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아부다비의 글로벌 용병 네트워크는 외국인 전투원을 동원해 반대를 짓밟고, 팽창주의적 야망을 추구하며, 이스라엘의 지역 지정학적 의제를 지원한다.

악명 높은 기록과 고조되는 국제 법적 감시를 피해,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민간 군사 기업 블랙워터(Blackwater)는 페르시아만에서 안전한 피난처를 찾았다. 그곳에서 UAE는 금고를 열고 이 용병 회사를 두 팔 벌려 맞이했다. 현금, 면책, 불처벌을 대가로 군주제를 보호하고 외국의 의제를 실행하는 잔혹한 토대 위에서 새로운 제국이 세워졌다.

2007년 바그다드 니수르 광장에서의 학살을 비롯해 일련의 이라크 전쟁 범죄 이후, 블랙워터는 2009년 Xe 서비스(Xe Services LLC)로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그 겉치레는 목적의 연속성을 가렸다. 국제법을 회피하고 그림자 속에서 불법 작전을 조직하는 것이었다.

창립자 에릭 프린스(Erik Prince)는 공식적으로 물러났지만, 2010년 UAE로 이주해 ‘리플렉스 리스폰스(Reflex Responses, R2)’를 설립했고 51% 지분을 유지하며 산업적 규모의 용병 모집 시대를 열었다.

용병의 도시

2011년까지, UAE 비밀 용병 군대의 윤곽이 드러났고, 그 임무는 서아시아와 아프리카 전역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었다. 이는 우연이 아니었다. 블랙워터가 중심적 역할을 했고, 당시 아부다비 왕세자였던 모하메드 빈 자이드(Mohammed bin Zayed, MbZ)가 주요 후원자 중 하나로 나섰다.

여러 조건이 이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했다. 아부다비는 도피자들과 불법 자금의 안식처가 되었다. 남미의 콜롬비아는 용병 모집의 기반지가 되었고, 이는 전 FBI 요원이자 프린스의 가까운 동맹인 리키 체임버스(Ricky Chambers)가 지휘하는 용병 부대를 구축하기 위한 합의였다. 이 용병들은 ‘린콘(Rincón)’이라는 명칭을 부여받아, UAE 군사 정보국 체계 아래에서 기소 면제를 보장받았다.

2011년 5월, 뉴욕 타임스는 건설 노동자로 위장해 페르시아만 국가에 입국한 800명의 남성에 대한 세부 내용을 폭로했다. 그들은 곧 프린스가 운영하는 회사를 통해 자이드 군사 도시로 이송되었고, 이는 5억 달러 규모 계약의 일부였다. 2017년 7월, 로브로그(LobeLog)는 파나마, 엘살바도르, 칠레 등지 출신의 라틴아메리카인 450명을 포함해 수백 명의 외국인 전투원이 예멘에 파병되었다고 보도했다.

2022년, 워싱턴 포스트는 UAE를 포함한 페르시아만 국가들이 연간 최대 30만 달러의 연봉을 약속하며 500명 이상의 미국 은퇴 군인을 계약자로 고용했다고 보도했다. 콜롬비아 전투원들은 GSSG와 A4S 인터내셔널을 통해 계속 유입되었고, 서아시아 전역의 최전선으로 파견되었다.

내부 억압에서 지역 정복으로

UAE가 2010년 블랙워터와 맺은 첫 계약은 셰이크국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자신의 군대 충성심을 의심했던 모하메드 빈 자이드(MbZ)는 궁전과 석유 인프라를 지키고 반대를 억압하기 위해 외국 장교들을 불러들였다. 이 용병들은 정치범을 고문하고, 무기 체계를 관리했으며, 에미리트 엘리트를 위한 근위대 역할을 했다.

에릭 프린스(Erik Prince)는 2011년 미국이 지원하고 UAE가 자금을 댄 대(對)해적 작전의 일환으로 2,000명의 소말리아 전투원 훈련을 직접 감독했다. 동시에 예멘은 이 용병들의 시험장이 되었고, 특히 저항이 심하고 접근이 어려운 사다(Saada)와 나즈란(Najran) 같은 국경 지역에서 활동이 전개되었다.

UAE 연계군은 차드, 칠레, 콜롬비아, 리비아, 파나마, 니제르, 소말리아, 엘살바도르, 수단, 우간다 출신 계약 병사들을 동원했다. 예멘 암살 프로그램으로 악명 높은 스피어 오퍼레이션스 그룹(Spear Operations Group)이 이 임무의 상당 부분을 조율했다. 한편, UAE 자유무역지대에 등록된 랭카스터 6 DMCC와 오푸스 캐피털 애셋(Opus Capital Asset Ltd FZE)은 소위 “오푸스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칼리파 하프타르(Khalifa Haftar)의 리비아 군사 작전을 지원했다.

이 군사-기업 네트워크는 지역 내 입지가 확대되면서 UAE가 운영하는 일련의 항구들을 보호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고, 동아프리카 에리트레아에 기지를 세우려는 시도와 소말릴란드 분리주의 지역에 기지를 구축하려는 계획에도 관여했다.

다시 아카데미(Academi)라는 이름으로 변신한 블랙워터는 중동에서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 이르기까지 아부다비의 군사 모험을 뒷받침하는 주요 군대로 자리 잡으며 약 43,000명의 전투원을 모집했다.

