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4‧15조치’ 학생인권 침해” 청소년 100명 진정

20일 ‘공교육 포기 조치 반대’ 청소년 국가인권위 접수

전국에서 모인 100명의 중고생 등 청소년이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4‧15 공교육 포기 조치(4‧15조치)’가 “학생들의 교육권과 발달권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20일 접수했다.

지금까지 두발규제 등의 사안으로 개개인의 청소년이 국가인권위를 찾은 적은 있었지만 이처럼 100명이 한 데 뭉쳐 ‘학생인권 침해’ 진정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에서 모인 100명의 중고생 등 청소년이 4‧15조치가“학생들이 교육권과 발달권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20일 접수했다. 진정인 대표로 진정 이유를 설명하는 조만성 군(서울 영서중 3학년). 최대현 기자

“인간답게 살 권리, 놀 권리 모두 빼앗긴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등 8개 단체가 모인 ‘0교시! 우열반! 학교자율화 반대! 청소년연대’(청소년연대)‘에서 활동하는 청소년들은 이날 오후 낸 진정서에서 “4‧15조치에 포함된 △0교시와 자율학습, 야간수업 △우열반 허용 △종교사학에서의 종교수업에 관한 지침 △전문계고 현장실습 방안 등은 학생들의 인권과 직결된 내용으로 부족하긴 했지만 그나마 이런 것들을 규제하는 역할을 하던 중앙정부의 지침을 폐지해 학생들의 인권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청소년들은 이어 “인권을 보장하고 국제협약을 이행할 1차적 책임을 지는 중앙정부가 그에 관한 권한을 포기하고 교육청과 학교의 자율에 맡기는 것은 결코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이는 오히려 정부가 자신의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정인 대표인 조만성(서울 영서중 3학년)군은 “넘쳐나는 공부와 입시경쟁 스트레스 때문에 지금도 죽을 맛인데 4‧15조치로 인간답게 살 권리, 놀 권리 등을 모두 빼앗기게 됐다”면서 “국가가 청소년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최소한의 의무를 져야 한다”고 진정 이유를 밝혔다.

청소년인권포럼위더스에서 활동하는 이정우 군(19) 역시 “인수위 시절부터 영어몰입교육 등 학생들을 괴롭히더니 학원24시간 수업을 추진하다가 반발을 사자 아예 공교육을 포기하는 4‧15조치를 내놓고 학생들을 더 못살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에 △학생들의 인권에 악영향을 미칠 4‧15조치 철회 △학생들의 인권 보장을 위한 분명한 가이드라인 제정과 학교운영에 대한 실질적 감독권 행사, 경쟁적 시스템 개선을 통한 학생인권 보장을 촉구했다.

동시에 국가인권위에는 △인권보장에 관한 정부의 책임을 밝히고 △4‧15조치 철회와 학생들의 인권 보장을 위한 정책수립을 권고해줄 것을 요구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팀장은 “지옥 같은 학창시절을 보냈는데 지금 청소년들은 더 심한 입시지옥에서 보내게 됐다”며 “아이들의 미래를 이렇게 해도 되는 거냐. 이제 어른들이 꿈과 행복을 키우면서 즐겁게 학교를 나설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하는 모습. 최대현 기자

국가인권위 “토론회 등 공론화 거쳐 정책적 판단하겠다”

이보다 하루 앞선 지난 19일 국가인권위는 “상시적인 성적우수반 편성은 헌번 11조에 보장된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강원지역의 고등학교장에게 성적우수반 제도를 시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어 더욱 주목된다.

4‧15조치에는 성적우수반인 이른바 우열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최재경 국가인권위 침해구제1팀장은 진정인과의 면담 자리에서 “학생들의 인권과 관련 있는 사안을 자율화할 수 있는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 등을 교육청을 통해 자료도 받고 해서 정책적인 판단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쉽진 않겠지만 토론회 등 공론화장을 마련하는 등의 일정으로 최대한 빨리 판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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