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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데일리 큐레이션 |
DAILY CURATION
2026/08/28(금)
어제 16시 — 오늘 16시의 세계 |
거듭되는 사건 사고들. 쏟아지는 온갖 보도와 입장들.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 거지? 답답했던 이들을 위한 참세상의 신규 콘텐츠, ‘데일리 큐레이션’을 시작합니다. 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 국내외 여러 매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세상의 소식을 민중의 관점으로 고르고 톺아봐 매일 저녁 전합니다. 다른 세계를 향해 고민하고 투쟁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 1 | 혐오와 차별을 막자고 만든 교육부의 첫 안내서에서 ‘성적 지향’ 29번 가운데 28번이 지워졌고, 검토진 7명 중 6명이 자리를 떠났다. 오늘의 심층 분석 첫 편이 그 삭제의 경위를 따라간다. |
| 2 | 청와대가 쟁의 대상을 시행령 대신 ‘지침’에 담겠다며 한발 물러선 날, 조선소 노동자 5,379명은 성과급 파업에 표를 던졌다. 법이 넓힌 쟁의의 폭을 행정이 어떻게 좁히는지 두 번째 심층 분석이 따라간다. |
| 3 | 청와대가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 달라고 요구했다. 제청권은 임명권을 “뒷받침하는 권한”이라는 청와대와 절차 검토에 들어간 대법원 사이에서 헌법의 빈칸이 드러났다. |
| 4 | 특검은 헌법재판관 임명을 미룬 한덕수 전 총리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국회에 군을 들여보낸 지휘관이 법정구속된 다음 날, 내란의 책임은 총리실 문 앞까지 왔다. |
| 5 | 네팔 홍수는 사흘째 사망 469명, 실종 1,535명이 됐고, 궤도에서 찍힌 강의 전후 사진이 오늘의 한 장이다. 같은 날 국내에서는 댐 다섯 개를 더 짓는 결정을 두고 사설과 성명이 갈렸다. |
함께 볼 기사 「소수자 혐오 막겠다더니, 14개 교육청이 “‘성소수자’ 빼 달라”」 오마이뉴스 · 08/28
함께 볼 기사 「[사설] ‘혐오 · 차별 자료’서 성소수자 뺀 교육부, 이게 혐오 · 차별이다」 한겨레 · 08/28
함께 볼 기사 「“혐오 · 차별 대응 자료서 ‘성소수자’ 뺀 교육부, 전세계적 망신”」 한겨레 · 08/28
함께 볼 기사 「혐오 · 차별 대응에서 성소수자 지운 교육부, 보호가 아니라 방기다」 민주노총 성명 · 08/28
교육부가 전국 학교에 배포할 첫 ‘혐오 · 차별 표현 대응 가이드북’에서 성소수자 관련 내용이 모두 빠졌다. 28일 한겨레가 처음 전했다. 이 책자는 배재고 야구부의 ‘5 · 18 조롱’ 사건 뒤에 만들어졌다. 서울시교육청 초안에 29번 나오던 ‘성적 지향’은 부록에 한 번만 남았고 17번 나오던 ‘성별 정체성’은 한 번도 남지 않았다. 성소수자 학생의 피해 사례와 학교의 대응 지침도 함께 사라졌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16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14곳이 빼자고 했고, 넣자고 한 곳은 하나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반대 민원 등으로 학교 배포가 부담스럽다”는 교육청 입장을 이유로 들었다.
교육부가 검토를 맡긴 전문가 7명 가운데 6명이 반발하며 검토진에서 빠졌다. 검토진에서 빠진 조혜인 변호사의 말을 빌리면 ‘반대 민원’이 바로 이 가이드북이 막자고 제안한 혐오 · 차별이라는 것이다. 민원을 피하려고 민원의 표적을 지운 셈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4월 내놓은 조사에서 성소수자 청소년의 31.2%는 교사에게, 60.4%는 또래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답했다. 우울 증상이 의심되는 비율은 69.0%로, 여성가족부 청소년 통계의 27.7%보다 두 배 반 높다. 2020년 인권위와 시도교육감협의회가 함께 만든 책자에는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이 판단 기준으로 들어 있었다.
결정의 주어는 교육부 하나가 아니다. 삭제를 요청한 14곳에는 진보 교육감의 교육청도 들어 있다.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은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차별금지법에 유보적인 분위기에서 다른 목소리를 낼 부처가 없다고 봤다. 민주노총과 전교조, 무지개행동,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같은 날 성명을 냈다. 전교조는 이 삭제를 “전세계적 망신”이라고 불렀다. 녹색당의 윤수영 부대표는 “진보교육감 교육청도 절대다수가 성소수자를 빼자고” 했다는 사실을 “어처구니가 없다”고 썼다.
