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트럼프, 그리고 대서양 횡단의 위태로운 길

우크라이나 프로젝트의 여파는 보통의 독일인에게는 익숙한 일이다이제 그 여파가 독일 정치계에도 미치고 있으며무분별하게 대서양주의(trans-atlanticism)”를 지지하며 대부분의 독일인들을 희생시킨 집권 연합은 결국 체면을 잃고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그들이 잘못한 일로 눈물 흘릴 필요는 없다오히려 그들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한 대가로 큰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에너지와 경제 위기를 발단으로 삼아 독일 내 금융 부문을 강화하려는 세력을 부각시켰고이는 노동 계층의 희생을 대가로 하는 것이다.

한 정부두 경제

사회민주당(적색), 자유민주당(황색), 녹색당(녹색)으로 이루어진 이른바 신호등 연합은 처음부터 이질적인 집합체였다.

이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프로젝트에 대한 동승권으로 결속했지만재정 보수주의나 노동 계층 보호와 같은 정책적 가식은 모스크바로 향하는 길에서 사라졌다그러나 이제 이 프로젝트는 난관에 부딪혔고미국은 이미 그 길을 반쯤 지나쳤으며 독일은 그 자리에 멈춰버렸다.

우크라이나를 통해 러시아를 무너뜨리려는 계획이 무모하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게 되자독일의 헌법 재판소가 우크라이나에 추가 자금을 투입하기 위해 이른바 부채 제한을 우회하려는 시도를 저지하면서 연합 내 갈등이 고조되었다.

정부는 수개월 동안 예산안을 확정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왔고마침내 올라프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2년 동안 지원을 아끼지 않은 후 재정 신중주의로 돌아서려는 크리스티안 린트너 재무장관을 해임하며 손을 들었다.

린트너가 속한 자유민주당(FDP)은 지지율이 바닥을 치며 차기 독일 연방의회에 진출할 수 있는 5% 문턱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가장 대서양주의에 충실한 녹색당은 선거에서 가장 적은 대가를 치를 가능성이 크다청정 에너지 미래를 위해 러시아의 전략적 광물을 모두 확보하지는 못했지만독일은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는 농업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최근 유럽 의회 선거와 독일의 몇몇 주 선거에서 당이 굴욕을 당한 숄츠는 1월 15일 불신임 투표를 실시하고 3월에 새로운 선거를 추진하려 한다임시 예산안을 통해 몇몇 인기를 끌만한 항목을 포함해 유권자들을 당으로 끌어오려는 계획이다하지만 새로운 정부가 2025년 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여론의 반발이 커지면서숄츠는 이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게 되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독일 정부에 대한 짧은 마지막 평가독일의 무능함은 종속 상태에 기인한다고 흔히들 생각한다물론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독일이 무모한 자원 확보 계획에 전력을 다한 결정은 내부를 들여다보면 다소 이해가 된다.

독일 경제는 한동안 정체 상태였다임금 억제와 낮은 투자에만 의존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다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자원을 확보하는 것은 미국이 대부분의 몫을 차지하더라도 엄청난 보상을 가져올 수 있었으며독일 엘리트의 위험-보상 계산에서 주목할 두 가지 핵심 포인트가 있다.

첫째최근 몇 년간 산업 경제가 위기를 겪고 있음에도 독일의 자산 소유 계층인 부유층은 상당히 잘살고 있다부유한 독일인들이 우크라이나 프로젝트의 최대 지지자였던 것은 당연하며그들이 그로 인한 결과에 직면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은 독일의 정치와 미디어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둘째로위기는 기회를 창출한다. 2022년에 마이클 허드슨은 이를 요약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경제는 대처주의화될 것이다이는 모두 미국의 반()러시아 제재의 흐름을 타고 공공 인프라를 해체하고이를 민영화와 금융화가 필요하다는 위기로 포장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의 예측은 정확했으며이러한 경향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위기

우선 한 발짝 물러나 이 혼란의 전경을 살펴보자.

나는 NC에서 오랫동안 이 점을 강조해 왔는데러시아와의 전쟁과 함께 독일 노동 계층에 대한 국내 전쟁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독일의 사회적 파트너십 모델(자본과 노동의 이익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거짓말에 기초한 이 모델)은 임금과 복지 축소를 미화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하는 무책임한 지도력의 수년을 거친 끝에 이제 마지막 못이 박히고 있다. (이는 아마 오래 전에 이루어졌어야 했던 일이며지난 몇 년간의 사건에서 나온 긍정적인 결과 중 하나일 수도 있다.)

