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학교와 공간-감시와 위계의 공간을 민주와 자율의 공간으로

공간은 권력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근대 공장은 분할된 장소에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성과가 일어나도록 공간을 구조화하고 있다. 또한 감시하고 통제하기 좋은 위계적인 공간 구조로 분할되어 있다.

근대 학교 공간도 그러하다. 교사를 감시하기 좋은 위치에 관리자의 공간이 분할된다. 교무실이 교실보다 우월한 위치에 자리하며, 교실 내 교사가 서는 공간은 학생이 앉는 공간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다. 학급이 분할되고 학급 간에 위계 질서가 형성된다.

이러한 공간 분할은 우위에 선 자가 감시하기 좋은 구조이다. 이를 들뢰즈, 가타리 같은 학자들은 ‘홈패인 공간’이라 불렀다. 이 ‘홈패인 공간’은 학생들에겐 수동적인 공간이며, 성적이 낮은 학생에게는 소외와 차별의 공간이며, 공부 이외의 다른 꿈을 꾸는 학생에게는 억압적이고 폐쇄적인 공간이며, 장애우에게는 폭력적 공간(구수경)이다.

새로운 교육운동은 이런 위계의 공간을 민주적, 자율적 공간으로 변화시키려 한다.
유럽에선 학교의 공간과 색채를 교육적으로 만들려는 ‘아름다운학교운동’이 있다. 학교의 공간 구조는 학생들의 의식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학생들의 동선 또는 접속과 소통을 절단하고 포획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기 때문에 교육적 공간 구성을 중시한다.

독일의 헬레네랑에(Helene-Lange) 학교에서는 수준별 수업을 하되 학생들을 공간적으로 나누지 않는다. 공간-기계에 의해 권력이 작동되는 비교육적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이다.
2005년 스웨덴의 고등학생연합이 주입식 교육을 위해 만든 교실을 축소하고 소규모 세미나실을 많이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는 투쟁을 전개하였다. 학교에서 민주적 소통이 가능한 매끄러운 공간을 학보하기 위해서였다.

‘홈패인 공간’은 물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정보가 흐르는 공간, 사이버 공간이나 언표적 공간에서도 생긴다. 사람을 길들이기 위해서는 그의 몸에 대해 알아야 한다. 때문에 권력은 감시를 통해 끊임없이 기록하려 한다. 학교의 시험과 평가는 이런 감시와 기록을 위한 것이다. 스웨덴 고등학생들이 세미나실 확충 요구에 더하여 정기적 시험 대신 학생들이 자기 스스로를 평가할 수 있는 시험(전혀 다른 개념의 시험)을 자주 보자고 요구한 것은 정보공간의 비대칭성을 바로잡아 나가기 위해서이다.

이제 컴퓨터와 결합된 기록의 기술은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네이스, 입시 포탈사이트 그리고 유비쿼터스에 의해 홈패인 공간이 만들어진다. 홈패인 공간을 지배하는 것은 거대한 프로(pro, 미리 만들어진)그램들이다. 그러나 한편 클리나멘(관성, 타성, 중력에서 벗어나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힘)에 의해 끊임없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다이어그램은 유비쿼터스(인간중심의 컴퓨터 환경)를 통해 매끄러운 공간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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