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사회과학연합 연례회의(2) 테크노봉건제, 기후변화, 중국, 불평등

주류 세션에서는 인공지능(AI)에 집착하느라 기후변화를 주요 주제로 다루지 않았지만급진 경제학 세션에서는 여전히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분석했다한 논문은 극심한 고온이 지역 시장 집중도를 높이며이는 시장 점유율이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일어난다는 강력하고 견고한 증거를 제시했다또한극심한 고온은 기업 생산성을 저하함과 동시에 평균 마진을 증가시킨다이러한 효과는 기업 규모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난다생산성 하락은 주로 중소기업에서 발생하고마진 상승은 대기업에서 주로 나타난다전체적으로 보면이는 유럽 제조업 GDP의 0.124%에 해당하는 후생 손실로 이어진다또 다른 논문은 녹색 전환을 실현하려면 완화 및 적응 전략과 더불어 대규모 투자가 필수라고 주장했다그러나 사적 자본은 그 목적 자체로 인해 정의롭고 민주적인 전환에 필요한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거나오히려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헨드릭 반 덴 베르그(Hendrik Van den Berg)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기술 개발을 주장하는 것이 실제 생태 문제 해결을 위한 필수 단계라기보다 회피 전략에 가깝다고 비판했다그는 우리는 이미 지구온난화종의 멸종자연 회복력 상실자원 고갈산업농으로 인한 토양 및 수질 오염을 막을 수 있는 역량과 기술을 갖고 있다필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정치적 의지다라고 강조했다그러나 그는환경 정책의 근본적 변화는 절대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신자유주의를 강요해온 미국의 헤게모니가 무너지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URPE 세션에서도 인공지능은 주요 의제로 등장했다빅테크의 정치경제그리고 이들이 이윤이 아닌 지대(rent)’를 취하는 테크노봉건 세력인지 여부는기술업계 출신 독립 연구자인 AK 노리스와 타보 에스피노사의 날카로운 비판의 대상이었다이들은 테크 산업의 수익이 이윤이 아니라 지대라는 테크노봉건주의 가설을 마르크스주의 노동가치론을 통해 반박했다이들은 계산통신물류운송 등 현재 자본주의 발전 단계에서 필수적인 수단을 통해기술 부문이 지대를 추출하기보다는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노리스와 에스피노사는 마르크스의 지대 이론(ground-rent theory)을 바탕으로에른스트 만델 등 일부 이론가들이 주장한 기술 지대(technological rents)’ 개념 확장을 비판했다오히려 기술 부문은 다른 산업보다 노동집약도가 높으며자본의 유기적 구성(organic composition of capital)이 낮기 때문에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한다고 보았다.

<자본의 유기적 구성제조업 vs. 기술 산업세로축자본의 유기적 구성 (c/v), 가로축:연도 (19862023), 실선제조업 (MANUFACTURING), 점선기술 산업 (TECH)

하지만 또 다른 발표에서 세인트프랜시스 칼리지의 알리 알퍼 알렘다르(Ali Alper Alemdar)는 플랫폼 기업들이 축적(accumulation)의 새로운 단계를 대표한다고 주장했다그는 자본의 유동성은 경쟁을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독점화를 심화시키며기업들이 생산과 유통을 지배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플랫폼 시대 자본의 추상성과 유동성은 축적의 새로운 구조를 반영하며이는 집중화 강화지대 중심 권력 확대자본과 노동의 분리를 가속한다고 보았다발표자가 테크노봉건 지대 이론으로 선회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토머스 트레밧(Thomas Trebat)의 논문은 탈탄소화를 향한 글로벌 움직임에 주목했다그는 특히 운송 부문에서 탈탄소화가 심화하며리튬구리코발트니켈희토류 등 배터리자석청정에너지 기술에 필수적인 광물 자원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중국이 정제 및 가공을 주도하고 있지만향후 수요 충족을 위해서는 브라질칠레페루 등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의 자원 부국들이 새로운 생산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그러나 이들 국가는 단순한 자원 수탈 모델(extractivism)을 넘어서서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산업화를 실현할 수 있을까그는 국내 산업화 필요성과 글로벌 공급망의 상업적 요구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발전 모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문제는과연 그 모델이 무엇이냐는 점이다.

중국 경제에 대한 마르크스주의 분석

늘 그렇듯중국 경제는 빠지지 않는 주제였다뉴스쿨의 이셩 양(Yisheng Yang)은 마르크스의 이윤율 저하 경향의 법칙(LTRPF)이 중국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분석했다그는 마르크스가 남긴 미완성의 위기 이론 원고들이 오히려 논쟁을 잘못된 이분법에 가둬버렸다고 주장했다그는 자본의 유기적 구성(OCC) 상승과 이윤 압박(profit squeeze) 사이의 변증법적 상호작용을 찾아야 하며이를 자본주의의 역사적 단계마다 나타나는 생산관계와 축적 경로의 반영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다.

<중국의 이윤율, 19922018> 그래프는 중국의 이윤율이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였음을 나타냄.

