 솔(sol, 화성일)을 기념하며 이 셀카를 촬영했다. 로버 왼쪽, 약 5킬로미터 떨어진 배경에서는 하나의 더스트 데빌(dust devil, 모래 회오리바람)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출처: NASA/JPL-Caltech/MSSS
화성의 바람이 불어오고, 갑작스레 딱 하는 날카로운 소리가 울린다. 화성 표면을 가로지르는 먼지 소용돌이, 즉 ‘더스트 데블(dust devil)’이 오랫동안 숨겨져 있던 비밀을 드러냈다. 그것은 바로 이 소용돌이들이 작은 전기 아크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이다. 이 현상은 2020년부터 화성 표면을 탐사하고 있는 퍼서비어런스 로버의 슈퍼캠 장비에 탑재된 마이크를 통해 우연히 포착되었다.
이 마이크는 화성 표면에서 우리의 ‘귀’ 역할을 한다. 2021년부터는 매일 짧게 녹음된 화성의 소리를 모은 ‘플레이리스트’를 30시간 이상 축적해 왔다. 마이크는 로버 내 다른 장비들과의 시간 공유 문제로 인해 이틀에 한 번 약 3분간만 작동한다.
과학적 대박
이 소리 모음 중 가장 주목받는 소리는 저주파의 바람 소리, 날카롭게 튀는 모래 입자 소리, 로버 관절에서 나는 기계음 등이 있다. 그러나 최근 새로 추가된 녹음은 매우 특별하다. 마침 더스트 데블이 마이크 바로 위를 지나가며 녹음된 것이다. 퍼서비어런스가 있는 제제로 분화구에서는 더스트 데블이 자주 발생하므로 이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니지만, 마이크가 작동하는 정확한 시간에 그것이 지나간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큰 행운이었다.
이 녹음의 핵심에는 우리가 처음에는 해석하기 어려웠던 강한 신호가 포함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마이크 근처의 막에 큰 모래 알갱이가 부딪혀 발생한 소리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몇 년 후 대기 전기 현상에 관한 학회에 참석하던 중 영감이 떠올랐다. 만약 화성에서 방전 현상이 일어난다면, 이를 탐지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소리로 감지하는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퍼서비어런스에는 전기장을 연구할 수 있는 장비가 따로 없었기 때문이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후보 녹음은 바로 이 녹음이었다. 이 가설을 바탕으로 다시 분석한 결과, 녹음된 소리는 전기 방전에 의한 충격파와 일치하였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충격파에 앞서 들렸던 이상한 신호는 처음에는 자연적이지 않은 것처럼 들렸지만, 실은 방전이 마이크 전자 장비에 간섭을 일으켜 생긴 전자기 간섭이었다. 우리는 이 장비가 잡음에 민감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오히려 이 약점을 장점으로 전환하였다. 두 신호를 종합해 보니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 우리는 화성에서 전기 아크를 처음으로 탐지한 것이다. 확신을 얻기 위해 슈퍼캠 장비의 지상 복제품과 역사적으로 전기 아크를 생성하는 데 사용되었던 윔스허스트(Wimshurst) 기계를 활용해 실험을 진행하였고, 화성에서의 기록과 완전히 동일한 음향 및 전자기 신호를 얻을 수 있었다.
본질적으로 이러한 화성의 방전 현상은 놀라운 일은 아니다. 지구에서도 사막 지역 등에서 먼지 입자의 전기화는 흔히 관측되지만, 방전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화성에서는 이산화탄소로 구성된 희박한 대기 때문에 방전이 훨씬 더 쉽게 일어난다. 전자가 충돌하며 먼지 입자들이 마찰로 전하를 띠게 되고, 이러한 전하가 수 센티미터 길이의 전기 아크를 통해 방출되며 청각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충격파를 생성한다. 이번 발견이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바로 그 빈도와 에너지 수준 때문이다. 전기 모기채에 손이 닿았을 때의 충격 정도와 유사할 정도로 미약하지만, 화성의 먼지가 매우 널리 퍼져 있어 이러한 방전은 자주 발생한다.
화성 기후에 미치는 영향
이번 발견은 수십 년간 제기되어 온 화성의 전기 활동 가능성에 대한 여러 미해결 현상과 연결되며, 과학자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예컨대, 먼지의 전기화는 오랫동안 먼지를 화성 표면에서 들어올리는 효율적인 메커니즘으로 의심받아 왔다. 실제로 방전을 동반한 전기장이 먼지를 부양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의 먼지는 태양광을 흡수하거나 반사함으로써 대기의 온도를 조절하고, 대기 순환을 강화한다. 그리고 바람이 다시 먼지의 상승을 유도함으로써, 먼지-바람-먼지로 이어지는 피드백 고리를 형성한다. 이 피드백은 약 5~6년마다 화성 전역을 뒤덮는 글로벌 먼지 폭풍을 일으킨다. 기후 시스템에서 먼지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현재 기상 모델이 먼지 상승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기장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게 되었다.
화성 메탄의 소멸 설명 가능성
또 다른 중대한 관심사는 바로 오랫동안 논쟁을 불러온 화성의 메탄이다. 화성에서의 메탄 존재는 지질학적 혹은 생물학적 활동 가능성을 시사하는 중요한 단서로 여겨지며, 20년 이상 학계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어 왔다.
메탄이 간헐적으로 검출되는 것뿐 아니라, 그 소멸 속도가 가장 정교한 대기 화학 모델보다 수백 배나 빠르다는 점은 과학자들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20여 년 전 제안된 한 유력한 메탄 파괴 메커니즘은 바로 강한 전기장이 대기 화학 반응을 촉진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전기장은 메탄뿐 아니라 수증기 분자를 분해하여 고활성 화학종을 생성하고, 이들이 메탄을 매우 효율적으로 파괴한다.
그뿐만 아니라, 행성 전역에서 발생하는 전기 아크는 유기물 보존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험실에서는 이러한 전기 활동이 염소 화합물을 재활용하여 바이오마커를 빠르게 파괴하는 과정을 확인한 바 있다.
이처럼 새로운 화성의 소리는 단순한 대중적 호기심을 넘어, 우리의 화성 이해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새로운 탐사 과제를 제시한다. 향후 더 많은 관측이 요구될 것이다.
아마도 미래의 탐사 임무에서 이 연구는 이어질 것이다. 유럽우주국(ESA)은 과거에도 착륙선 스키아파렐리(Schiaparelli)를 통해 화성의 전기장을 측정하려 했지만, 착륙 실패로 무산된 바 있다. 미래의 유인 또는 무인 탐사에서는 이러한 전기장을 더욱 정밀하게 측정하여 그 의미를 해명해야 할 것이다. 그때까지는 퍼서비어런스가 이 전례 없는 현상의 유일한 현장 증인으로서 계속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출처] Des éclairs détectés sur Mars pour la toute première fois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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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스트 시드(Baptiste Chide)는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연구원, IRAP(툴루즈 대학, 프랑스국립우주연구센터 CNES), 미디-피레네 천문대 소속이다. 랑크 몽메생(Franck Montmessin)는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선임연구원, 대기·환경·우주관측 연구소(LATMOS), 베르사유 생캉탱앙이블린 대학교(UVSQ) – 파리-사클레 대학교(Université Paris-Saclay)에서 연구한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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