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까지 끌고 가는 트럼프의 이민 단속

지난달 미네소타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다섯 살 리암 코네호 라모스(Liam Conejo Ramos)를 체포해 구금하자 전국적인 분노가 일었다이 사건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아래에서 연방 이민 요원들이 어린아이들을 납치한 수많은 사례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ICE는 어린아이들에 대한 납치와 구금을 충격적일 만큼 빈번하게 자행하고 있으며, 2025년 12월 기준으로 최소 20명의 영아를 포함해 3,800명의 아동을 구금한 것으로 추산한다. 출처: In These Times

2월 4트럼프 행정부는 주 전역에서 복면을 쓴 이민 요원들의 표적이 된 수많은 미네소타 주민 중 한 명의 망명 신청을 기각해 달라는 신청서를 조용히 제출했다.

이 사건에서 그들이 겨냥한 대상은 겨우 다섯 살 아이로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이후 무장한 성인들에게 납치됐을 가능성이 큰 수천 명의 아이 중 한 명이다.

리암 코네호 라모스의 악몽은 1월 20일 시작됐다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이 미네소타주 컬럼비아하이츠에 있는 그의 집 차도에서 그를 붙잡았다요원들은 그와 그의 아버지 아드리안 코네호 아리아스(Adrian Conejo Arias)를 1,300마일 이상 떨어진 텍사스주 딜리의 악명 높은 사우스텍사스 가족수용센터(South Texas Family Residential Center)로 이송했고그곳에서 리암은 열과 기침 증세를 보였다고 그의 아버지는 밝혔다판사가 석방을 명령하면서 이 유치원생은 미네소타로 돌아왔지만, 2월 4일 국토안보부(DHS)가 제출한 신청으로 그는 오래 머물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국토안보부는 리암의 망명 절차를 중단하는 것뿐 아니라 가족의 추방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가족 측 변호사는 밝혔다.

미니애폴리스와 전국의 양심적인 시민들은 푹신한 파란 모자를 쓴 리암의 배낭을 연방 요원이 움켜쥔 사진이 확산한 이후 특히 충격과 공포 속에서 그의 시련을 지켜봤다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아이들과 보호자들을 표적으로 삼아 공포를 조성하는 행태는 리암의 사례에만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리암은 그날 해당 학군에서 연행된 첫 학생조차 아니었다같은 날 아침복면 요원들은 컬럼비아하이츠에서 등교하던 17세 고등학생을 붙잡았다연방 요원들은 올해 들어 최소 7명의 학생을 이 학군에서 납치했고그중에는 열 살 소녀와 그의 어머니도 포함됐다컬럼비아하이츠 공립학교 교육감 지나 스텐빅(Zena Stenvik)은 ICE가 스쿨버스를 추격하고 학교 캠퍼스에 침입하는 방식까지 동원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리암을 연행한 그 주에 연방 요원들은 인근 홉킨스 학군에서도 학생 2명을 납치했고두 살짜리 여아와 아이 아버지도 붙잡아 텍사스로 이송했다.

아동 납치는 트윈시티 대도시권 밖에서도 벌어지고 있다지난해 가을 시카고에서는 진압 장비를 착용한 경찰이 세탁소에서 어머니와 함께 있던 다섯 살 여자아이를 구금했다. 9월 말에는 시카고 사우스쇼어의 한 아파트 건물을 무차별적인 침공’ 방식으로 급습하는 과정에서 미국 시민권을 가진 아이 4명을 수 시간 동안 구금했다이어 1월 중순에는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일곱 살 다이애나 크레스포-곤살레스(Diana Crespo-Gonzalez)가 계속되는 코피 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부모와 함께 구금됐다그 아이 역시 리암처럼 딜리로 이송됐고 열이 났다.

이 사례들은 전국에서 벌어지는 아동 납치의 일부에 불과하다지난해 12월 <마셜 프로젝트>( 미국 형사 사법 제도를 다루는 비영리 뉴스 기관)는 트럼프 2기 임기 동안 이미 3,800명 이상의 아동을 ICE가 구금했으며그중 최소 20명은 영아라고 추산했다.

이들 중 다수는 깨끗한 물이 부족하고 의료 접근성이 제한됐다고 수용자들이 증언하는 딜리로 보내졌다리암과 그의 아버지가 석방된 다음 날당국은 해당 시설에서 홍역 확진 사례 2건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초등학교 2학년인 크레스포-곤살레스는 여전히 그곳에 있다그와 딜리에 수용된 거의 12명의 다른 아이들은 최근 보도에서 <프로퍼블리카>(ProPublica)의 미카 로젠버그(Mica Rosenberg)에게 구금 생활의 고통을 전했다.

