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 이스라엘군의 공격 속에 환자들이 탈출하는 알시파 병원 내부, '참혹한 광경'이 펼쳐졌다. 출처: 알자지라
이스라엘이 가자시티(Gaza City)에 대한 침공을 확대하면서, 알시파 병원(al-Shifa Hospital)은 필수 의료 물자의 극심한 부족에 직면했고, 병원 직원들과 환자들은 병원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추가 공격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도심을 향해 점점 더 진입하면서 사상자 수가 급증하자, 모든 시선이 다시 한번, 한때 가장 크고 유능한 병원으로 여겨졌던 가자시티의 알시파 병원에 쏠리고 있다.
2023년 10월 이후, 이스라엘군은 알시파 병원을 여러 차례 급습하고 파괴했다. 그럼에도 가자 보건부는 병원의 일부 구역을 복구해,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폭격에 시달리는 가자시티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군이 도시 내로 진격함에 따라, 병원이 또다시 침공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알시파 병원을 비롯한 가자 내 모든 병원은 의료 물품, 혈액, 인력, 병상, 필수 의료 장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지금은 피로 얼룩진 날들이다.” 알시파 병원의 의료 책임자인 하산 알샤에르(Hassan Alshaer) 박사가 말했다. 최근 며칠간 하루 평균 60명이 병원에 사망한 채 실려 오고, 175명 이상이 부상을 입고 도착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중태이고 수술과 중환자실 치료가 절실한 상태다. 하지만 우리 병원엔 수술실이 겨우 4개뿐이다.”
알샤에르에 따르면 병원에는 매일 ‘8차례의 파도’처럼 환자와 사망자가 몰려드는데, 한 번의 파도마다 최소 30명의 사망자와 부상자가 병원에 도착한다고 한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봉쇄와 전쟁 속에서도 힘겹게 버티고 있다. 하지만 알시파 병원 안에서는 끝까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이전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병원은 회복에 어려움을 겪어왔고, 현재는 수술실 4곳과 중환자실 병상 32개만을 운영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800명 이상의 환자를 받고 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가장 심각한 부족은 수술실이다. 수술을 기다리는 환자가 너무 많고, 중환자실은 늘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신생아 중환자실(NICU)에는 조산아 20명이 있다.” 알샤에르는 말했다. 그는 병원에서 극도의 위험을 함께 겪고 있는 의료진에 대한 걱정도 함께 털어놓았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안전이 두렵다. 어제도 이스라엘군이 병원 입구에서 누군가를 암살했는데, 우리 모두에게 엄청난 위협이었다. 병원 인력의 30%를 잃었다. 일부는 사망했고, 일부는 체포되거나 부상을 입었다. 지금 병원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는 <몬도와이스(Mondoweiss)>에 이렇게 전했다.
알샤에르에 따르면, 현재 병원에는 562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으며, 이 중 50명 이상이 긴급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 명의 환자들이 병원의 32대 투석기를 이용해 치료받고 있다.
환자 치료와 의료 물자 확보는 매일의 싸움이지만, 지금 알샤에르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스라엘군이 알시파 병원을 다시 공격 대상으로 삼을 경우 발생할 사태다.
“만약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강제 대피시키면, ICU, NICU, 신장질환 환자들 등 많은 환자들이 필연적으로 사망하게 될 것이다.” 그는 말했다.
“지금 우리는 도시 침공과 동시에, 병원 내 환자들과 의료진을 위한 식수와 식량 부족까지 겪고 있다.”
치료를 기다리며 방치된 환자들
병원 내부는 대부분의 병상에 시트조차 없는 상태로, 환자들은 바닥에 그대로 누워 있다. 일부 병상은 병원 바깥에 설치된 야전 의료 텐트 안에 마련되어 있어, 부상자들을 그곳에서 받는다.
환자들은 의료 물자 부족 속에서 버티고 있다. 상처는 낫기는커녕 악화하고 있고, 환자들은 마실 물이나 씻을 물조차 없는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말한다.
“상황이 너무 끔찍하다. 병원 구석구석 환자들이 바닥에 누워 있다. 침대도 없고, 치료도 없고, 약도 없다. 상처에 쓸 거즈조차 구할 수 없다.” 병원에 있는 환자 무함마드 카파라나(Muhammad Kafarana)가 <몬도와이스)>에 이렇게 말했다.
“난 등에 폭발물에 맞아 다쳤다. 제때 치료를 받았으면 지금쯤 괜찮았을 텐데, 아직도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카파라나는 자신을 포함한 많은 환자들이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약도 없고, 물도 없고, 음식도 없다. 의사들이 와서 상태를 보긴 하는데,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서 무기력해 보인다.”
며칠 전, 이스라엘 특수부대 병력 일부가 알시파 병원 근처까지 접근하면서, 병원 전체에 공포가 퍼졌고, 혼란 속에 일부 환자들의 상처가 다시 벌어졌다고 한다. 카파라나처럼 몸을 가눌 수 없어 침대에 누워 있는 환자들은 그저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그는 전했다.
이처럼 의료진과 환자들이 눈앞의 위협에 처해 있지만, 병원은 아직 버티고 있고, 병원 직원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대피하지 않고 있다. 아직 이스라엘군으로부터 공식적인 대피 명령은 받지 않았지만, 병원 관계자들은 그것이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 병원 안에 갇힌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예전에도 이스라엘군이 우리를 강제로 대피시켰다. 하지만 이번엔 이스라엘이 우리에게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알샤에르(Alshaer)는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우리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의료진이고, 군사 활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여기 있어 왔고, 앞으로도 남아 있을 것이다.”
살레 알자파라위(Saleh Aljafarawi): “가자시티의 시파(Shifa) 병원에는 이제 의사들이 없어. 군사 장비들이 전진하고 위험이 극도로 커져서, 의료팀들이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했어. 가자의 맥박으로 남아 있던 것들을 뒤로 남긴 채…”
Saleh Aljafarawi:
— Marian Houk (@Marianhouk) September 28, 2025
"Shifa Hospital [in Gaza City] without its doctorsThe military mechanisms advanced and the danger intensified, so the teams were forced to leave,
leaving behind what remained of Gaza's pulse"... https://t.co/LTLWpetUcz
[출처] No medicine, no beds, no food or water: inside Gaza City’s main hospital – Mondoweiss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
타레크 S. 하지즈(Tareq S. Hajjaj)는 <몬도와이스>(Mondoweiss)의 가자 지구 특파원이자 팔레스타인 작가연합(Palestinian Writers Union) 회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