첫째, 교육부가 배포를 강행하는지, 전면 재검토 요구에 응하는지다. 둘째, 삭제를 요청한 14개 교육청의 이름이 드러나는가다. 셋째, 이 일이 차별금지법 논의로 이어지느냐다. 9월에 이 책자를 받는 교실에는 성소수자 학생이 있다. 책자의 목록에는 없다.
함께 볼 기사 「조선업계도 성과급 요구…HD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투표 가결」 한국경제 · 08/27
함께 볼 기사 「대통령의 한마디가 노동부 지침이 되는 48시간」 참세상 · 07/22
청와대가 28일 노란봉투법의 ‘노동쟁의 범위’를 시행령 대신 시행지침에 담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성과급 요구는 “쟁의 대상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고, 이달 11일 국무회의에서 “규정으로 명확하게” 하라고 다시 지시한 지 17일 만의 후퇴다.개정 노조법에는 쟁의 범위를 하위 법령에 맡기는 위임 조항이 없고, 시행령으로 쟁의 대상을 좁히면 헌법이 보장한 단체행동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 한겨레에 따르면 노동부는 지난 2월 24일 만든 해석지침을 보강해 9월 초 공개하고, 31일 양대노총에 먼저 설명한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일이 ‘쟁의 대상 아님’의 예시로 들어갈 전망이다.
전날 밤 울산에서 HD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했다. 재적 8,127명 가운데 5,607명이 투표해 5,379명이 찬성했다. 재적 대비 66.2%, 투표자 대비 95.9%다. 요구는 기본급 14만 9,600원 인상과 상여금 100%, 그리고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배분이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4일 조정 중지를 결정했고, HD현대삼호 노조도 같은 30%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쟁의 대상 아님’의 예시로 넣을 것으로 알려진 바로 그 요구를 두고, 조합원 셋 중 둘이 파업에 표를 던졌다.
지침은 법적 강제력이 없는 안내문이다. 그런데 청와대는 스스로 “현장에 미치는 효과는 유사하다”고 썼다. 입법예고와 규제심사를 건너뛰면서 효과는 같다는 뜻이다. 민주노총 전호일 대변인은 “시행령은 물론 시행지침 폐기”를, 한국노총 최종환 대변인은 “형식과 관계없이 정부가 쟁의 대상인지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쟁의권 위축이라고 했다. 노란봉투법은 3월 10일 시행되면서 교섭 상대와 쟁의의 폭을 넓힌 법이다. 넓힌 폭을 행정이 안내문으로 되접는 구조는 지난달 이 지면이 짚은 ‘대통령의 한마디가 지침이 되는 48시간’의 연장선이다. 형식만 바뀌었을 뿐 누가 쟁의의 범위를 정하느냐는 물음은 그대로다.
첫째, 9월 초 공개될 지침의 성과급 조항이다. 둘째, HD현대중공업이 다음 주 교섭에서 파업으로 가는지다. 셋째, 31일 양대노총 면담에서 지침 폐기 요구가 어디까지 받아들여지는가다. 지침이 나오는 달에 조선소가 멈추면, 지침에 없는 강제력을 회사가 손해배상 소송으로 채우려 들 수 있다. 그때 성과급이 쟁의 대상인지 가리는 자리는 법정이 된다.
8월 26일 아침 네팔 · 티베트 국경의 빙하가 내려앉아 렌데강을 막았다 터뜨린 자리를 궤도에서 찍은 전후 사진이다. 트리슐리강은 30분 만에 9미터가 올랐고, 사흘째 사망 469명, 실종 1,535명이다. 세계 배출량의 0.1%도 안 되는 나라가 치르는 값이 위성에서도 보인다.
현대차에 고용승계를 요구해 온 이수기업 해고자들이 현대차 본관 앞 선전전을 이어갔다. 해고 697일째, 천막농성 497일째라는 숫자가 원청의 침묵의 길이를 잰다. “진짜 사장 현대차가 고용승계 책임져라”는 구호는 2년 가까이 같은 자리에 있다.
해고697일 천막농성497일… 진짜사장 현대차가 고용승계 책임져라
— 이수기업해고자 성훈 (@YISOOHOON) 2026년 8월 28일
“인간으로 남자”를 내건 활동가 수마일라 디아와라가 사촌 야쿠바의 죽음을 기록했다. 유엔 특별보고관 프란체스카 알바네제가 이 글을 옮기며 유럽 이주 정책의 값을 한 사람의 이름으로 보여줬다. 그가 어떻게 살고 어떻게 떠났는지는 원문이 말한다.
