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주 농업 노동자들, 허리케인 피해 지원책에서 소외

[출처] Unsplash, Tim Mossholder

허리케인 밀턴이 플로리다를 향해 몰아치면서 주민들은 2주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두 번째 대재앙에 대비하고 있다. 9월 26일 허리케인 헬렌이 카테고리 4(사피르-심프슨 허리케인 등급의 전체 5등급 중 4등급에 해당, 파괴력이 큰 수준)로 플로리다의 빅 벤드에 상륙한 이후, 남동부 전역의 지역사회는 그 폭풍의 파괴 여파에 맞서 싸우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타격을 입었지만, 가장 간과된 이들은 남부 조지아의 농업 노동자들이다.

조지아 농업부는 이 폭풍이 주의 농업 산업에 수십억 달러의 피해를 입혔으며, 100명 이상의 농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헤드라인에서 빠져 있는 것은 주로 라틴계로 구성된 농업 노동자 커뮤니티에 대한 헬렌의 영향이다. 이들 중 다수는 미등록이거나 임시 비자를 가진 이주 노동자들이다. 허리케인 헬렌이 조지아를 휩쓸며 피칸 농장, 가금류 사육장, 면화밭 등을 파괴한 이후 수천 명의 농업 노동자들은 파괴된 집과 잃어버린 생계 속에서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나는 농업 노동자들이 일상에서 겪는 거의 모든 고난을 보고 있지만, 그 고난은 100배로 확대된 상태다."라고 UFW 재단의 조지아 주 책임자인 알마 살라자르 영이 말했다. "남부 조지아의 모든 사람들이 고군분투하고 있고, 특히 피해가 극심한 지역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농업 노동자들은 여전히 뒷전이다. 그들을 돌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을 아무도 하지 않고 있다."

조지아는 농업 노동을 위해 임시 비자를 제공하는 연방 H-2A 프로그램을 통해 이주 농업 노동자를 가장 많이 고용하는 주 중 하나다. 허리케인 헬렌이 오기 전에도 조지아의 농업 노동자들의 생활 환경은 이미 악명 높을 정도로 열악했다. H-2A 프로그램은 고용주가 이주 노동자들에게 직업안전보건청(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Administration)이 정한 임시 노동 캠프 기준을 준수하는 주거지를 제공하도록 요구한다. 한 법률 전문가에 따르면, 이러한 기준은 이미 최소한의 요구 사항이며 수십 년 동안 업데이트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주들은 종종 이 기준을 지키지 않고 있으며, 연방 조사에 따르면 조지아의 농장들은 곰팡이와 물 피해, 위험한 노출 배선 등으로 지적받아왔다.

한편, 미등록 이주 노동자들은 주로 싱글 와이드 트레일러를 임대해 생활하고 있다. 저렴한 주거지를 간절히 찾는 이 노동자들은 벽면과 석고보드에 구멍이 뚫린 이동식 주택, 지붕과 수도꼭지에서의 누수, 전선에 매달린 전구, 해충의 침입, 잠금장치가 없어 밧줄로만 고정된 출입문 등 기준 이하의 환경으로 밀려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것은 폭풍이 오기 전의 상황이었다. 허리케인 헬렌이 강타했을 때, 이러한 부실한 구조물들은 시속 90마일의 강풍을 이겨낼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허리케인 헬렌의 영향을 받은 남부 조지아의 여러 농업 노동자 커뮤니티를 방문해 온 영은 “노동자들의 상황은 애초에 이미 끔찍했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집을 잃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붕이 날아가고, 잔해가 널려 있으며, 바닥이 내려앉은 트레일러들을 보았고, 그 속에서 가족들이 남아 있는 부분이라도 피난처로 삼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목격했다.

조지아에 있는 약 35,000명의 H-2A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미등록 이주민들은 연방재난관리청(FEMA)으로부터 재난 구호를 받을 자격이 없으며, 식량 지원이나 실업 수당도 받을 수 없다.

