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녹색당
서울역 광장 계단을 덮은 붉은 빛 카펫 위로 흰 종이들이 각각 한 송이의 장미꽃과 함께 자리했다. 종이에 적힌 것은 목숨을 잃은 무연고·홈리스 사망자들의 이름과 생이었다.
현재 한국 정부는 무연고·홈리스 사망자에 대한 공식적인 실태조사를 진행하거나 통계를 관리하고 있지 않다. 단체들이 추정하고 있는 2024년 무연고·홈리스 사망자의 수는 463명(2024년 11월 25일 서울 기준)에 이른다.
깊어지는 겨울, 열악한 거처에서 생을 잃은 이들의 죽음을 추모하고, 집 없는 이들의 존엄한 삶을 요구하는 행동들이 펼쳐진다.
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4 홈리스 추모행동’의 계획과 요구안을 밝히는 자리였다.
출처: 홈리스공동행동
기획단이 소개한 한국역학회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홈리스와 비홈리스의 사망률 격차는 지난 2005년 1.3배에서 2020년 1.8배로 더 벌어져, 홈리스의 사망 불평등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회견 참여자들은 “홈리스의 죽음은 개인의 불운이 아닌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빈곤과 차별의 결과”라며 ▲무연고·홈리스 사망자의 애도 받을 권리와 애도할 권리 권리 ▲홈리스 주거권 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선 ▲홈리스의 공존할 권리 보장을 함께 요구했다.
기획단은 2일(월)부터 20일(금)까지를 ‘2024 홈리스 추모행동’ 기간으로 정하고, 기획단 내 추모팀, 주거팀, 공존할권리팀이 준비한 홈리스 존엄을 위한 다양한 행동을 벌일 예정이다.
주요 행동으로는 12일과 17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주민과 함께하는 다크투어, 18일 홈리스 퇴거·형벌화 조치 역사 거리사진전과 청소년 홈리스 낭독 공연, 19일 고시원 거주자의 취약한 주거실태 고발 및 서울시 정책 개선 권고를 위한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 등을 계획하고 있다.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서울역 광장에서 2024 홈리스 추모제를 연다.
홈리스 추모제는 지난 2001년부터 매년 “밤이 가장 길어 홈리스에게 더욱 혹독한 동짓날을 즈음해”, 세상을 떠난 홈리스 당사자를 추모하고, 홈리스의 복지 향상 및 권리 보장을 요구해왔다. 올해에는 42개 단체(2024년 12월 1일 기준)가 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에 참여하여 함께 추모제를 비롯한 여러 공동행동에 나섰다.
출처: 홈리스공동행동
2024 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 주요 요구
1. [추모] 무연고·홈리스 사망자의 애도 받을 권리와 애도할 권리를 보장하라!
- 무연고·홈리스 사망자의 온전한 추모를 위해 공영장례 개선하라
- 무연고·홈리스 사망자의 공영장례 부고와 사별자의 장례 참여 보장하라
- 무연고·홈리스 정부 사망통계 구축하고, 죽음의 격차를 해소하라
2. [주거] 홈리스 주거권 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선하라!
- 거리 홈리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노숙인복지법」 개정하라
-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지구 연내 지정하라
- 고시원 거주자의 인권보장 및 주거상향 대책 강화하라
-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사업 확대 강화하라
3. [공존할권리] 홈리스의 공존할 권리를 보장하라!
- 홈리스에 대한 형벌화 조치 중단하고 공공장소 이용 권리 보장하라
- 홈리스에 대한 차별과 혐오 중단하고 안전하게 머물 권리 보장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