한편에너지 전망은 여전히 암울하다.

산업 경제는 죽어가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공공 주택이 매각되고건설이 줄어들고수백만 명의 이민자가 유입되며임대료 동결의 허점이 겹쳐 독일은 심각한 주택 위기에 처해 있다.

실질 임금은 최근 소폭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

독일 기업들은 베를린의 자초한 경쟁력 저하를 해결하기 위해 점점 더 산업 생산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

베를린뿐만 아니라 브뤼셀에서도 대미 종속이 굳어졌다.

독일과 EU는 수많은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러한 위기는 모두 자초한 것이거나 상상의 산물에 불과하다우크라이나/러시아 문제경제/경쟁력 문제(긴축이 이를 돕고 있음), 그리고 이제는 트럼프까지이는 베를린에 그리 새롭지 않다몇 주 전 독일 지도층은 나라를 무릎 꿇게 한 장본인인 바이든을 위해 파티를 열었다.

그리고 이제 트럼프가 상처를 더 깊게 찌를 가능성에 대해 그들은 격분하고 있는가?

독일 대안당(AfD)과 같은 우파 신생 정당이나 좌파의 자라 바겐크네히트 연합(BSW)을 제외하고는이러한 "위기"들은 러시아나 중국에 대한 정책을 재고하자는 요구로 이어지지 않는다. EU는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특정 의약품화학 제품자재와 같이 중국에 의존하는 많은 제품에 대체품이 전혀 없어 이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또한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위험 감소전략을 추진하면서도유럽이 워싱턴에 더 의존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함에도 대서양 횡단 관계의 신성함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독일은 사실상 스스로를 코너에 몰아넣었으며이제 트럼프가 제안하는 독일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피하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유럽(주로 독일)이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의 부담을 더 많이 떠안아야 한다는 끝없는 논의는 어떻게 된 것인가?

보라이제 우리는 이 트럼프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부유층이 자금을 지원하는 싱크탱크들을 갖추고 있다.

독일 외교협회(German 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헤닝 호프는 독일 정부가 이제 그간의 실패를 만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그는 "유럽인들특히 독일인들이 방위에 더 큰 부담을 기꺼이 짊어질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줄 훨씬 더 강력한 신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계속 미적거리고 논쟁만 하면서, '연방군을 위한 전용 기금이 있으니 방위 예산은 최소한으로만 증액해도 된다'고 주장한다면워싱턴에서특히 트럼프 정부에서는 전혀 인상을 주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독일과 EU에는 불행히도남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그 채권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미국의 압박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이 거의 확실히 포함될 것이다.

트럼프의 계획에 대한 보도는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하지만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트럼프의 전쟁 "중단계획에 유럽과 영국군이 양측 간의 완충지대를 유지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보도했다한 트럼프 참모는 "우리는 미국의 국민을 우크라이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보내지 않는다또한 이를 위해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폴란드독일영국프랑스가 이를 맡게 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어떤 경우든, EU는 나토의 대장 역할을 계속해야 하므로 아르메니아몰도바조지아어쩌면 카자흐스탄(?)까지 끌어들일 여력을 찾아야 한다색깔 혁명 비용군사 하드웨어국가 지원 등 미국 제국주의 야망에 종속된 EU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그리고 때로는 선출되지 않은 총리로도 활동하는 경제학자 마리오 드라기와 같은 싱크탱크 및 인물들은 공공 부채를 제안하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이탈리아처럼 차입 비용이 높은 국가들에 공공 부채가 유리할 수 있지만미국 제국을 위한 재정 마련에 쓰이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베를린은 오랫동안 이에 반대해 왔지만이제 "오렌지 악당트럼프가 유럽 엘리트 다수가 주장해온 내용을 다시 말하고 있다유럽은 방위 문제에 진지해져야 하며적어도 미국의 동참을 유지하기 위해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일을 구할 인물은 누구인가바로 전 블랙록 이사회 멤버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우크라이나 프로젝트와 얽힌 블랙록전쟁 후 러시아 노출로 170억 달러의 손실을 본 후 줄곧 젤렌스키 곁에 있어 온 바로 그 블랙록 말이다. 

나서라메르츠!

메르츠는 점점 우경화되고 있는 기독교민주연합(CDU)의 유력한 차기 지도자로그의 정당은 여론조사에서 안정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메르츠는 열렬한 신자유주의자일 뿐만 아니라 신뢰받는 대서양주의자이기도 하다.

