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AI 경쟁이라는 거짓말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침략 정당화 계획

미국과 중국이 AI 경쟁을 벌인다는 이야기는 참 우습다. 그런데도 그 경쟁이 미국에 고속철도를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지는 일은 절대 없다.

"중국의 고속철도망은 가히 세계 8대 불가사의라 할 만하다."

 

미치 존스(Mitch Jones), 푸드 앤드 워터 워치(Food & Water Watch) 정책·소송 담당 이사가 <커먼 드림스>(Common Dreams)에 게재한 글을 재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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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가 인공지능(AI)을 위해 막대한 물과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을 벌이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의 'AI 경쟁'이라는 담론이 공론장을 뒤덮고 있다. 논평가와 정치인, 언론은 모두 기술기업들과 함께 이 서사를 퍼뜨렸다. 이 담론은 빅테크와 그들의 정치적 시녀들이 지역사회를 파괴하고, 우리의 모든 행동을 착취하며(온라인은 물론 AI 기반 감시를 통해서도), 인류가 축적한 지식의 부를 사적 이익을 위해 훔치는 데 면죄부를 주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미국이 AI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생각은 현실에 근거하지 않는다. 중국과 미국에서 AI를 개발하는 연구자와 기업, 정부는 완전히 다른 목표를 추구한다.

미국에서는 인공지능 개발의 목표가 인간의 의식을 모방하는 컴퓨터, 즉 범용인공지능(AGI)을 달성하는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 목표는 너무도 중대하고 세상을 뒤흔들 사건이 될 것이므로 AI를 개발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를 목표로 삼는다고 여긴다. 그러나 중국 AI 개발의 주된 목표는 그것이 아니다. 결승선이 서로 다른 경쟁은 애초에 같은 경주가 아니다.

우리가 중국과의 AI 경쟁이라는 신화를 빅테크에 무제한의 자유를 허용하는 근거로 받아들인다면, 더 심하게 오염되고 더 불평등한 세상을 맞게 될 것이다.

결승선이 두 개인 경주는 없다

미국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범용인공지능(AGI)에 집중하는 반면, 중국 개발자들은 제품에 내장한 AI에 집중한다. 다시 말해 챗GPT와 로봇의 대결이다.

물론 중국도 대규모언어모델을 개발한다. 다만 미국처럼 수익을 위한 경쟁이 아니라 주로 오픈소스 방식으로 개발한다. 최근 보도는 중국이 대규모언어모델 개발에서 미국을 따라잡고 있다고 전한다. 실제로 최신 중국 모델은 미국의 대표 모델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LLM-AGI 경쟁의 증거가 아니다. 오히려 중국이 범용인공지능을 최우선 목표로 삼지 않으면서도 미국 기업만큼 빠르게 자체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더 중요한 점은 중국에서 대규모언어모델 개발은 AI의 진짜 목표에 부수적인 역할을 할 뿐이라는 사실이다. 중국은 여전히 AI를 내장한 제품과 로봇 개발에 초점을 맞춘다. AI 정책 연구자인 량정(Liang Zheng)의 말처럼 중국에서는 "첫 번째 우선순위는 AI를 활용해 일반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다. 이 주장에 동의할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적어도 중국이 어떤 AI를 추구하는지는 보여준다.

반면 미국의 첫 번째 우선순위는 기술 과두재벌들이 이윤을 얻도록 사람들을 착취하는 데 있다. 끝없이 챗봇만 만들어낼 뿐이다.

이 글은 중국이 올바른 길을 가고 미국이 잘못된 길을 간다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어느 쪽 접근법도 시민들의 힘을 계속 약화하는 미래로 이어질 것이다. 대부분 사람에게 일자리는 더 줄어들고 보상도 더 낮아질 것이다. 반면 극소수 억만장자는 더 많은 부와 권력을 손에 넣을 것이다.

그러나 초대형 데이터센터의 파괴적 확장을 정당화하는 논리는 오류에 기반한다. 중국을 이길 필요는 없다. 중국과 미국은 서로 다른 트랙에서, 서로 다른 경기의 서로 다른 결승선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처럼 서로 다른 두 접근법은 현재 우리가 마주한 데이터센터 침공이 왜 이렇게 엄청난 규모인지도 설명한다. 최근 제안한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최대 5기가와트의 전력을 요구하는데, 이는 미국 가구 약 375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미국이 범용인공지능을 향해 질주하기 때문에 이런 시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중국이 주도하는 체화형 AI(embodied AI)는 이 정도의 연산능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사실 우리는 중국을 이기기 위해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중국과 경쟁하지 않는다. 우리는 실리콘밸리가 자기들끼리 경쟁하도록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을 뿐이다.

