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에 내가 책 ⟪붕괴⟫(Crashed)를 마무리하고 있을 때, 나는 비판적 정치경제학의 조건을 꽤 기초적인 방식으로 고민하고 있었다. 아래는 당시의 원문이다.
이번 주(2017년 당시) 나는 주로 돈과 초콜릿, 더 구체적으로는 글로벌 달러와 글로벌 초콜릿에 대해 블로그에 썼다. (6년 후에도 나는 여전히 차트북 196에서 코코아에 대해 쓰고 고민하고 있었다.)
가장 명백한 질문은 이 두 가지 차원 또는 수준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가, 연결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가 하는 것이다.
관계를 생각하는 한 가지 방법은 달러와 코코아 모두를 어떤 제3의 용어 아래 통합해 보는 것이다. 이는 내가 "글로벌 조건(global condition)"이라는 범주 아래 두 용어를 배치하며 시도한 방식이며, 이 용어는 게이어(Geyer)와 브라이트(Bright)의 "글로벌 시대의 세계사(World History in a Global Age)", AHR(1995)에서 차용한 것이다.
내 논평에서는 이 둘을 묶는 또 다른 용어로 자본주의를 들 수 있다. 자본주의는 코코아가 상품화되는 체제이며, 코코아가 돈으로 교환되고 그 반대도 성립하는 체제이다. 보다 철저한 마르크스주의적 접근은 이러한 상품화 과정을 뒷받침하는 노동 과정을 이해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코코아의 경우, 노동 과정과 생산의 물질적 여건을 이해하려 한다면, 이 둘을 묶을 수 있는 제3의 용어, 혹은 보다 정확히는 용어들의 집합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면 식민주의, 제국주의, 신식민주의, 주변화(아누사르 파루키, Anusar Farooqui를 참조), 제국 등의 용어들이다. 이러한 용어들은 코코아를 중앙아메리카의 자연 서식지에서 추출하고, 서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에 심으며, "북과 남", 중심과 주변 사이의 위계적 관계를 유지하는 권력 관계를 지칭한다.
좀 더 짧은 역사적 시간 척도에서는 "금융화" 같은 용어가 코코아가 상품화로 포섭되는 최신 단계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파생상품이나 코코아 선물거래는 이 상품의 시장을 조직하는 핵심 요소들이다.
여기까지는 괜찮다. 하지만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글로벌 자본주의의 불균등하고 결합된 발전을 전제로 하되, 원래의 병치와 그것이 생성하는 부조리한 감각에 주목해 보자.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코코아와 돈은 서로 어떤 관련이 있는가? 그리고 이 둘의 매우 다른 정치경제를 다시 생각해 보자. 적어도 내가 해석한 방식으로.
한편으로 우리는 궁극적으로 미국 국가의 제도들에 기반한 구조 위에 피라미드 형태로 얹혀 있는 글로벌 달러를 가지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초콜릿 산업의 모래시계 구조가 있다. 수천만 명의 극도로 가난한 농민 생산자들, 열두 개의 글로벌 대기업, 그리고 수십억 명의 소비자들. 국가는 초콜릿 이야기의 시작에서 식민주의를 통해 등장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특히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탈식민지 정권을 통해 등장한다(프랑스와 영국의 식민지 관리 방식은 시장을 운영하는 방식에서 매우 달랐고, 이것은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물론 제국의 글로벌 국가 체제(네그리와 하트, 혹은 그와 유사한 체제)가 코코아 기업들의 수십억 달러 규모의 운영을 뒷받침한다.
결국 우리는 글로벌 달러와 글로벌 코코아의 정치경제를 동일한 "세계"에 위치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정치경제는 서로 근본적으로 다르다.
나는 이 차이를 탐구하고 싶다. 우리가 불균등하고 결합된 발전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불균등함을 말하는가? 무엇이 결합되는가? 단지 다른 양적 비율의 자본과 노동뿐만 아니라 다른 것이 더 있는 것 아닌가?
이 차이를 국가적 경제 단위로 생각하는 것은 유혹적이다. 하지만 그 길 끝에는 "자본주의의 다양성(varieties of capitalism)" 문헌과 그것의 지적 실패들이 도사리고 있다.
