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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데일리 큐레이션 |
DAILY CURATION N°008
2026/08/20(목)
어제 16시 — 오늘 16시의 세계 |
거듭되는 사건 사고들. 쏟아지는 온갖 보도와 입장들.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 거지? 답답했던 이들을 위한 참세상의 신규 콘텐츠, ‘데일리 큐레이션’을 시작합니다. 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 국내외 여러 매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세상의 소식을 민중의 관점으로 고르고 톺아봐 매일 저녁 전합니다. 다른 세계를 향해 고민하고 투쟁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 1 | 훈련 중단과 투자 보증 축소, 분기 손실 123억 달러까지 겹친 한 주, 오픈AI를 떠받치던 약속들이 잇따라 흔들렸다. |
| 2 | 만나지 못한 209일 끝에 대법관 제청서가 서면으로 갔고, 그 다툼 어디에도 재판받을 시민의 자리는 없었다. |
| 3 | 공동파업으로 부품사 라인이 멈춘 날, 김제의 부품 공장에서는 노조에 가입한 이주노동자들의 재계약이 평가표 앞에서 끊기고 있다. |
| 4 | 정부가 2040년 전력 전망을 넉 달 만에 원전 19기 분량만큼 늘려 잡았고, 답으로 제시된 것은 원전 수명 연장이었다. |
| 5 | “지하철 시위 중단”이라는 보도에 전장연은 중단을 결정한 적이 없다고 답했고, 그 정정의 맥락은 온라인 광장에 담았다. |
함께 볼 기사 「속보: 오픈AI의 와해가 시작됐다」 BREAKING: OpenAI's unraveling has begun · Gary Marcus · 08/19
17일 엔비디아가 오픈AI 오하이오 데이터센터에 서기로 했던 지급 보증을 2,50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대로 줄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18일에는 두 가지가 겹쳤다. 샘 올트먼이 차세대 모델의 강화학습 훈련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오픈AI의 2분기 성적표를 공개했다. 매출 67억 달러, 영업손실 123억 달러. 매출이 18% 느는 동안 손실도 약 30억 달러 더 불었다. 19일 인지과학자 게리 마커스는 “오픈AI의 와해가 시작됐다”고 썼다.
오픈AI가 2030년까지 컴퓨팅에 쓰기로 약속한 돈은 7,500억 달러에 이른다. 이 약속은 해마다 대규모 투자를 새로 받아야 지켜진다. 그런데 최근 1,220억 달러 라운드에서 벤처캐피털이 낸 돈은 120억 달러뿐이었다. 나머지는 아마존 500억, 엔비디아 300억, 소프트뱅크 300억. 칩과 클라우드를 파는 공급자들이 고객에게 돈을 넣고, 고객은 그 돈으로 다시 공급자의 물건을 사는 순환이다. 테크 비평가 에드 지트론은 이 사슬의 끝을 짚는다. 소프트뱅크는 오픈AI 지분을 담보로 100억 달러 대출을 검토할 만큼 물려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AI 매출의 70%가 이 회사에 걸려 있다.
회사는 훈련 중단의 이유로 안전과 정렬(모델이 사람의 의도를 벗어나지 않게 맞추는 작업) 기준을 들었다. 보안 평가 중 미공개 모델이 통제 환경을 벗어나 외부 시스템을 침범한 사건이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나 훈련 중단은 곧 지출 축소이기도 하다. 보증 축소와 손실, 훈련 중단이 한 주에 겹치자, “안전 때문”이라는 회사의 설명을 그대로 믿지 않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 회사가 흔들리면 벤처 펀드와 사모신용, 데이터센터 채권으로 얽힌 금융의 사슬이 함께 흔들린다.
첫째, 지트론이 다음 고비로 꼽는 내년 초 자금 조달의 성사 여부다. 둘째, 경쟁사 앤스로픽이 먼저 기업공개에 나서 투자금을 빨아들이는가다. 셋째,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가 다음 실적 발표에서 오픈AI 관련 전망을 어떻게 고치는가다.
함께 볼 기사 「대법관 서면 제청 파문, 청와대 책임이 크다」 조선일보 · 08/20
함께 볼 기사 「청와대에 대법관 후보 일방 통보한 조희대, ‘정치 도발’하나」 경향신문 · 08/19
함께 볼 기사 「‘서면 제청’ 한 대법원장, ‘후보 사퇴 종용’은 또 무슨 말인가」 한겨레 · 08/19
조희대 대법원장이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임명 제청했다. 대법원장이 대통령을 만나 사전 협의 끝에 제청하던 관례를 깬 것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대통령과 대법원장은 후임 인선을 두고 209일 동안 이견을 이어 왔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만나서 합의할 기회를 주지 않아 마지막 남은 방법이었다”며, 서면 방식 자체는 민정수석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했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0일 조 대법원장 출석요구를 여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사설들은 정확히 반대로 썼다. 조선일보는 청와대가 특정 성향 후보를 고집해 판을 깼다며 “청와대 책임이 크다”고 했고, 경향신문은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대법원장의 일방 통보를 “정치 도발”이라 불렀다. 헌법 조문은 양쪽 모두의 편이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만 돼 있고, 사전 협의 규정은 없다. 관례가 하던 일을 조문이 대신하지 못하자 제청권과 임명권이 정면으로 부딪혔다.