재정적 부담은 많은 농업 노동자들이 이미 허리케인 이전에 극심한 빈곤 속에서 살았다는 사실로 인해 더욱 악화되고 있다. H-2A 노동자들의 최저 임금은 시간당 14.68달러인 반면, 미등록 이주 노동자들은 종종 이보다 적은 임금을 받으며, 보통 시간당 10~12달러를 번다고 영은 설명했다. 만약 노동자들이 생산량에 따라 임금을 받는다면, 예를 들어 블루베리 한 바구니나 수박 한 차분을 기준으로 임금을 받을 경우 그 시간당 임금은 더 적을 수 있다. 이제 들판과 농장이 파괴된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언제 다시 생계를 꾸릴 수 있을지, 아니면 그게 가능하기나 할지조차 불확실하다.

많은 기업들이 H-2A 노동자들을 모집하기 위해 고용하는 중개인들은 노동자들에게 불법적인 수수료를 부과하며, 노동자들은 종종 이를 갚기 위해 막대한 대출을 받는다. 만약 일을 할 수 없다면, 이 노동자들은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는 것 외에도 그 부채를 갚을 수 없게 된다. 또한 H-2A 노동자들의 비자는 특정 고용주와 연계되어 있는데, 만약 그 고용주가 더 이상 일을 제공하지 못하면, 그들은 주로 멕시코로 돌아가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법을 위반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정부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지역 교회와 적십자사, 구세군과 같은 단체들이 조지아의 많은 농업 노동자들에게 유일한 구호 자원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도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폭풍이 오기 전부터 우리는 폭풍과 대피소에 대한 정보를 받고 있었는데, 그 정보를 농업 노동자 지도자들에게 문자로 보내기 전에 내가 직접 번역해야 했다. 왜냐하면 그 정보가 스페인어로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영은 말했다. 때로는 정보가 대부분의 농업 노동자들이 익숙하지 않은 페이스북 그룹에 게시되곤 했으며, “그래서 그들이 정보를 찾더라도, 이미 지원이 끝난 후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경찰관들과 주 방위군 대원들이 종종 구호 물품 배급 장소에 배치되었는데, 이는 미등록 이주 노동자들이 그러한 자원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위축시킨다. 5월에 조지아는 미등록 이주민을 단속하기 위해 하원 법안 1105호를 통과시켰으며, 이 법안은 체포된 사람이 신분 증명을 하지 못할 경우 지역 법 집행 기관이 이민세관단속국(ICE)에 통보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적십자사와 다른 단체들이 이름이나 신분증을 요구하지 않더라도, 농업 노동자들은 여전히 나타나기를 두려워한다고 영은 말했다. “그들은 음식을 얻기 위해 추방될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다.”

식량과 물 외에도, 농업 노동자들이 지금 가장 많이 요청하는 물품은 기저귀와 유아용 분유이다. “그들은 그저 하루하루를 버티려고 하고 있다”고 영은 말했다. “그들은 오늘 먹을 것이 무엇인지 해결하는 동안, 미래에 대해 생각할 여유조차 없다.”

이주민들은 미국 식량 공급의 근간을 이루며, 미국 농업 노동자의 약 73%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영은 발도스타 주립대학교의 이주 노동자 대학 지원 프로그램의 책임자로 일한 후 UFW 재단에 합류했으며, 그 당시 COVID-19 팬데믹 동안 농업 노동자들이 전국에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을 감수했는지를 직접 목격했다.

“팬데믹 동안 그들은 목숨을 걸고, 몇몇 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모두에게 식량을 제공했는데, 이제 그들이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우리는 그들을 신경쓰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정말로 낙담하고 있다”고 영은 말했다. “이제 그들이 어려움에 처했는데 우리는 그들을 잊어버렸다.”

[출처] Hit Hard by Hurricane Helene, Georgia’s Immigrant Farmworkers Struggle to Get Aid

[번역] 류민

덧붙이는 말

슈일러 미첼(Schuyler Mitchell)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의 작가, 편집자, 그리고 팩트 체커로, 현재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X(구 트위터)에서 그를 찾을 수 있다(@schuy_ler).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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