Yacouba Diawara was my cousin. He was 25… arrived in Italy from Libya at 18
— Soumaila Diawara (@soumi_ds) 2026년 8월 28일
삭제의 책임이 어디까지 닿는가가 오늘 광장의 축이다. 녹색당 윤수영 부대표는 진보 교육감 교육청까지 성소수자 삭제에 동의했다는 사실을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썼고, 이 글은 오후에만 85번 옮겨졌다. 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는 “악성 민원이 우려되면 ‘윤어게인’도 용인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성소수자교사모임 QTQ는 전남의 한 초등교사의 말을 카드로 올렸다. “똑바로 보세요. 존재를 인정하세요.” 띵동은 같은 시각 청소년 성소수자의 혐오표현 피해 사례를 모으기 시작했다. 교육부에서 시작한 물음이 교육청과 정부의 기류로 번지는 중이다.
진보교육감 교육청도 절대다수가 성소수자를 빼자고…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 윤수영 (@suyouung) 2026년 8월 28일
네팔 홍수는 사흘째 사망 469명, 실종 1,535명으로 불어났다. 재난의 이름을 무엇으로 부를 것인가가 국제 광장의 논쟁이다. AJ+는 세계 배출량의 0.1%도 안 되는 네팔이 값을 치른다고 했다. 유엔 특별보고관 알바네제가 이 영상을 옮겼고 3천 명 넘게 호응했다. 한겨레가 전한 과학자들의 경고는 기온이 1도만 올라도 빙하호가 넘친다는 것이다. 국제민중회의는 지역 차원의 공동 대응을 요구했다. 같은 날 국내 보수지는 답을 댐 증설에서 찾았다. 그 사설은 아래 비평에서 다룬다.
Nepal produces less than 0.1% of the world's carbon emissions. But it's paying the price
— AJ+ (@ajplus) 2026년 8월 27일
2024년 7월 윤석열 정부가 신규 댐 14곳을 발표하며 붙인 이름이다. 극한 호우와 가뭄에 대비한다는 뜻인데, 이 정부는 지난해 9월 그중 7곳을 백지화했다가 이번 주 5곳을 되살렸다. 되살린 근거로 기후부가 든 것은 충청권 메가프로젝트에 하루 18만 톤의 물을 대야 한다는 계산이었다. 이름에는 기후가 들어갔지만 물을 받는 곳은 반도체 공장이다. 환경운동연합이 성명 제목을 “윤석열 정부 기후대응댐 되풀이”로 단 이유이고, 동아일보 사설이 같은 댐을 “불가피”하다고 부른 이유다. 한 낱말이 두 정부를 잇는다.
교육부는 성소수자를 지운 이유로 교육청의 “반대 민원”과 교사의 부담을 들었다. 그 교사 가운데 한 사람이 같은 날 오후 카드 한 장으로 답했다. QTQ가 옮긴 전남의 한 초등교사의 말은 이렇다. “학교 내 성소수자 구성원들의 안전보다 반대 민원을 듣지 않는 것을 선택한 교육부… 똑바로 보세요. 존재를 인정하세요.”라고 썼다. 민원을 받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민원보다 학생을 택하겠다고 한 것이다. 교육부가 말한 교사의 부담이 실은 학생의 안전 문제라는 것을, 정책 문서보다 이 한 문장이 먼저 말한다.
1. 기후위기를 이유로 댐을 확정한 정부에, 같은 기후위기를 이유로 반대하는 성명이 하루에 둘 나왔다. 환경운동연합은 28일 새벽 「윤석열 정부 기후대응댐 되풀이, 신규댐 계획 백지화하라」를 내 기후부의 신규 댐 5곳 확정을 지난 정부의 되풀이로 규정했고, 같은 날 오전 「‘할인’만 있고 책임은 없다. 재생에너지 확대, 에너지정의를 위한 전기요금 차등제 재설계하라」로 요금 체계까지 겨눴다. 정의당은 같은 날 「네팔 홍수 희생자들을 애도합니다」에서 “이번 홍수의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기후위기”라며 “이재명 정부는 이 문제를 5년 뒤, 10년 뒤로 유예해선 안 됩니다”라고 했다. 기후부의 확정 문서와 두 성명은 ‘기후’라는 같은 낱말을 서로 다른 뜻으로 썼다.
2. 노동자가 쓰러진 조선소와 복직을 요구하다 송치된 호텔이 하루에 겹쳤다. 금속노조는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한화오션 온열질환 사망 철저한 원인 조사 및 재발 방지 대책 촉구」에서 “폭염작업장 노동자 사망사고 철저하게 원인을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노동부 통영지청이 온열질환을 인정하지 않은 상태라 조사의 주체가 다음 쟁점이다. 서비스연맹은 27일 「세종호텔 노동자 · 연대시민 16명 무더기 송치, 복직 요구를 범죄로 만들지 말라」에서 “서울중앙지검은 16명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내리고” 세종호텔은 “노동자와 연대시민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3. 차별을 바로잡는 결정과 되돌리는 행정이 같은 주에 나왔다. 정의당은 27일 헌법재판소가 국내 출생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 규정 부재를 위헌으로 결정하자 「헌법재판소의 출생등록 위헌 결정을 환영한다, 국회와 정부는 즉각 입법에 나서라」에서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태어난 아이라면 즉시 출생 등록될 권리를 갖고 있다”며 보편적 출생등록제 입법을 요구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27일 「성평등 훼손하는 진주시와 대전광역시, 차별 행정 멈춰라」에서 “지방자치단체는 혐오 논리를 방임하는 차별 행정을 중단하라”고 했다. 권리를 넓히는 결정과 좁히는 행정이 같은 주에 나온 셈인데, 좁히는 쪽의 방향은 오늘 심층 분석 첫 편의 교육부와 겹친다.