수단: 용병 대리전

2023년 중반 다르푸르 전쟁은 아부다비가 조직적 잔혹행위로 고발된 리비아의 신속지원군(RSF)에 무기를 제공하고 자금을 댔다는 신뢰할 만한 의혹 속에서 격화되었다. 2024년 1월 유엔 안보리 보고서는 UAE 네트워크가 RSF의 보급망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확인했다. 2025년 3월, 수단 정부는 다르푸르와 다른 지역에서 이 민병대의 범죄를 지원했다며 아부다비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다.

콜롬비아 신문 라 시야 바시아(La Silla Vacia)는 은퇴한 콜롬비아 육군 대령 알바로 키하노(Álvaro Quijano)가 이끄는 A4SI 회사를 통해 운영된 UAE의 모집 네트워크를 폭로했다. 이 용병들은 월 3,000달러와 1만 달러의 보너스를 약속받았으며, 드론과 로켓 발사기로 무장한 채 소말리아와 차드를 거쳐 수단으로 밀반입되었다. 부상당한 전투원들은 비밀리에 에미리트 군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2025년 8월 10일, 다르푸르에서 에미리트 소속 항공기가 추락하면서 콜롬비아 용병 40명의 사망이 드러났다. 이후 영상은 알파셰르(Al-Fasher) 모스크 인근에서 RSF와 함께 싸운 UAE 지원 콜롬비아 대대 전체의 존재를 확인시켰다. UAE의 개입 규모와 대담함은 부인할 수 없었다.

이 스캔들로 인해 콜롬비아 대통령 구스타보 페트로(Gustavo Petro)는 “죽음의 상인들은 더는 없다”라고 선언하며, 수단에서 수십 명의 콜롬비아인들이 살해되었다는 보도에 따라 공식적으로 규탄했다.

한편 수단 외무부는 자국의 주권을 위협하는 “국경을 넘는 용병 전쟁”이라 경고하며, UAE가 민병대를 지원하기 위해 이 전투원들을 자금 지원하고 배치했다고 비난했다.

가자: 점령군 깃발 아래의 용병들

2024년 10월, UAE가 이스라엘군을 위해 가자와 레바논에서 싸울 아프리카 용병 모집을 자금 지원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부다비는 아디스아바바와의 동맹을 활용해 에티오피아에서 전투원을 끌어왔고, 텔아비브와 오랜 관계를 맺어온 레이븐(Raven)과 글로벌 CST 같은 회사들과 계약을 체결했다.

목격자들은 이스라엘과 UAE 국기가 함께 달린 탱크를 봤다고 증언했고, 가자 구금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UAE식 억양의 아랍어를 구사하는 군인들이 심문을 진행했다고 한다. 서방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러한 움직임은 UAE와 이스라엘이 민족 청소 이후의 가자 지구를 위한 “데이 애프터(day after)” 계획의 일부라고 한다.

추가 증거는 가자에서 활동하는 이스라엘 지원 민병대이자 ISIS와 연계된 아부 샤밥(Abu Shabab) 그룹의 부지휘관이 UAE 번호판 차량 옆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드러났다.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의 정보망은, 라파에서 한 아랍 정보기관이 친이스라엘 용병들을 훈련·무장시키고 있으며, 이들이 자금, 오프로드 차량, 감시 장비, 내부 조율을 위한 미디어 도구를 제공받고 있다고 확인했다.

‘포르토프랭스’

에릭 프린스(Erik Prince)는 최근 아이티 임시 정부와 10년 계약을 맺고, 자신의 새 회사 벡투스 글로벌(Vectus Global) 명의로 약 200명의 외국인 전투원을 파견하기로 했다. 이 병력은 미국, 유럽, 엘살바도르 출신으로 모집되었으며, 갱단과 맞서 싸우고 세수를 징수하는 임무를 맡는다. 헬리콥터, 드론, 저격수, 해상 부대까지 동원되며, 이는 프린스가 UAE에서 완성했던 동일한 구조와 불처벌 시스템을 그대로 반영한다.

카리브해로의 확장은 이탈이 아니라 동일한 청사진의 연속이다. 즉, 현지 주권을 우회하고, 외국군을 민간 지휘 아래 배치하며, 붕괴한 국가를 외주 폭력의 민간 사업으로 전환하고, 이를 자금 지원하는 외세에 부인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포르토프랭스는 단지 UAE의 후원 아래 길러진 모델의 최신 시험장이자 연장선일 뿐이다. 궁전 경호에서 시작된 사업은 이제 전 세계적 기업으로 번져나갔다. 겉으로는 프린스가 작전을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외주 전쟁 제국을 자금 조달하고, 기획하며, 선전하는 세력은 UAE다. 지금, 이 제국은 세 개 대륙에 걸친 분쟁 속에 깊숙이 박혀 있다.

오늘날 UAE는 용병 전쟁의 글로벌 허브로 자리매김했고, 막대한 부를 무기 삼아 반대를 짓밟고, 경쟁자를 불안정화시키며, 이스라엘을 지원한다. 예멘에서 수단, 가자에 이르기까지, 드러나는 사실들은 아부다비의 그림자 제국, 즉 은밀한 폭력과 지역 지배의 기업 구조를 한 겹씩 벗겨내고 있다.

[출처] Shadow armies: UAE’s covert wars in Sudan, Yemen, and Gaza

[번역] 하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