메르츠는 숄츠 연합보다 러시아에 더 강경한 모습을 보이려 애쓰고 있다현재 그는 우크라이나에 타우루스 미사일을 제공하겠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독일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 외에는 큰 의미가 없다다만 그는 신냉전에서의 해빙이나 미국으로부터의 자율성을 추구할 의도가 없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메르츠는 독일에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계획을 지지하고 있으며이는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될 것이다.

아틀란틱-브뤼케에서의 대화에서 메르츠는 그의 정부가 대서양 관계를 어떻게 평가하고트럼프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자유주의 질서의 미래를 놓고 문화적 싸움 한가운데 있다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하지만 나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하나 있다미국에 가보면이 복잡한 시기에 지난 70년 동안 우리가 이룬 것을 지키려는 미국인들이 과거보다 더 많다는 점이다우리의 자유와 권리를 지켜야 한다...”

“2018년 7월 장 클로드 융커가 워싱턴 D.C.를 방문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에 대해 토론을 나눴을 때그는 유럽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28개국 정상의 서명을 받은 편지를 제시함으로써 유럽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막을 수 있었다유럽은 더 명확해져야 하며 우리는 단결해야 한다독일은 유럽연합 내에서 더 많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것이 독일인들에게는 어떤 모습일까?

메르츠는 사회 지출을 삭감하면서 동시에 지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부채 제한을 개혁하려 하고 있다이는 그가 추구하는 바를 여실히 보여준다.

공공 EU 부채에 대해서는 메르츠가 매우 신중한 발언을 해왔다. 9월에 드라기는 AI 투자와 같은 분야 및 블록의 지속적인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지출을 요구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메르츠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이든 미래든나는 유럽연합이 부채의 늪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다.”

그의 말을 너무 신중하게 해석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드라기처럼 이런 투자가 자급자족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는 것은 쉬운 일일 수 있다독일 경제가 계속 침체되면서 드라기식 계획이 해답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것이 더 쉬워질 수도 있다.

CDU와 메르츠가 차기 독일 정부를 이끌 유력 후보로 보이지만가장 큰 질문은 그들의 연합 파트너가 누구일지다대서양 자산 계층이 직면할 수 있는 유일한 잠재적 장애물은 AfD와 바겐크네히트 연합(BSW)에 있지만메르츠가 그들을 연합에서 배제할 수 있을 것인가?

현재 여론조사는 연방의회에 단 다섯 개의 정당만이 진출할 것으로 보이며, CDU는 대서양주의 성향의 SPD와 미운 녹색당과 손잡아야 하거나 AfD에 대한 방어선을 포기해야 할 상황에 직면해 있다.

자라 바겐크네히트의 정당이 연합에 포함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그의 정당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전쟁에 반대하며 노동계층 문제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AfD와 CDU는 이민 문제와 같은 주제에서 점점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이는 독일 안팎에서 AfD가 "2의 나치"로 낙인찍히는 원인이 되지만문제는 AfD가 대서양주의에 반대한다는 점이다그러나 유럽 의회에서 AfD에 대한 방어선이 최근 무너진 것도 주목할 만하다. <폴리티코>는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내 동료들인 그레고리오 소르지와 맥스 그리어라에 따르면유럽 국민당(EPP)의 극우와의 밀착의 최신 사례는 수요일 EU의 2025년 예산 표결에서 나왔다. EPP는 전통적 중도 연합과의 합의를 깨고 AfD가 제안한 극우 수정안을 지지하며 EU 자금을 국경 인프라와 이민자 추방을 위한 귀환 허브에 사용할 것을 촉구했다. AfD는 유럽 의회의 반극우 방어선을 무너뜨렸다고 자축했다.”

몇 주 전 바이든의 독일 방문과 그에게 수여된 훈장은 우리 "규칙에 기반한 질서"가 실패를 자축하는 또 하나의 장면처럼 보였다.

다시 보면다른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다독일 전역의 경제적 황폐와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수백만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음에도 서구의 구정권 지도자들은 진정으로 그들의 성공을 축하하고 있었다.

대서양 양쪽에 걸친 부유층 자금 지원 싱크탱크가 제공한 모든 계획이 현실이 되고 있다더욱 금융화된 독일은 제국의 더 큰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다단기적 사고방식인가그렇다하지만 현재로선 독일은 동쪽과 단절되었고서구의 독수리들에 의해 차지될 준비가 되어 있다.

[출처Germany, Trump, and Walking the Trans-Atlantic Plank

[번역이꽃맘

덧붙이는 말

코너 갤러거(Conor Gallagher)는 작가이자 활동가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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