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민 위기

미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실질적인 이슈 중이민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국경 위기'는 이번 선거의 주요 주제다이는 미국 국경에서 국경수비대와 이민자 간의 충돌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다. 2023년 12월 19일 단 하루 동안 미국-멕시코 국경에 입국 허가 없이 도착한 이민자 수가 12,000명을 기록했다.


출처: Pew

2024년 세계이주보고서에 따르면멕시코-미국 국경은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국가 간 이주 통로다.

미국의 담론에서 '국경'은 일반적으로 위기의 영역으로 묘사된다혼란과 고통은 현실이다하지만 세계이주보고서는 이를 다른 관점에서 본다인구 흐름에 비추어 볼 때 유럽으로 향하는 이주 경로가 미국으로의 이주 경로보다 훨씬 더 치명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아메리카 대륙으로 향하는 이동은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전통이다그러나 현재의 '이주 위기'는 북쪽의 미국과 카리브해중미남미의 여러 국가 간의 극심한 비대칭으로 정의된다냉전 개입의 유산마약과의 전쟁베네수엘라 정권과의 새로운 대립으로 인해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도덕적 공황은 인구 이동이 불법 마약의 흐름과 한편으로 총기 유입의 상황과 겹치는 담론과 현실에서 의해 더욱 악화한다.

그러나 미주 지역의 집중적인 이민은 또한 사람들이 이동을 생각할 돈자원정보를 갖고 있는 충분히 발달된 지역이라는 사실에서 비롯된다중남미 인구의 대부분은 소득이 중하위권인 이른바 '이주 곡선(migration hump)'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계층에 속한다.

출처: World Migration Report

이러한 미국 측의 유인 요인은 강하다. 2천만 명의 합법 이민자가 미국에서 생계를 꾸리고 있다그들과 함께아니 어쩌면 "우리"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2021년에는 불법 이민자 인구가 최소 1천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이 숫자는 2000년대 초에 더 높았으며당시에는 690만 명의 멕시코인이 미국에서 허가 없이 거주했다.

출처: Pew

미국 경제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불법 이민자 수는 전체 노동자의 5%에 불과한 750만 명에 불과하다. Pew는 2017년 노동자의 부문별 분포를 이렇게 추정했다.

미국의 합법 및 비합법 노동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송금액을 송금한다멕시코는 송금 수취국 상위 4(2022년 611억 달러)에 꾸준히 랭크되어 있으며미국은 송금 유입액 1(2022년 7,915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Pew가 지적했듯이약 1,050만 명으로 추산한 불법체류 인구는 2021년 이후 급증한 이주를 고려하지 않은 수치다따라서 절대적인 숫자로만 보면 현재 2000년대 초반의 수준을 다소 상회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미국 인구는 15% 이상 증가했다따라서 '불법 이민의 위기'가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지만 비례적인 측면에서는 2000년대 초반의 정점을 훨씬 벗어난 상태다.

달라진 것은 미승인 이민자 인구의 구성이다오늘날 멕시코 출신 이민자와 함께 중앙아메리카카리브해남미에서 온 불법 이민자가 350만 명에 달한다.

이는 이 지역의 여러 위기를 반영한다.

이 중 가장 큰 문제는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앙이다미국이 베네수엘라 정권을 봉쇄하면서 초래된 정치적경제적 위기에 대응하여 2015년 이후 770만 명 이상의 베네수엘라인이 이민을 떠났다이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이민이다이러한 대치 상황이 지속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콜롬비아 이민자의 대다수가 북쪽으로 유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23년 11월 현재 약 650만 명의 베네수엘라 이주민과 난민이 라틴 아메리카특히 콜롬비아(290만 명)와 페루(150만 명), 브라질(51만 명)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았다.

수년 동안 미국은 베네수엘라 위기의 영향을 피할 수 있었다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변했다베네수엘라 난민들의 경제 상황이 악화하고 파나마로 가는 다리엔(Darién) 정글 경로가 열리면서 북쪽으로의 유입이 가속화되었다. 2022년에 베네수엘라인은 이 다리를 건너는 전체 횡단자 24만 8,000명 중 61%인 15만 명을 차지했다. 2023년에는 그 수치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출처마이그레이션 정책 연구소

다리엔 정글 횡단 경로는 코로나 위기 이후에도 대규모로 시도된 적이 없는 매우 힘든 이민 루트다대륙을 잇는 이 험난한 육교는 베네수엘라인이 아닌 아이티인들에 의해 2021년에 개통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특히 2010년대 지진 이후 아이티는 수십만 명의 난민을 해외로 내보냈다최근에는 다리엔 루트를 통해 중국과 아프가니스탄 등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전 세계 이주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중앙아메리카에 도착하면이민의 흐름은 엘살바도르과테말라온두라스의 '북쪽 삼각지대'로부터 빈곤과 갱단의 폭력을 피해 중앙아메리카로 들어온 수십만 명의 이주민이 합류한다버스와 철도를 타고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멕시코의 더 절망적인 지역과 미국과의 오랜 연고를 가진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이주하면서 그 수가 수십만 명으로 늘어난다.