나에게 이는결국 마르크스가 말한 것처럼 이윤율의 등락은 자본의 유기적 구성(OCC)의 변화 속도와 잉여가치율(RSV) 변화 속도의 관계에 달려 있다는 의미로 들렸다.

양은 다른 연구자들과 마찬가지로중국의 자본 수익률은 장기적으로 하락해왔다고 보았다하지만 이는 직선적으로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마르크스 법칙에 따르면, OCC가 RSV보다 더 빠르게 오르면 이윤율은 떨어지고반대의 경우 상승한다중국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OCC와 RSV가 모두 하락했다그는 RSV가 하락한 이유를 임금 인상에 따른 이윤 압박 때문이라고 보았다.

<잉여가치율과 자본의 유기적 구성, 20082018>

그러나 양의 데이터에 따르면 2008~2018년 사이 자본의 유기적 구성(OCC)는 33%, RSV는 20% 하락했다마르크스의 법칙에 따르면 이는 이윤율이 상승해야 하는 조건이다하지만 내가 최신 펜월드 테이블(Penn World Tables) 11.0 자료로 재검토한 결과, OCC는 상승했고 RSV도 올랐지만 증가 속도는 더뎠다따라서 이윤율 하락은 마르크스의 법칙에 부합한다.

중국의 인구 위기미국의 실질소득 착시부의 집중

매사추세츠대학 애머스트 캠퍼스의 닝즈 허(Ningzhi He)는 중국이 직면한 인구 고령화 문제에 집중했다그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산아제한을 완화했지만 효과가 없었고정부는 이제 법정 정년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조부모가 비공식적인 보육자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년 연장은 여성들의 출산 의지를 더 낮출 수 있다그는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처럼 실패한 현금 보조 중심의 시장적 접근에서 벗어나국영 부문 내 복지 시스템 복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시 서구 자본주의 분석으로 돌아가면같은 학교의 에반 와스너(Evan Wasner)는 미국 평균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을 임금 대비 물가로 계산하는 기존 방식이 식량 불안정주거 불안소비자 부채 디폴트 등 실제 경제적 복지를 거의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그는 공식 통계상 실질 임금이 증가했더라도생활비 항목별 상승률이 소득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을 1994년 이후그리고 코로나 인플레이션 시기에 걸쳐 입증했다.

이는 최근 다른 연구자들도 강조한 바이며나와 미노 카르케디(Mino Carchedi)가 곧 발표할 《역사적 유물론》(Historical Materialism) 저널의 논문에서도 이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예컨대코빈 트렌트(Corbyn Trent)는 미국 정부 통계가 실질임금이 1950년 이후 252% 상승했다고 주장하지만실제로는 구매력이 61% 하락했다고 밝혔다전체 인플레이션의 50~60%가 헤도닉 조정(hedonic adjustments)’, ‘자가주거임대료(owner’s equivalent rent)’, 소비자물가지수 조정 등의 방식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다는 것이다.

부의 집중과 세금 정책

기포드 칼리지의 로버트 윌리엄스(Robert Williams)는 미국 가계 부의 전례 없는 집중 현상을 추적했다. 1989년 이후 미국 가계 부는 17조 달러에서 139조 달러 이상으로 늘었고이를 균등 분배하면 모든 미국 가정이 백만장자가 될 수 있을 정도다그러나 이 중 거의 86%는 상위 20% 가구에 집중되었다그는 이 같은 불평등 심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부유층에게 유리한 연방 소득세 정책이라고 지적했다연방 세제 혜택과 면세 조항으로 인해 부유층에게 돌아간 연간 지원 규모는 1989년 1,920억 달러에서 2023년 1조 2천억 달러로 증가했다.

2025년에는 열두 가지 주요 세제 혜택 항목만으로도 미국 납세자들에게 1조 4천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이는 사회보장제도나 메디케어 지출과 맞먹는 규모다윌리엄스는 이러한 혜택은 복잡한 세법 속에 숨겨져 있고거의 알려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수십 년 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부의 집중을 가속하는 핵심 요인이 되었다현재 이 세제 혜택은 부유층이 가족으로부터 받는 유산보다 두 배 더 큰 국가로부터의 연례 증여로 작용하고 있다.

<가계 자산의 시간에 따른 변화지난 수십 년간 미국 내 자산 불평등이 구조적으로 확대됐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물론 나는 부의 불평등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생산수단의 소유권 구조라고 다른 글에서 주장한 바 있다하지만 윌리엄스의 연구는 국가가 세금 면제 정책을 통해 부유층이 더 부유해지는 걸 도왔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세 가지 핵심 요소—부의 불평등세대 간 자산 이전세제 혜택—는 현 사회의 근간을 위협할 정도로 부의 격차 확대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예고한다고 그는 경고했다.

[출처] ASSA 2026 -part two: the heterodox – technofeudalism; climate change; china; inequality – Michael Roberts Blog

[번역] 하주영 

덧붙이는 말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는 런던 시에서 40년 넘게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일하며, 세계 자본주의를 면밀히 관찰해 왔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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