4. 한편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27일 「이재명 대통령은 즉각 인준 거부하라」에서 “내란 옹호 극우 인사 인준 거부가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라고 물었다. 매일노동뉴스가 전한 노동계의 반발도 이어지지만, 인요한 전 의원의 대한적십자사 회장 인준은 아직 그대로다.
호르무즈 통행료라는 뉴스를 달러 체제의 문제로 읽는 글이다. 허드슨은 미국이 화물 가치의 20%를 통행료로 받겠다는 구상과 이란 예치금 100억 달러대 압류, 아랍에미리트의 1조 4천억 달러 투자 약속을 한 줄에 놓는다. 1974년 이후 산유국의 석유 수입이 미국 금융시장으로 되돌아오던 구조가 흔들리자, 그 구조를 군함으로 붙드는 것이 이 전쟁의 목표라는 결론이다. 이란 외무장관의 반박을 병치한 대목에서 국제법이 이미 협상 카드가 됐음이 드러난다. 오늘 심층 분석 두 번째 편의 뒷면을 이 글이 채운다.
미국인 70%가 자기 동네의 AI 데이터센터에 반대한다는 숫자로 시작하는 글이다. 뉴욕주와 덴버가 1년 건설 중단을 택했고, 샌더스는 AI 기업 지분 절반을 국민이 갖는 국부펀드 법안을 냈다. 글은 “AI의 토대는 인류가 공동으로 축적한 지식과 수천만 명이 만들어낸 창작물”이라는 문장으로 그 소유권 주장의 근거를 댄다. 물과 전기를 둘러싼 동네 싸움이 소유 구조의 질문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이 글의 값이다. 한국에서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수 계획이 댐 논쟁으로 번지는 오늘, 옆에 두고 읽을 만하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무능’이라 부르면서, 무능의 증거로 든 것이 부동산 세제 개편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뿐인 사설이다. 40 · 50대가 돌아선 이유를 “주거와 자산 가치가 불안해졌기 때문”이라고 쓰는 순간, 이 사설이 보는 국민은 자산 보유자다. 어제 노동부가 발표한 실질임금 석 달 연속 감소는 이 목록에 없다. 검찰 수사권 조정을 “국민의 안전”으로 바꿔 부르는 대목에서는 정책 평가 대신 이 지면의 오래된 입장이 읽힌다. 사설의 처방인 “역량을 갖춘 인사 기용”은 결국 누구를 기용하라는 말인지 끝까지 밝히지 않는다.
금리 인상의 부담이 “취약한 부문에 집중되며 양극화의 그늘을 더 짙게 할 것”이라고 스스로 쓴 사설이다. 그런데 그 문장의 결론은 “퍼주기식 예산을 지양하고 선제적인 국가부채 상환에 나서라”다. 취약계층을 “보듬어 안을 미시 정책”은 한 줄로 지나가고, 800조 원 예산은 물가를 자극하는 돈풀기로만 읽힌다. 그 예산 안에 취약계층 지원이 얼마나 있는지는 따지지 않는다. 통화와 재정의 엇박자를 걱정하면서 실은 재정도 긴축하라는 요구인 셈이다. 금리와 예산이 동시에 조여질 때 먼저 잘리는 것이 무엇인지, 사설은 알고 있으면서 쓰지 않았다.
전날 지면의 사설이지만 오늘 환경운동연합과 진보당이 정반대의 답을 내놓아 함께 읽는다. 사설은 거제의 200년 만의 폭우와 청양의 500년 만의 폭우를 근거로 댐 5개를 “불가피”하다고 보고, 오히려 용인 반도체 산단의 하루 150만 톤과 호남 클러스터의 65만 톤 용수 계획이 없다며 더 지으라고 한다. 흥미로운 대목은 근거의 이동이다. 첫 문단의 근거는 홍수인데 셋째 문단의 근거는 246조 원 설비투자다. 재난 대비와 산업 용수는 다른 문제이고, 후자를 위한 댐을 전자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지난 정부의 ‘기후대응댐’이 남긴 언어였다. 물을 얼마나 가둘지보다 누구를 위해 가두는지가 갈림길이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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