미국 국경수비대의 통계에는 이러한 이민자의 미국 유입이 반영되어 있다.

이러한 혼합을 '글로벌'이라고 부르는 것은 과장된 표현이다하지만 이전 수십 년보다 훨씬 더 다양해진 것은 분명하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민의 새로운 경제학을 처음으로 다루었다트럼프에게 이민을 저지하는 것이 승산이 있는 이슈처럼 보였다그리고 그는 "장벽 건설등에 대한 익숙한 허풍으로 대응했다그러나 2019년에는 이민자 수가 급증했고 미국은 멕시코 정부가 남부 국경의 흐름을 막는 데 협조하도록 강력하게 압박할 수밖에 없었다코로나19의 뚜껑이 열리자마자 이민의 흐름은 본격적으로 재개되었다.

분명히 필요한 것은 미국 국경 방어를 넘어 전체 지역의 개발 기회와 정규화된 이동성을 제공하는 정책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민 문제에 대해 역사상 가장 적극적인 행정부 중 하나였다가장 대담한 이니셔티브 중 하나는 지역 전체의 흐름을 관리하기 위한 지역 및 양자 간 합의를 모색하는 것이었다구속력은 없지만 이주와 보호에 관한 로스앤젤레스 선언(2022년 중반 채택)은 정부의 야망을 보여주는 이정표이다이 선언에 서명한 22개국은 비정규 이주의 근본 원인과 동기를 해결하고정규 경로를 확대하며인신매매를 방지하고취약한 이주자의 보호를 개선하고대규모 위기에 대한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대화와 협력을 강화할 것을 약속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는 바이든 팀의 전형적인 정책이다위기에 대한 이해가 현명하고 포괄적이다그러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에서도 전형적인 정책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수백억 달러를 지원한 반면카멀라 해리스가 이끄는 중앙아메리카의 이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 원인 전략‘ 예산은 4년간 40억 달러즉 연간 10억 달러가 책정되어 있다이 계획에는 훌륭한 요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농업의 지속 가능성공급망 개선현지에서 일자리 창출을 장려하는 데 중점을 둔다예산이 10배만 더 많다면 진지한 노력으로 간주할 수 있다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미흡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당연히 이민자들은 계속 몰려들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다양한 신규 입국자들에게 최소한의 '황혼지위를 부여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수립하고 있다이러한 제도는 현재 230만 명을 대상으로 하지만 미국 영주권으로 가는 길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망명 신청으로 이어져 망명 신청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

한편국경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비인가 도착자들을 되돌려 보내기 위해 긴급 COVID 조항의 권한을 포함하여 모든 가능한 행정 조치를 사용해왔다.

결과적으로 멕시코와 미국 모두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이는 트럼프가 더 극단적인 정책 공약을 제안할 여지를 제공한다현재 트럼프는 미국 내 모든 불법 이민자를 완전히 추방하겠다고 제안하고 있다이는 권위주의적이고 외국인 혐오적인 환상으로피터슨 연구소같은 자유주의 싱크탱크는 미국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대응하고 있다이들의 추정에 따르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급등하고 GDP는 5%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 모두 섀도우 복싱을 하고 있다노동력의 5%를 잃는다는 것이 미국 경제에 미칠 충격은 누구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그러나 정말 심각한 것은 이 논쟁이 미국의 바로 이웃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진지한 고려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미국 내 천만 명이 넘는 불법 이민자들은 어디로 추방될까멕시코로원래 살던 고향으로 돌아갈까이 제안의 초현실적인 수준은 지역 개발과 안정화라는 과제로서 '위기'를 해결하려는 미국의 체계적인 실패를 반영하기 때문에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바이든 행정부는 적어도 이 방향으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그러나 미국은 자기 지역 문제를 우선시하기보다 다른 "더 시급한글로벌 관심사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출처] Chartbook 297: The American migration crisis. (substack.com)

[번역] 하주영

덧붙이는 말

애덤 투즈(Adam Tooze)는 컬럼비아대학 교수이며 경제, 지정학 및 역사에 관한 차트북을 발행하고 있다. 『붕괴(Crashed)』, 『대격변(The Deluge)』, 『셧다운(Shutdown)』의 저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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