배경에는 대법관 정원을 26명으로 늘리는 증원 국면이 있다. 증원되면 현 대통령이 임기 안에 대법관 22명을 임명하게 되고, 그 구성의 주도권을 쥐려는 싸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누가 이기든 정해지는 것은 앞으로 수십 년 판결의 방향이다. 두 권력이 주어 자리를 다투는 동안, 대법관 공백으로 늘어지는 재판의 시간은 누구의 책임도 아닌 일로 남는다. 제청된 후보 본인조차 협의 없이 진행된 사실을 몰랐다는 전언도 나왔다. 사법의 민주적 통제는 필요하다. 다만 그 통제가 ‘대법원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는 말로만 오가는 동안, 재판받을 권리는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못한다.
첫째, 국회 동의 절차가 열리는지, 인사청문회 없이 표류하는지다. 둘째, 여당 일각의 탄핵 주장이 실제 절차로 넘어가는가다. 셋째, 대법관 증원 입법과 제청 절차 개편 논의가 이 충돌을 계기로 어디까지 가느냐다.
알리안츠가 추산한 폭염 스트레스 시나리오의 나라별 GDP 손실(2026~2030년 누적)이다. 일본 3,540억 달러, 프랑스 2,400억 달러, 이탈리아 1,470억 달러. 기온이 30도를 넘어서면 1도 오를 때마다 시간당 생산액이 약 1.3달러씩 줄어드는 비선형 곡선이 이 숫자의 바탕에 있다. 참세상이 옮긴 애덤 투즈의 진단은 폭염을 물가와 성장을 흔드는 거시경제 변수로 읽는다. 결국 냉방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시간과 작업중지의 문제라는 뜻이다.
공동파업으로 공장이 멈춘 날 새벽에도 현대차 본관 정문 앞의 가장 오랜 자리는 그대로였다. 해고 689일, 천막농성 489일째의 선전전에 현대차지부 조합원들이 함께 섰다.
이수기업 선전전 해고689일 천막농성489일. 오전 5시40분 현대자동차 본관정문앞 선전전 진행하고있습니다. 현대자동차지부 열사회 이도한 동지, 시트2부 권상훈 동지 선전전 함께하고 계십니다. 감사합니다. 진짜사장
— 이수기업해고자 성훈 (@YISOOHOON) 2026년 8월 20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0일 아침 7시 30분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자택 앞 “3차 알현 투쟁”을 예고하고 생중계 링크를 열었다. 세종호텔 해고자 허지희 씨는 이날 저녁 6시 30분 세종호텔 앞에서 열리는 투쟁승리 목요문화제를 알렸다.
어제 전장연이 시청역 농성장을 정리하자 “지하철 탑승 시위 돌연 중단” 같은 표제가 잇따랐다. 전장연은 오늘 낮 “전장연은 현재 단계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중단결정을 하지 않았습니다”라는 정정요청을 내고 24일 아침 서울역 73차 행동을 예고했다. 실제로 접힌 것은 서울시의회의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조례 발의에 따른 시청역 농성장이고, 지하철 행동은 기획예산처와의 협의 속에 미뤄 둔 것이었다. 유보와 중단 사이의 거리를 지운 표제들은 투쟁이 끝났다는 인상을 만든다. 마침표를 서둘러 찍은 쪽은 당사자가 아니었다.
그리스 전 재무장관 야니스 바루파키스가 “그리스가 이스라엘의 위성국가로 변모하는 속도가 무섭도록 빠르다”며 저항을 촉구했다. 그리스는 이스라엘 방산업체와 40억 달러 규모의 방공망 계약을 맺는 최종 단계에 있고, 이스라엘 · 키프로스와의 3자 군사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두 시간 뒤 유엔 특별보고관 프란체스카 알바네제는 “이탈리아 남부 사람들은 그리스에서 벌어지는 일을 이해해야 한다”고 받았다. 팔레스타인을 지우는 힘이 지중해의 나라들을 차례로 묶고 있다는 경고다.
The transformation of Greece into an Israeli satellite is proceeding at breakneck speed. This bodes ill for the majority of Greeks, for peace in our region and for Europe and West Asia more broadly. It must be resisted.
— Yanis Varoufakis (@yanisvaroufakis) 2026년 8월 20일
전장연은 보건복지부 장관 자택 앞 행동을 “알현 투쟁”이라 부른다. 공문서로 넣은 면담 요청이 몇 달째 닿지 않으니, 왕조의 말을 빌려 아침 7시 반 장관의 집 앞에 서는 것이다. 민주공화국의 장관을 만나는 일이 왜 알현이 되어야 하는가. 이 단어의 풍자가 겨누는 곳은 닫혀 있는 문 쪽이다.
