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사설1]‘자율화 사기극’의 막을 내려라

-눈가리고 아웅하는 시·도 교육청-

지난 15일 정부가 내놓은 ‘학교 자율화 추진계획’에 대한 반대와 백지화 요구가 확산되는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4일‘세부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일부 언론은 ‘0교시·우열반 금지 공식 결정’으로 보도했지만 내막은 사실과 다르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0교시 보충수업은 허용하지 않지만 0교시 자습은 학교 자율에 맡긴다고 한다. 그러나 수업 여부와 관계없이 조기등교 자체가 학생들의 잠잘 시간과 밥먹을 시간을 빼앗아 건강을 현저히 파괴할 것이며, 새벽부터 심야자습까지 학생들을 보살펴야 할 교사들도 과중한 업무강도로 인해 본연의 교수 학습 활동에 전념하기 어렵다.

지금도 대부분의 인문계고는 학년마다 차이는 있지만 7시 30분 전후에 등교하고, 늦은 학생들은 1분당 얼마씩 지각비를 내는 사례도 있다. 희망학생으로 하면 그 수가 얼마 안되고 전체적인 학습 분위기 조성이 어렵다보니 이런 방식이 되풀이되고 있다. 그나마 이같은 상황은 조기등교를 금지하는 분위기에서 조성된 것인데 0교시 자습이 자율에 맡겨진다면 등교를 7시 이전으로 당기고, 은밀히 보충수업하는 학교가 늘어날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우열반을 금지한 것처럼 발표하였지만 수준별 이동수업 전 과목 확대는 사실상 우열반 허용이다. 현재 영어와 수학에 한하여 수준별 이동수업을 실시하지만, 일부 학교를 제외하곤 시설이나 재정 부족으로 유명무실화되어 있다. 여유 교실이 없어 분반한 학생의 수업공간이 부족하고, 시간당 14,000원으로는 강사를 못구해서 실행할 수 없다. 이런 여건에서 전 과목으로 수준별 이동수업을 확대하면 전체 석차 분류에 따라 우열반 편성으로 가는 것은 시간문제다. 교육청은 ‘편법 운영사례는 행정지도를 하겠다’지만 통제권 밖의 사립학교 지도나 공립학교로의 확산을 제지하기 어렵다.

서울시교육청이 문호를 개방한 사교육업체의 방과후 학교 진출, 어린이신문 단체 구독, 사설모의고사 등은 결국 학생에겐 과중한 입시스트레스를, 학부모에겐 사교육비 폭증을, 영리업체에겐 돈다발을, 교육비리세력에겐 검은 돈을 안겨주며 학교 황폐화로 마감될 것이다. 맞장구치며 따라갈 다른 교육청의 후속조치 역시 공교육 포기의 루비콘강을 건너는 모습일 것이다. 개념없는 정부에게 맡길 수 없는, 국민이 바로잡아야 할 대형사고가 터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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