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넉 달 앞둔 시점에서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선거구 획정과 제도 개편 논의가 공전하자, 민주노총이 국회를 향해 선거제도 전면 개편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현행 지방선거제가 단순한 제도 미비를 넘어 노동자와 소수 정치세력의 진입을 구조적으로 차단하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5일, 민주노총은 기자회견을 열고, 2인 선거구제 폐지와 중대선거구제 확대, 비례대표 비율 상향, 광역단체장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촉구했다.
출처: 민주노총
민주노총이 제기한 핵심 문제는 ‘대표성의 붕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체 지방의원 당선자 가운데 93.6%를 거대 양당이 차지했고, 전체 의원의 12%는 경쟁 없이 무투표로 당선됐다. 투표율은 50.9%에 그쳤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결과가 유권자의 무관심 때문이 아니라, 제도 자체가 선택지를 봉쇄한 결과”라고 봤다.
함재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노동자들이 지역과 일터의 문제를 직접 정치로 풀어내기 위해 지방정치에 나서고 있지만, 현행 선거제도는 그 도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의 다양성은 일터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지금의 선거구제는 기득권 정치를 유지하는 장치로 기능한다”고 지적했다.
현장 노동자 후보들이 마주한 제도적 장벽도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구진성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억대에 가까운 기탁금과 소수정당 진입을 봉쇄하는 제도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정치 카르텔”이라며 “특히 기초의회 2인 선거구제는 양당이 의석을 나눠 갖는 구조로, 반드시 청산해야 할 적폐”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2인 선거구제가 단순한 양당 독식 구조를 넘어,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윤수 서비스연맹 정치담당국장은 “2인 선거구제는 내란 세력에게까지 의석 진입 가능성을 열어주는 구조”라며 “광장에서 분출된 사회대개혁 요구를 지방정치에 담기 위해서는 3~5인 중대선거구제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진보정당들은 선거제도 개편이 단순한 의석 계산 문제가 아니라 헌법적 가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백윤 노동당 공동대표는 “비례대표 봉쇄조항은 소수정당과 풀뿌리 정치의 성장을 가로막는 위헌적 장벽”이라며 “정당 득표율이 의석으로 정확히 반영되는 전면 비례대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엄정애 정의당 부대표 역시 “2인 선거구제는 대표성과 비례성을 동시에 훼손하는 핵심 장치”라고 지적했다. 손솔 진보당 국회의원은 “지역의 일자리와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자가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다인 선거구 확대와 비례성 강화 등 선거제도 개편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번 선거제도 개혁 요구를 ‘노동자 직접정치’의 조건으로 규정했다. 수백 명의 조합원이 진보정당 후보로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지만, 현행 제도가 유지되는 한 이들의 도전은 반복적으로 좌절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선거제도 개혁 없이는 사회대개혁도 불가능하다며, 국회가 즉각 제도 논의에 착수하지 않을 경우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지방선거제도 개편을 둘러싼 논쟁이 더 이상 미뤄질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선거를 불과 몇 달 앞두고도 제도가 확정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는 한, 지방정치는 공천 경쟁과 기득권 유지의 장으로 남게 되고, 노동자와 시민의 선택지는 계속해서 축소될 것이라는 경고다. 민주노총은 제도 개혁이 이뤄질 때까지 전국적인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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