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열아 광훈아, 트럼프가 되고 싶어?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며 미국 국회의사당을 점거했다.
2025년 1월 19일, 윤석열 지지자 또는 전광훈 지지자들이 윤석열 구속에 반발하며 서울서부 지방법원에 난입하여 폭력을 저질렀다.
2025년 1월 20일, 트럼프 2기가 시작됐다.
트럼프는 한국의 극우주의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모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을 도와줄 것이라는 터무니 없는 극우 선동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 극우 세력은 트럼프와 트럼프 지지자들 따라 하느라 바쁘다.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STOP THE STEAL’이라는 구호로 강한 결속을 도모하던 것을 그대로 학습하여 적용한다. 윤석열은 극우 유튜버에 선동 당했지만, 트럼프는 극우 유튜버의 메시지를 주도한다는 점에서 다를 뿐이다.
트럼프 취임식을 두고 꼴사나운 자랑들이 이어진다. 내란 선동 혐의로 고발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지난 5일, 내란 선동 혐의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 도중에 트럼프 취임식 참여 증거로 “입장 티켓”을 들어 보였다. 홍준표는 취임식을 미국 호텔에서 TV로 시청한 것으로 비웃음을 산 바 있지만 꿋꿋하게 “차기 대선후보 자격으로 간 것”이라 주장하며 자랑을 멈추지 않는다.
평등 짓밟고 침략 공언하는 트럼프, 모두를 추방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금 전쟁을 만들고 있다. 지난 4일, 그는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가자지구를 소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요하다면 미군도 보내겠다고 한다. “(가자지구의) 부지를 평탄하게 하고, 파괴된 건물을 철거”할 것이며, “경제 발전을 일으킬 것”이라면서, 가자지구를 “개발”할 것이라고 망발을 내뱉었다. 이는 이스라엘의 ‘인종청소’를 옹호하는 것이자, 미국이 반인도적인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공개적인 선언이다.
트럼프는 그린란드와 파나마에 대해서도 영토확장에의 욕망을 드러낸다. 압도적 군사력과 경제력을 무기로 자원과 무역의 길목을 강탈하겠다고 겁박하는 것이다. 이런 침략주의는 그가 자본의 노골적인 지원자이자 대변자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불평등과 차별의 구조에 취약하게 내몰려 있는 이들을 위한 정책을 폐지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이민자 등 기존 사회구성원들을 편 가르고 나아가 추방시키려는 체계를 공격적으로 펼친다. 부자감세와 기업규제완화를 통해 자본가들의 자산 증식을 극대화시키고, 미국 바깥의 땅들을 전쟁으로 빼앗아 소유하고, 이윤 창출을 극대화하려는 위협적 욕망을 함부로 뱉어낸다. 한마디로 트럼프는 지금 모두를 추방시키고 있다. 엘리트들과 자본만 제외하고.
트럼프들이 내뱉는 자극과 환상 넘어
한국에서도 트럼프가 되고 싶은 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국민의힘 해체하라는 구호가 외치는 광장을 두고도 우경화 급발진하는 민주당과 이재명도 그들 중 하나다. 모두가 자본을 위한 권력잡기에 혈안이다. 그러나 여전히 세계 각지에선 크고 작은 사회운동들이 사람들을 설득하고 변화를 추동하며, 체제전환을 위한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전역에서 극우 정당 반대 시위가 열리고, 독일에서도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와 “나치를 위한 자리는 없다”고 외치고 있다. 우리에게는, 남태령과 한강진과 여의도와 광화문이 있다. 언제나 광장에 있었던 이들이 있으며, 흩어지지 않는 연대를 경험한 사회구성원들이 광장과 일상 곳곳에 흩뿌러져 있다. 우리는 이들과 함께 트럼프‘들’이 득세하려는 세상을 바꿔낼 수 있다.
자극적이고 환상에 불과한 말들을 내뱉는 트럼프와 그 선동에 묻어가려는 한국 극우들 사이에는 분명 틈새가 있다. 자본을 위해 사람들을 이용하는 이들과 자기 삶의 곤경을 설명할 길을 찾아다니는 이들은 분명 다르다. 여기에 우리가 들어갈 자리가 있다.
폭력과 혐오가 세상을 움직인다고 믿도록 용쓰는 이들보다, 평등과 연대의 힘이 세상을 진정으로 바꿔낼 것이라는 우리의 말이 더 그들의 삶에 가닿도록 하자. 그 틈새를 꾸역꾸역 비집고 들어가기 위한 크고 작은 실천들을 도모하자. 당신이 겪는 곤경의 이유들을 없애기 위해 타인의 삶을 찢어버려도 괜찮다고 속삭이는 이들보다 더 먼저 다가가자. 타인을 낙오시키는 권력은 돌고돌아 내 삶도 낙오시킬 수 있다는 연결고리를 발견해낼 일상의 장면들을 더 많이 만들어내자. 보통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장들을 계속해서 열자. 가열차게 움직이는 서로가 너무 다치거나 지치지 않게, 서로의 언어들을 지지하고 엮어내는 장들도 계속해서 열고 연결하자. 쉽지 않지만 다른 길은 없다. 트럼프‘들’을 제치고, 결국 우리는 함께 나아가자. 평등으로!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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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윤석열 퇴진! 세상을 바꾸는 네트워크’가 발행하는 <평등으로>에 실린 글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