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상단에 보이는 밝은 황색 별 베텔게우스(Betelgeuse)는 2020년에 상당히 어두워졌으며(두 번째 이미지 참조), 이후 밝기가 50% 증가했다. 출처: H. Raab/Flickr, CC BY-ND
오리온자리(Orion)의 밝고 붉은 별, 베텔게우스(Betelgeuse)가 예측할 수 없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2019년 말과 2020년 초, 베텔게우스는 관측 역사상 가장 어두운 상태로 감소했다. 최소한 지난 100여 년간 기록된 밝기 변화를 살펴볼 때, 이렇게 어두워진 적은 없었다. 당시 베텔게우스의 밝기는 일시적으로 오리온자리에서 세 번째로 밝은 별인 벨라트릭스(Bellatrix)보다도 어두워졌으며, 이 현상은 "대폭광 감소(Great Dimming)"로 알려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후 베텔게우스는 다시 밝아졌다. 심지어 2023년 초 며칠 동안은 오리온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로 관측되었으며, 기록된 역사상 가장 높은 밝기를 보였다. 이러한 급격한 밝기 변화는 베텔게우스가 초신성 폭발을 앞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그렇다면,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 증거가 있을까? 그리고 만약 초신성 폭발이 발생한다면, 지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변광성의 세계
대부분의 별은 매우 안정적으로 빛난다. 수십 년, 심지어 수백 년 동안 거의 일정한 밝기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 예외적인 별들이 있으며, 이들은 변광성(variable star)으로 분류된다.
가장 잘 알려진 변광성 중 하나는 미라(Mira)로, 1596년 독일의 성직자 데이비드 파브리키우스가 변광성을 띠는 별로 처음 발견했다. 미라는 맥동하는 항성으로, 일정한 주기에 따라 크기가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며 밝기가 변화한다.
또 다른 대표적인 변광성으로는 알골(Algol)이 있다. 이 별은 동반성(companion star)에 의해 주기적으로 가려지면서 밝기가 변화하는 식으로 변광성을 보인다. 이런 유형의 변광성 중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은 약 30개 정도이며, 밝기 변화를 감지하려면 신중한 관찰이 필요하다.
베텔게우스는 태양을 제외한 밤하늘에서 일곱 번째로 밝은 별이며, 변광성 중에서는 가장 밝다. 때로는 오리온자리에서 네 번째로 밝은 청색별 리겔(Rigel)과 비슷한 밝기를 보이기도 하지만, 어떤 때에는 현저히 어두워진다. 이러한 변광 현상은 미라처럼 맥동(pulsation)에 의해 발생하지만, 그 변화가 미라만큼 크거나 규칙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때로는 항성이 갑자기 극도로 밝아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극단적인 밝기 변화 중에서도 가장 강렬하고 희귀한 것이 바로 초신성(supernova)이다. 초신성은 항성이 생을 마감하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킬 때 발생하며, 그 밝기는 한낮에도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강렬할 수 있다.
지난 1,000년 동안, 낮에도 보일 정도로 밝았던 초신성 폭발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가까운 거리에서 발생하는 초신성은 천문학자들이 꿈꾸는 희귀한 사건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그러한 장면을 직접 목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희망을 품고 하늘을 바라본다.
베텔게우스의 신비로운 행동
베텔게우스(Betelgeuse)는 변광성이지만, 2021년의 대폭광 감소(Great Dimming)는 이례적으로 극단적이었다. 불과 몇 달 만에 밝기가 약 60% 감소했는데, 이후 연구를 통해 그 원인이 가스와 먼지로 이루어진 구름 때문임이 밝혀졌다. 베텔게우스와 같은 항성은 지속적으로 가스와 먼지를 방출하는데, 별 자체만큼이나 거대한 가스 덩어리가 항성풍을 타고 이동하며 별의 절반을 가렸다. 실제로 촬영된 이미지에서도 남반구 부분이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이는 베텔게우스와 같은 일부 항성이 ‘날씨’를 가질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최근의 급격한 밝기 증가 현상은 무엇 때문일까? 현재 베텔게우스는 평소보다 약 50% 더 밝아졌지만, 이를 초신성 폭발의 전조로 보기는 어렵다. 초신성 폭발은 항성 중심핵에서 일어나지만, 이번 밝기 변화는 항성 표면에서 발생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이번 밝기 증가는 이전의 광도 감소를 일으켰던 먼지 구름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이 구름이 별빛을 반사하면서 우리에게 더 밝게 보이도록 만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확실한 결론은 없다. 이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베텔게우스를 더욱 주목하고 있다. 베텔게우스는 태양보다 15~20배 정도 질량이 크며, 이 정도 질량의 별은 결국 초신성 폭발로 생을 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텔게우스의 붉은색은 이 별이 적색초거성 상태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하며, 이는 항성의 일생에서 마지막 단계에 해당한다.
그렇다고 해서 곧 초신성이 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베텔게우스와 같은 별은 보통 1,000만 년 이상 생존할 수 있으며, 천문학적으로는 짧은 시간이지만 인간의 관점에서는 매우 긴 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새로운 항성 진화 모델이 시뮬레이션되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베텔게우스가 수천 년 이내에 초신성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다른 연구에서는 약 150만 년 후에야 폭발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한다.
베텔게우스에는 여전히 많은 미스터리가 남아 있다. 정확한 질량조차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심지어 거리도 논란의 대상이다. 한 가설에 따르면, 베텔게우스는 과거 작은 동반성과 합쳐졌을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해 예상보다 빠르게 자전할 수 있으며, 이는 대형 항성에서는 드문 현상이다.
또한, 고대 천문 기록에서는 베텔게우스가 화성처럼 붉은색이 아니라 토성과 비슷한 황색을 띠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별은 실제로 색이 변한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베텔게우스의 진화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를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초신성이 더 이른 시기에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시간에 따른 베텔게우스(Betelgeuse)의 광도 감소 모습, 마지막 패널에서 구름이 관측됨.
NASA, ESA, 그리고 E. Wheatley (STScI)
초신성 폭발 시뮬레이션
만약 베텔게우스가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다면, 어떤 모습일까? 베텔게우스는 약 500광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폭발이 일어나면 가장 먼저 질량이 없는 중성미자(neutrino) 입자가 대량으로 방출되며, 이는 지구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 이후, 별의 밝기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다.
초신성 폭발 후 12주 동안 베텔게우스는 보름달과 비슷한 밝기로 빛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수개월 동안 점차 어두워지겠지만, 여전히 6~12개월 동안 낮에도 육안으로 관측할 수 있을 것이다. 밤에는 1~2년간 맨눈으로 보일 정도의 밝기를 유지하지만, 이후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냥개자리(Orion)의 붉은 빛은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출처] Betelgeuse: star is continuing to behave mysteriously – here’s what would happen if it exploded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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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트 자일스트라(Albert Zijlstra)는 맨체스터 대학교 천체물리학 교수다. AGB 항성, 행성상 성운, 항성 질량 손실, 그리고 근방 은하의 항성 집단에 관한 연구를 한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