이 센터에 온 이후로 느끼는 감정은 슬픔과 우울뿐이다라고 한 소녀는 로젠버그에게 썼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아이들을 비인간적인 환경에 계속 가두기 위해 법적 근거를 확보하려 한다행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이민 구금 중인 미성년자 처우 기준을 규정한 수십 년 된 플로레스 합의(Flores Settlement Agreement, 불법 이민자 자녀를 상대로 최소한의 제한적 구금만이 가능하며일반적으로 그 기한은 총 20일을 넘지 못하도록 한 법정 합의 조정안)를 폐기하려고 법정에서 다투고 있다.

리암과 같은 구금 아동들만이 ICE의 공포 캠페인에 희생되는 것은 아니다서류 미비 부모가 구금과 추방을 피하려고 집에 머무는 동안 학생들은 생계를 위해 학교를 빠지거나자신이 납치될까 두려워 등교를 포기한다. 10월 시카고에서 행정부의 오퍼레이션 미드웨이 블리츠(Operation Midway Blitz, 연방 이민단속작전)’가 정점에 달했을 때, <초크비트>(Chalkbeat, 미국 전역의 교육 이슈를 지역 기반으로 다루는 비영리 뉴스 조직)는 특히 라틴계나 이민자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출석률이 눈에 띄게 하락했다고 전했다트럼프 2기 행정부는 취임 한 달도 되지 않아 병원교회학교와 같은 민감한 장소에서 ICE와 국토안보부의 단속을 제한해 온 15년 된 규정을 폐기했다현재 시카고 주민들은 등하교 시간에 워킹 스쿨버스를 조직하고 거리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미니애폴리스에서는 ICE 요원이 르네 굿(Renée Good)을 살해한 날국경순찰대 요원들이 루스벨트 고등학교 밖에서 사람들을 넘어뜨리고 직원 한 명을 수갑으로 채우며 시위대에 최루 스프레이를 뿌리자 공립학교가 문을 닫았다.

교실은 신성한 공간이자 피난처이며 가능성의 장소다라고 시카고교원노조(Chicago Teachers Union) 위원장 스테이시 데이비스 게이츠(Stacy Davis Gates)는 말했다. “이 정부는 그 공간을 더럽히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랜 가족 분리 정책을 이어가며 이민 단속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도 남겼다. 9월 CNN은 그러한 아이가 최소 100명에 이른다고 확인했다열다섯 살 소년 한 명은 ICE가 어머니 알릿 마리아 마르티네스(Arlit Maria Martinez)를 출근길에 납치한 지 이틀 만에 암으로 사망했다뇌암을 앓는 다섯 살 아들의 주된 보호자였던 조니 메리다 아길라라(Johny Merida Aguilara)는 아내가 임대료와 수도·난방비를 감당하지 못하자 미국에 남으려는 시도를 포기하기 전까지 펜실베이니아의 구금시설에서 5개월을 보냈다그는 가족과 함께 볼리비아로 이주하며그 과정에서 다섯 살 아이가 필라델피아 아동병원에서 받던 치료를 중단하고 양질의 의료 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나라에서 새 출발을 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이민 단속 강화는 흑인과 유색인종 아동 및 가족을 상대로 국가 폭력을 행사해 온 이 나라의 수 세기 역사 속 또 하나의 장면이다대통령이 자신의 정책이 최악 중의 최악”, 즉 미국이 지향하는 모든 것을 증오하고 훔치고 살해하고 파괴하는” 이민자들을 겨냥한다고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주장하더라도리암과 같은 아이들의 경험은 그러한 주장을 부정한다그는 트럼프 정권 아래에서 평생 남을 상처를 안고 살아갈 가능성이 크다.

2월 6일 판사는 국토안보부의 신청을 기각하고 리암 가족의 사건에 대해 기일을 연기해 망명 주장을 준비할 시간을 더 줬다그러나 소송이 길어지면서 이 유치원생은 가족이 다시 분리될까 두려워 밤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그의 아버지가 <텔레문도>(Telemundo, 미국 최대의 스페인어 방송 텔레비전 네트워크)에 밝혔다.

[출처] Trump’s Immigration Police Keep Abducting Children

[번역] 하주영 

덧붙이는 말

릴리 셀츠(Lily Seltz)는 뉴욕에 거주하는 작가이자 편집자이며, 「인 디즈 타임스(In These Times)」의 편집 인턴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태그

ICE 아동 납치 플로레스 합의 폐기 시도 연방 이민단속작전

의견 쓰기

댓글 0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