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중미술의 기원에 있어서 꼭 언급되곤 하는 미술동인 '두렁'의 창립 4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 <두렁, 지금>이 서울 인사동 관훈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장소 : 관훈갤러리
기간 : 2024. 11. 9~11.29.
시간 : 오전 10시 30~오후 6시 30
한국의 민중미술은 "세계 미술사에 등재될 만큼 유례를 찾기 힘든 대대적인 리얼리즘의 복권"(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과정이었고, "그 이전에도 앞으로도 영원히 등장하지 않을 대규모 집단 문화정치"(김현화 교수)라고 할 수 있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1930년대 멕시코 벽화미술운동, 1930~40년대 중국 루쉰이 주도했던 목판화 운동 등과 같은 맥락 위에 한국 민중미술이 놓여져 있다.
민중미술은 한국 민주화운동, 민중운동의 전개와 궤를 함께하기도 하고, 또 1970년대 한국 화단의 모노크롬이나 탐미주의적 예술관에 반발하면서 젊은 작가들 중심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민중미술의 시작과 관련해서 1980년 창립전을 가진 '현실과 발언' 그룹이 주로 거론되곤 한다. 광주의 '광미협'과 '서울미술공동체', 그리고 미술동인 '두렁'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루어져 왔다.
'두렁'은 1982년 김봉준, 장진영, 김우선, 이기연 등이 만들었고 이후 김명심, 김주형, 김노마, 라원식, 박홍규, 이억배, 이은홍, 정정엽 등이 함께했다고 한다. 이들이 1985년에 서울 아랍미술관에서 '서울미술공동체'와 함께 <20대의 힘> 전을 열었는데 전두환 군사 정권은 경찰을 투입해 작품들을 철거하고 압수했으며 작가들을 연행했다. 이 전시에 대한 탄압을 계기로 '민족미술협의회'(민미협)가 만들어지고 비로소 민중미술의 조직적 진영이 형성되었다. 그 이후 1980~1990년대에 걸쳐 민중미술은 큰 미술운동의 일환으로 전개되게 된다.
그런데 1994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기념비적인 전시였던 <민중미술 15년전>에 미술동인 '두렁' 쪽 인사들은 대개 보이콧을 선언했다. 또 두렁에서 활동했던 이들은 강한 현장 지향성을 갖고 있었던 만큼 이후 활동하는 모습도 다른 작가들과는 달랐다. 그러면서 민중미술은 주로 현발 그룹 인사들의 작가주의적 활동으로 대표되는 것처럼 보여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두렁은 걸개그림 같은 공동 그림 작업, 민중 판화교실 운영, 생활미술품 제작, 노동만화 창작 등의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예술을 통한 사회 변혁의 길을 모색했다.
'두렁'의 지난 40년을 회고하는 전시회가 끝나기 전, 많은 이들의 발길이 두렁 전시 관람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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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돌규는 노동자역사 한내의 운영위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