빅테크는 'AI 경쟁'을 무기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

그럼에도 'AI 경쟁'이라는 이야기는 빅테크와 그들을 보호하는 정치세력에게는 매우 편리한 거짓말이다. 이것은 업계를 비판과 규제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깔끔한 정치적 논리다.

환경영향평가도, 지역사회의 문제 제기도, 물 사용량과 전기요금에 대한 우려도 모두 "중국을 돕는 행위"라고 몰아붙인다면 의미 있는 정치적 토론은 침묵하게 된다. 실질적인 규제는 가능하더라도 피할 수 있다. 공포가 정책을 대신한다.

동시에 데이터센터 개발업자들과 워싱턴의 하수인들은 데이터센터 반대운동이 외국과 연계됐다는 허위 주장을 무기로 삼으려 했다. <샤크 탱크>(Shark Tank) 출연으로 유명한 케빈 오리어리(Kevin O'Leary)는 우리 운동이 중국의 자금을 받는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그는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거짓말의 증거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폭스뉴스>는 그의 주장을 보도한 내용을 철회해야 했다.

오리어리와 다른 기술 브로리가르히(Tech Broligarchs)들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데이터센터 반대 풀뿌리 운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도 안다. 전용기 창문 너머에서는 풀뿌리 운동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저항은 실제로 존재하며 자발적으로 형성됐다. 어떤 허위정보를 퍼뜨리고 '중국과의 AI 경쟁'이라는 공포를 조장해도 이 운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빅테크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우리에게 팔고 있다

중국과 AI 경쟁을 벌인다는 신화는 우리를 빅테크가 꿈꾸는 미래, 지금보다 훨씬 더 불평등한 사회로 몰아갈 위험이 있다. 기술기업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알고리즘이 암을 치료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들의 진짜 목표는 우리를 희생시켜 자신의 권력과 부를 키우는 것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미국의 기술 브로리가르히들은 과거 대규모 일자리 상실을 예언했던 주장에서는 한발 물러섰지만, 그들이 그리는 미래에서는 우리 대부분이 의미 있는 일자리를 잃는다. 우리는 그들이 달래기 위해 던져주는 얼마 안 되는 시혜에 의존해 살아가게 될 것이다.

동시에 우리가 그들이 판매하는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이동은 추적당할 것이다. 이미 AI와 연결한 감시장비는 우리의 얼굴을 인식하고 자동차 번호판을 기록하며 이동 경로를 보고한다. 기업과 정부는 이 데이터를 사들여 우리를 추적할 수 있다.

한편 '감시 가격책정(surveillance pricing)'은 기업이 우리의 필요를 이용해 더 많은 이윤을 얻도록 가격을 즉시 바꿀 수 있게 한다. 딥페이크 영상은 이미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데 필요한 공통된 현실과 기본적 사실에 대한 신뢰를 빠르게 무너뜨리고 있다.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설령 AI 경쟁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 대가가 꼭대기에 극소수 초부유한 기술 과두재벌만 군림하고 대다수가 비참하게 살아가는 디스토피아라면, 그런 경쟁을 벌일 가치가 있을까. 하물며 이길 가치가 있을까.

빅테크가 꿈꾸는 디스토피아는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히 해둘 것이 있다. 기술 브로리가르히들이 말하듯 이 디스토피아적 미래는 막을 수 없는 기술 발전이 낳을 필연적 결과가 아니다. AI를 발전시키기 위해 내리는 모든 결정은 정치적 결정이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우리가 여전히 우리의 정치적 미래를 결정할 힘을 갖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강요당하는 악몽에 맞서는 저항이 커지고 있다. 지역사회는 파괴적인 초대형 데이터센터 확산을 막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이미 2026년 들어 1,300억 달러가 넘는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무산되거나 취소됐다.

지역사회는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유예하는 조치를 통해 스스로 미래를 결정하고 있다. 뉴욕주는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1년간 중단했고, 연방의회에서도 전국적인 건설 유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는 일론 머스크가 꿈꾸는 망상 속 세상에서 살아가도록 운명 지어진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그와 그의 브로리가르히 동료들을 막을 힘을 갖고 있다. 우리가 조직하면 우리는 승리한다. 그것이 진짜 'AI 경쟁'이다. 중국과 미국의 경쟁이 아니라 우리와 빅테크의 경쟁이다. 그것은 단지 뛰어볼 만한 경쟁이 아니라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쟁이다.

[출처] The AI Race With China Is a Lie Told by Big Tech to Justify the Data Center Invasion | naked capitalism

[번역] 하주영 

덧붙이는 말

코너 갤러거(Conor Gallagher)는 작가이자 활동가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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