가자 출신 분석가 무함마드 셰하다가 BBC의 인터뷰 취소 경위를 공개했다. 이스라엘군이 5살 힌드 라자브 피살에 대해 처음으로 발포를 인정하면서 구급차 이동 조정의 실패를 조사 사유로 내세운 날, BBC 프로듀서 두 명이 먼저 연락해 인터뷰 시간을 확정했다. 그가 사전 통화에서 “이스라엘군 발표는 은폐”라고 상세히 설명하자 인터뷰는 취소됐다. 게시물은 조회 10만을 넘기며 확산 중이다. BBC가 가자에 관해 어디까지 말해도 된다고 보는지, 그 문턱을 취소된 인터뷰만큼 잘 보여 주는 방송은 없다.
Disappointed the BBC cancelled my interview on Israel's killing of Hind Rajab. 2 producers eagerly reached out. They confirmed the time & one called to prepare a brief for the anchor. She asked me whether Israel‘s announcement is positive, I explained in detail it was a cover up.
— Muhammad Shehada (@muhammadshehad2) 2026년 8월 20일
1. 고 김승모 노동자가 숨진 지 29일, HL만도를 향한 요구가 두 갈래로 나왔다. 만도 평택공장 청년 비정규직 고 김승모 중대재해 대책위원회는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의 종합감독이 “노동조합에는 계획도 알려주지 않고 회사 입장만 듣는 편파 감독”이 됐다며 “평택지청은 부끄러움을 알라”고 했다. 같은 날 대책위는 유족 요구안을 내놓았다. 정몽원 그룹 회장과 조성현 대표이사의 공개사과, 재해조사보고서 제출, 불법파견 실태 규명, 징벌 배상.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입건된 다음 날의 요구다.
2. 정부 대책이 내세우는 말과 현장에서 들리는 말이 어긋난 하루이기도 했다. 정의당은 “전월세 안정 공급 대책에 세입자가 없다”며 공공임대만 확정됐을 뿐 민간 공급은 착공 약속에 그치고 세입자 이주 대책이 빠졌다고 짚었다. 서비스연맹은 “중소상인 생존권 짓밟고 노동자의 밤을 빼앗는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논의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새벽 배송의 편리가 상인의 생존권과 배송 노동자의 밤을 값으로 치른다는 지적이다.
3. 한편 국정원감시네트워크(참여연대 등)는 국정원이 “위헌 · 위법한 비상계엄 체제의 유지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사실상 부역한 것”이라며 “국정원의 내란 가담, 수사와 국정조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노동당 노동위원회 등 8개 단체는 민주노총 지도부의 사회적 교섭 추진을 두고 “양보가 예정된 사회적 교섭 추진 중단하라”는 공동성명을 냈다. 계엄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와 나란히, 노동운동 안의 노선 논쟁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경제학의 통계로 경제학을 심문하게 만든 글이다. 인과관계를 주장하는 논문은 1990년 7.7%에서 2023년 32.6%로 늘었는데, 그중 최대 70%가 재현되지 않는다는 조사를 로버츠는 나란히 놓는다. 정교해진 것은 방법이지 설명이 아니라는 뜻이다. 금융위기와 기후변화 앞에서도 학계가 낡은 모형에 매달리는 동안, 설명 대상에서 빠진 것은 자본주의 그 자체였다는 결론까지 데려간다.
파업 첫날 아침에 실린 이 사설은 노조의 요구를 “무리한 요구”로, 하청의 원청교섭 요구를 노란봉투법을 앞세운 동참 세력으로 정리한다. 그런데 부품사가 해마다 받아 온 원가 인하 요구와 2~3%에 머무는 부품사 영업이익률, 개정 노조법 시행 뒤 다섯 달째 원청이 교섭에 나오지 않는 사정은 한 줄도 없다. 중국 전기차의 위협은 실재한다. 다만 그 위협 앞에서 비용을 먼저 줄여 온 곳이 어디였는지를 빼면, 경쟁력이라는 말은 부품사 노동자의 임금 앞에서만 날카로워진다.
“속도전을 넘어 전격전”이라는 대통령의 말을 이 사설은 습지 앞에 되돌려 놓는다. 반도체 산단 예정지 바로 옆 장록습지의 람사르 등록 심사가 9~10월로 다가왔는데, 정부는 환경 영향을 따로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적 자체는 아프고 정당하다. 다만 이 신문이 환경영향평가의 1년을 걱정하는 자리가 개발 속도전 일반에 대한 반성인지, 정부 공격의 소재인지는 갈라 읽을 필요가 있다. 답해야 할 쪽은 분명하다. 전격전이라는 말로 건너뛴 검토가 습지 하나에 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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