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헨지 일출. 출처 : Unsplash, Ankit Sood
영국 남부에 있는 5,000년 된 석조 기념물인 스톤헨지(Stonehenge)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하지를 축하하기 위해 모일 예정이었던 하루 전, 기후운동가들이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 시위를 시작했다. 이 단체의 두 멤버는 영국 정부가 2030년까지 석유, 가스, 석탄의 추출과 연소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캠페인과 그 요구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해 세 개의 스탠딩 스톤에 옥수수로 만든 주황색 가루를 뿌렸다. 저스트 스톱 오일의 다른 시위와 마찬가지로, 갤러리의 보호 대상 그림에 페인트(때로는 토마토 수프)를 던지는 행위는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는 문화유산과 국가 정체성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아왔다. 정치인, 고고학자, 문화유산 애호가들은 저스트 스톱 오일이 석재를 위험에 빠뜨렸다며 비난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고대 기념물 및 고고학 지역법(Ancient Monuments and Archaeological Areas Act, 1979)에 의해 보호되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징역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돌에서 자라는 이끼류는 특별 과학적 관심 지역(SSSI)으로도 보호받고 있다.
이러한 반발은 스톤헨지와 같은 유적지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신성한 장소이며 엄격한 보존에 대한 절박한 열망을 불러일으키는지 잘 보여준다. 하지만 스톤헨지와 그 경관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변화하는 역동적인 특징이 있다. 전쟁, 도로 공사, 수많은 절기(solstice) 모임으로 인해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장벽이 설치되기 전까지 수천 명의 손길이 돌에 닿았고, 지금도 수백만 명의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돌들은 고고학자들의 여러 차례의 개입을 견뎌냈고, 고고학자들은 돌을 똑바로 세우고 상인방을 교체했다. 실제로 저스트 스톱 오일이 가루를 뿌린 21번, 22번, 23번 돌은 모두 20세기에 다시 세워지거나 통합된 것들이다.
돌이 파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부 돌에는 낙서가 새겨져 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시위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1961년에는 핵 군축을 촉구하는 "폭탄 금지(ban the bomb)"라는 슬로건이 9개의 돌에 뿌려지기도 했다. 스톤헨지의 풍경은 저스트 스톱 오일의 시위를 통해 살아남을 것이다.
스톤헨지에 대한 진정한 위협
스톤헨지가 견딜 수 없는 것은 기후 변화다. 영국은 더 따뜻하고 습한 겨울과 더 덥고 건조한 여름을 경험할 뿐만 아니라 강풍과 홍수 등 극한 날씨의 발생과 심각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돌과 그 경관에 영향을 미쳐 동결 및 융해로 인한 돌 표면의 침식을 악화시키고 훨씬 더 습하거나 건조한 토양은 안정성을 약화시킬 것이다. 이 돌에는 70종의 이끼류가 자라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솔즈베리 평원(Salisbury Plain)에서는 보기 드문 종이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더 건조한 여름은 이끼류가 번성하는 데 필요한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
저스트 스톱 오일의 스톤헨지 시위는 분노를 불러일으켰지만, 기후 변화가 이 유적지와 다른 유적지에 누적적이고 지속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문화 경관, 매장 고고학, 건축 환경에 가장 큰 도전 과제 중 하나인 기후 변화에 대한 대중의 분노는 거의 또는 전혀 없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즉각적이고 과감하게 줄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사랑하는 유적지의 손실과 변화를 목격하게 될 것이며, 이는 결국 우리의 경제, 생활 방식, 장소 감각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스톤헨지의 동지. 출처 : Unsplash, Dyana Wing So
그 이면에는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유산과 기후 변화는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다. 기후 변화는 유산에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도 계속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유산은 기후 행동을 장려할 수 있다. 내 연구에 따르면 유산 손실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 기후 위기에 대한 의식을 높이고 행동을 촉구할 수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사람들이 지역 및 국가 유적지, 심지어 다른 나라에 있는 유적지에도 정서적 애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위에서 기후 변화와 유산의 만남은 매우 감동적이다. 스톤헨지 시위에 대한 본능적인 반응은 상실과 변화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을 드러내지만, 이는 기후 행동의 촉매제로도 작용할 수 있다. 저스트 스톱 오일의 시위는 존경받는 유산을 잃는 것에 대한 집단적 두려움을 강조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주요 선동자를 간과하고 있다. 오렌지색 옥수수 가루는 자선 단체인 잉글리시 헤리티지(English Heritage)에 의해 씻겨 내려갔으며, 눈에 보이는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기후 변화는 스톤헨지와 그 넓은 풍경, 그리고 돌 위에 서식하는 희귀한 이끼를 계속해서 위협할 것이다. 우리는 스톤헨지의 잠재적 피해에 대한 우려를 유적지가 직면한 실제 위협으로 돌려야 한다.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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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커(Sarah Kerr)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코크 소속으로 고고학 및 급진적 인문학 강사로 일하고 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