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과 함께라면 우리는 결코 윤석열에게 지지 않는다

[인터뷰] 광장에서 만난사람들...지수 민달팽이 유니온 활동가

윤석열 퇴진 넘어 평등으로나아가기 위해 광장을 가득 메운 이들을 만납니다. 이번 호에는 청년 당사자들의 연대로 청년 주거권 보장과 주거 불평등에 맞서는 민달팽이 유니온에서 활동하는 지수님을 만났습니다.

 

- 지난 2주 동안 윤석열 탄핵-퇴진집회에 참여하면서 인상깊거나 함께 나누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청년 공공임대 쉐어하우스에 살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반상회를 하는데,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탄핵집회가 열리는 동안 각자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당일 밤 너무 무서워 국회로 달려가지 못했지만, 용기있는 시민들의 행동에 함께 힘을 보태야겠다는 마음으로 다음날부터 탄핵 집회에 참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비상계엄이 선포될 때는, 누군가는 국회로 누군가는 집에 머물렀지만 탄핵안이 가결되었을 때는 모두 국회 앞 집회에 함께 있었던 거죠.

저는 이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사람들이 혼자 이 문제를 생각하지 않고, 거리로 나와서 함께 풀어나가려고 했다는 사실이 가장 좋았어요. 이번 탄핵 집회가 저에게 준 소중한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세상

- 국회 앞 광장의 분위기는 어땠나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동도 어려울 정도였지만, 다들 광장에 그냥 앉아있는게 아니라 어떻게든 참여하고 싶은 마음들이 느껴졌습니다. 유인물도 너무 잘 받아주고, 누군가 발언을 하면 집중해서 듣는 느낌이었어요. 바로 옆에 앉은 처음 본 사람들과도 간식거리를 나누고, 공중화장실에 필요한 물품을 나누는 모습들에서 광장에 나온 이들이 자기의지와 마음으로 한 손 보태기 위해서 이 추운 날 여기에 나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추운 날씨에 집회가 처음인 사람들도 많았을텐데, 광장의 분위기는 지루하거나 수동적이지 않았어요. 화제가 되고 있는 응원봉도 이런 집회가 낯선 많은 사람들에겐 익숙한 자기 참여의 도구가 되는 것 같아요. 특별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게 아니라, 다들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모인다는 점에서 안도감도 느끼구요.

 

- 지수님도 청년 주거권 운동을 하는 당사자인데요. 다수의 청년 여성들이 집회에 참여한다는 점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청년 여성들이 집회에 참여하게 된 이유가 뭘까요? 

제 동생이 2000년생입니다. 친구랑 광장에 나왔길래 저도 물어봤죠. 잠정적인 저의 결론은 (저의 경험을 포함하여) 지금 2030 여성들은 세월호, 강남역 여성살해, 박근혜 탄핵, N번방 사건 등을 겪으면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형태로 개입하고 참여해 온 경험들이 상당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청년 여성들은 페미니즘을 통해서 크고 작은 집회를 계속 조직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동료 여성들과 만나고 서로를 깨우는 경험들을 반복해온거죠. 생각해보면 지난 8년여 동안 청년 여성들은 계속해서 광장으로 모였습니다. 저희가 이번에 특별히 더 모인걸까요? 청년 남성들이 모이지 않는 이유를 찾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사실 온 국민이 윤석열을 싫어하고 탄핵에 찬성하지만, 광장으로 나오는 건 다른 차원의 네트워크가 필요한 것 같기도 합니다. 집회에서 유인물을 나눠주면서 중장년층도 많이 만났는데요. 그 중 남성 대부분은 노조 조합원이고, 많은 여성들은 친구들과 함께 나온 모습이었습니다. 결국 청년 여성도 마찬가지고, 세상에 어떤 문제가 터졌을 때 함께 이야기하고 집회에 가자고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 커뮤니티가 있어야 이런 행동도 가능한 것 같아요. 힘들게 각자도생하는 사람들도 광장으로 나와서 이곳에서 함께 하는 동료 시민의 경험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이미 그런 경험들을 나누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윤석열이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합니다. 앞으로 우리가 이 싸움 어떻게 이어가야 할까요? 

광장을 계속 열어야 합니다. 윤석열이 하는 짓을 보면 국회 탄핵의결이 이제 시작이라는 걸 확실히 알 수 있어요. 그런데 광장을 계속 열어갈 힘은 윤석열 탄핵에만 머물면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박근혜 탄핵 이후 지난 8년동안 사람들은 불평등, 재난, 차별과 혐오 등 다양한 문제들을 겪으며 분노와 슬픔을 갖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연대의 경험도 있구요. 이런 마음들이 봇물터지듯이 광장으로 나오고 있다고 생각해요. 

민주당이 내란세력인 한덕수, 국민의힘과 협상하면서 국정을 쥐려고 하는 이때, 우리는 광장을 여는 것을 포기하지 말아야 해요. 윤석열, 그리고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우리 사회를 바꾸는 운동들을 주목해야 합니다.

 

덧붙이는 말

윤석열 퇴진과 함께, 세상을 바꾸는 흐름을 만드는 공동대응 네트워크(가)에서 제휴 받은 기사입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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