국가 경제는 분명히 "독자적인 생명"을 획득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물어야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그것들은 분명히 불균등하고 결합된 발전의 효과로, 혹은 그것의 결합물로, 혹은 결합물의 결합물(계급 관계의 효과)로 보는 것이 훨씬 더 적절하다. 이를 하나의 단위로 취급하는 것, 예를 들어 국가 경제 통계를 다룰 때 그렇게 하는 것은 그러한 결합물의 결합물 안에서 의식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 결합물의 결합물을 결합하며 결합하는... :)
이 불균등성과 결합을 사고하기 위해 더 의미 있는 실체는 무엇일까?
내가 실험해 보고 싶은 것은 "섹터"(sector)라는 개념이다. 이는 경제 논평의 영역에서 자연스러운 개념이다. 예를 들어 경제 분석이 매트릭스 형태로 보고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한 축에는 국가와 지역이 있고, 다른 축에는 "섹터"가 있다(이제부터는 따옴표를 생략하겠다). 아래는 <파이낸셜 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분류의 간략한 개요이다.
글로벌 은행들의 대차대조표를 통해 생성된 글로벌 달러는 내가 "금융 부문"이라고 부를 개념에 할당된다. 금융 저널리즘에서는 코코아를 상품 부문, 식음료 부문, 혹은 소매 부문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다. 나는 글로벌 차원에서 불균등하고 결합된 발전 과정에 주로 관심을 두고 있기에, 코코아-초콜릿 사슬을 우리가 "농업-산업 부문"이라고 부를 수 있는 범주 아래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안하고자 한다.
이 두 영역은 위기의 논리가 상당히 다르다. 기후 변화는 은행들에게는 직접적인 관심사가 거의 아니다. 다만 탄소 할당량 거래를 위한 합성 시장을 창출하거나, 월가가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될 경우에는 예외일 수 있다.
반면, 기후 변화는 에너지 부문과 마찬가지로 농업-산업 복합체에는 실존적 의미를 가진다. 단, 그 이유는 매우 다르다.
다음 글에서는 부문을 지정하는 목록을 작성하는 진정한 재미로 들어갈 것이다. 그 전에 한 가지 사전적 코멘트를 더 하겠다.
명백히, 부문 접근법은 사람들이 상품 사슬 개념을 가지고 작업할 때와 유사하다. 그러한 연구들은 엄청난 깊이를 가지고 있지만, 특정 상품의 물질성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내가 제안하는 부문 접근법보다 더 구체적이다. 그 결과, 때로는 매개 없이 매우 구체적인 것에서 매우 일반적인 것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면화와 자본주의의 역사… 그리고 다시 구체적인 것으로 돌아온다. 분명히 나는 그러한 작업의 방향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상품 사슬 분석은 특정 상품의 생산과 유통을 중심으로 한 일련의 전방 및 후방 연계에서 그 일관성을 도출한다. 그들이 환기시키는 "사물성"은 면화, 설탕, 소니 워크맨 등과 같이 매력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그러나 나는 그 분석에 한두 단계의 추가 매개를 삽입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탐구하고 싶다. 부문 접근법은 다수성과 물질성, 기술적인 요소를 강조할 수 있게 해주지만, 약간 더 일반화된 수준에서 이를 다룬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제기된다: 자본주의의 불균등하고 결합된 발전을 서로 다른 기술적, 경제적, 정치적 형성을 가진 부문들의 역동적인 결합으로 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덧붙여 묻자면, 왜 우리는 "기술정치(technopolitics)"와 "정치경제(political economy)"라는 두 가지 훌륭한 용어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가? 기술-경제-정치(techno-econo-political)를 지칭할 좋은 용어를 누군가 제안해 줄 수는 없을까? 그리고 "기술-경제-정치"는 적절한 항목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이자면, 글로벌 자본주의에 대한 이 다원주의적 설명을 제안하면서 나는 이번 여름 팀 미첼(Tim Mitchell)의 작업에 깊이 몰입한 결과에 반응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우리가 "자본주의"라는 과도하게 물화된 개념으로 작업할 때 무엇을 하게 되는지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질문을 제기한다. 나는 또한 브루노 라투르(Bruno Latour)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이 경우, ‘존재 방식에 대한 탐구’(An Enquiry into the Modes of Existence)에서 드러나는 다원주의적 라투르(Bruno Latour, 1947–2022)의 영향이다.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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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투즈(Adam Tooze)는 컬럼비아대학 교수이며 경제, 지정학 및 역사에 관한 차트북을 발행하고 있다. ⟪붕괴(Crashed)⟫, ⟪대격변(The Deluge)⟫, ⟪셧다운(Shutdown)⟫의 저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