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형 초신성의 잔해 – 우주의 거리를 측정하는 데 사용되는 폭발하는 별의 일종. 출처: NASA / CXC / U.Texas, CC BY
우주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이 질문은 수백 년 동안 천문학자들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지난 25년 동안 과학자들은 우리가 아는 "일반 물질", 즉 원자와 분자처럼 당신과 나, 지구, 그리고 우리가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구성하는 물질이 우주의 단 5%만 차지한다고 주장해 왔다.
나머지 25%는 "암흑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이 물질은 우리가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중력을 통해 일반 물질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함으로써 그 존재를 감지할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 70%는 "암흑 에너지"로 구성되어 있다. 1998년에 발견된 이 암흑 에너지는 우주가 점점 더 빠르게 팽창하도록 만드는 것으로 여겨지는, 아직 정체를 알 수 없는 에너지의 한 형태이다.
최근에 발표한 천문학 저널(Astronomical Journal) 학술지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에서 우리는 암흑 에너지의 특성을 그 어느 때보다도 자세히 측정했다. 우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흑 에너지는 아인슈타인이 처음 제안했던 가설적인 진공 에너지일 가능성이 있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는 훨씬 더 기이하고 복잡한 무언가일 수도 있다.
암흑 에너지란 무엇일까?
아인슈타인이 100여 년 전 일반 상대성 이론을 개발했을 때, 그의 방정식은 우주가 팽창하거나 수축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했다. 하지만 이는 그에게 잘못된 것으로 여겨졌고, 그는 중력의 힘을 균형 맞추어 우주를 정적인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우주 상수"라는 개념을 추가했다. 이는 일종의 진공 공간에 내재된 에너지였다.
그 후, 헨리에타 스완 레빗과 에드윈 허블의 연구가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을 때, 아인슈타인은 우주 상수를 제거하며 이를 자신의 "가장 큰 실수"라고 불렀다.
그러나 1998년, 두 연구팀이 우주의 팽창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결국 아인슈타인의 우주 상수와 유사한 무언가가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했고, 우리는 이를 "암흑 에너지"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 이후로 우리는 초신성과 기타 탐사 방법을 사용해 암흑 에너지의 본질을 측정해 왔다. 지금까지의 결과는 우주 내 암흑 에너지의 밀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암흑 에너지의 힘이 우주가 팽창하더라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우주가 커질수록 암흑 에너지가 더 희석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아인슈타인의 우주 상수는 암흑 에너지의 매개 변수 w를 -1로 고정했고, 이전 관측 결과들은 이 값이 대체로 정확하다는 것을 암시해 왔다.
별의 폭발로 우주의 크기를 측정하다
우주와 그 팽창 속도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우리는 거대한 줄자나 저울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대신 "표준 촛불"이라고 불리는, 밝기를 알고 있는 우주 물체를 활용한다.
밤에 긴 도로 위에 서 있다고 상상해 보자. 도로를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가로등이 서 있고, 모든 가로등은 동일한 전구를 사용하고 있다. 가까운 가로등은 밝게 보이는 반면, 멀리 있는 가로등은 더 희미하게 보인다. 이는 빛의 밝기가 거리와 비례해 감소하기 때문이다. 만약 전구의 밝기를 알고 있고 그것이 얼마나 밝게 보이는지 측정할 수 있다면, 가로등까지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다.
Ia형 초신성에서는 백색왜성이 이웃 별로부터 서서히 질량을 흡수하다가 폭발한다. 출처: NASA / JPL-Caltech, CC BY
천문학자들에게 흔히 사용되는 우주의 전구는 Ia형 초신성으로 불리는 별 폭발이다. 이는 이웃 별에서 물질을 흡수하면서 질량이 점점 커지는 백색왜성이다. 이 별은 태양 질량의 약 1.44배에 도달하면 폭발하게 된다. 초신성이 폭발한 후 빛이 사라지는 속도를 측정하면 그 밝기를 알 수 있고, 이를 통해 우리로부터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다.
암흑 에너지에 대한 연구
다크 에너지 서베이(Dark Energy Survey)는 암흑 에너지를 측정하기 위한 지금까지의 최대 규모의 연구이다. 여러 대륙에서 온 400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남반구 하늘의 특정 구역을 반복적으로 관측하기 위해 거의 10년간 협력해 왔다.
반복 관측은 새로운 별의 폭발 같은 변화를 탐지할 수 있게 해준다. 관측 빈도가 높을수록 이러한 변화를 더 잘 포착할 수 있다. 또한, 탐색 범위가 넓어질수록 더 많은 초신성을 발견할 수 있다.
암흑 에너지의 존재를 시사했던 초기 결과는 단 몇십 개의 초신성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다크 에너지 서베이의 최신 결과는 약 1,500개의 폭발하는 별 데이터를 사용하여 훨씬 더 높은 정밀도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칠레 세로 톨로로(Cerro-Tololo) 인터아메리카 천문대의 4미터급 블랑코 망원경에 설치된 특수 카메라를 활용해 다양한 유형의 초신성을 수천 개 발견했다. 이 중 거리를 측정하는 데 필요한 Ia형 초신성을 구분하기 위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사이딩 스프링(Siding Spring) 천문대의 4미터급 영국-호주 망원경을 사용했다.
다크 에너지 서베이가 활용한 세로 톨로로(Cerro Tololo) 인터아메리카 천문대의 4미터급 망원경. 출처: Reidar Hahn / Fermilab, CC BY
영국-호주 망원경은 초신성의 빛을 색깔별로 분해하는 측정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폭발 과정에서 생성된 개별 원소들의 "지문"을 확인할 수 있었다.
Ia형 초신성은 수소와 규소가 없다는 점과 같은 몇 가지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충분한 양의 초신성 데이터를 확보한 후, 기계 학습 기술을 활용하여 수천 개의 초신성을 효율적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우주 상수보다 복잡한 암흑 에너지
마지막으로, 10년 이상의 연구와 약 1,500개의 Ia형 초신성 데이터를 분석한 끝에 다크 에너지 서베이는 암흑 에너지 매개 변수 w에 대한 새로운 측정값을 도출했다. 그 결과는 w=−0.80±0.18로, 값은 -0.62에서 -0.98 사이에 위치한다.
이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다. 이 값은 -1에 가깝지만 정확히 -1은 아니다. 암흑 에너지가 진공 에너지이거나 아인슈타인의 우주 상수라면 w 값이 정확히 -1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 결과는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할까? 암흑 에너지가 더 복잡한 모델을 필요로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예를 들어, 이 신비로운 에너지가 우주의 역사에 따라 변해왔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출처] ¿Por qué se está desgarrando el universo?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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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이 터커(Brad E Tucker)는 호주국립대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ANU) 소속의 천체물리학자이자 우주론 연구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