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어둡고 비밀스러운 유니콘 기업이 “마침내 크게 성공했다.” 그러나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은 우리 모두다.
영국 정부는 거의 2년에 걸쳐 국가의 코로나19 대응을 둘러싼 조사 겸 덮어씌우기 작업을 진행해 왔다. 최근 그 조사에 출석한 증인 중 한 명은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영국지사(Palantir Technologies UK)의 수석 부사장 루이스 모슬리(Louis Mosley)였다. 그는 1930년대 영국 파시스트 오스왈드 모슬리(Oswald Mosley)의 손자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증언 도중 자사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포착했고, 그 기회를 기꺼이 활용했다.
그는 영국 정부가 부처 전체와 지방정부를 아우르는 데이터용 “공통 운영 체계”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팔란티어가 기꺼이 개발하겠다고 나설 시스템이기도 했다.
“(정부는) 이런 공통 운영 체계 역량을 즉시 배치해야 하며, 코로나19 급의 다음 팬데믹이나 시민적 도전이 이미 진행 중일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 이러한 투자는 이미 오래전에 이뤄졌어야 할 일이다.”
이 발언은 팔란티어의 최고기술책임자 샴 산카(Shyam Sankar)가 2021년 미국 정부를 두고 했던 말과 매우 유사하다.
“정부로 눈을 돌리면, 우리는 방위, 보건의료, 민간 기관 전반에 걸쳐 우리의 입지를 확장하면서 미국 정부의 중앙 운영 체계가 되는 사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출처: Unsplash, Mariia Shalabaieva
한 회사가 미국과 영국 양국 정부의 중앙 운영 체계를 독점적으로 제공하고 관리하겠다는 야심을 품는다는 생각이 아무리 터무니없어 보여도, 팔란티어가 대서양 양안의 정부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야망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회사는 무엇보다도 창립자인 피터 틸(Peter Thiel)이 오랫동안 자신을 자유지상주의자로 포장하면서 독점 자본주의의 이점을 찬양하고, 현대 감시국가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기여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이안 데이비스(Iain Davis)는 그의 뛰어난 2부작 ⟪다크 MAGA 정부-기업 테크네이트⟫(Dark MAGA Gov-Corp Technate)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일론 머스크나 틸과 같은 기술관료주의와 다크 계몽주의(Dark Enlightenment)의 지지자들은 국가 권력을 제한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그들이 아무리 그렇게 말하더라도 말이다.”
“그들은 오히려 국가를 공공 영역에서 민간 영역으로 이동시키고, 그것이 충분히 민영화되었을 때 권력을 확장하고자 한다. 물론 그들은 ‘대의민주제’를 반대하고, 그것을 ‘민주주의’라고 부르며(사실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문제가 가득한 관료제 체계라고 묘사한다(그 말은 맞다). 그러나 그들이 제안하는 해결책은 실질적으로 그들이 비난하는 국가의 권력을 더욱 증대시킬 뿐이다.”
기술관료주의 신봉자들과 다크 계몽주의 신봉자들이 모두 제안하는 것은 철저히 국가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구획화된 위계적 사회정치 권력 구조다. 그들은 약간의 방식 차이는 있을지언정, 국가 권력을 확장하고 극대화하고자 한다. 그들이 이러한 국가의 새로운 모델을 테크네이트(technate, 기술지배국가)라고 부르든, 또는 정부-기업 복합체(gov-corp)라고 부르든, 그들이 우리에게 강요하려는 전제적 국가주의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어두운 유니콘
팔란티어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어두운 유니콘 기업으로, 전쟁과 탄압에 대한 집단적 서방의 욕망이 높아지는 가운데 그 보상을 지금 누리고 있다. 이 집단에는 이스라엘도 포함된다.
미국 기업들 중 팔란티어만큼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단학살 기간 동안 이렇게 뻔뻔하게 이스라엘과 보조를 맞춘 회사는 드물다.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데이터 마이닝 기업 중 하나로서, 팔란티어는 미국 국가안보국과 함께 이스라엘 군과 정보기관에 첨단의 강력한 표적 식별 능력을 제공했다. 이 회사는 심지어 가자 지구에서 살해 대상 명단을 더 빠르게 작성할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까지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한 패널 토론에서 팔란티어의 회장이자 피터 틸의 예전 학급 동료였던 알렉스 카프(Alex Karp)는 가자 지구의 집단학살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을 “우리 사회 내부의 감염”이라고 묘사했다.
Ret. Gen. Mark Milley says the US has committed so many war crimes over the years, it has no right to criticize Israel's devastation of Gaza
— Max Blumenthal (@MaxBlumenthal) May 8, 2024
Palantir CEO Alex Karp chimes in: "The peace activists are actually the war activists, and we're the peace activists."
Karp says of Gaza… pic.twitter.com/Ktc5H4uYJi
피터 틸이 20여 년 전 CIA의 자금을 받아 설립한 이 회사는 군, 정보기관, 경찰 기관에 빅데이터와 감시 지원을 제공하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 회사의 주요 업무는 데이터 융합이다. 즉, 수많은 흩어진 정보를 모아 유용한 것으로 바꾸는 일이다.
휘트니 웹(Whitney Webb)이 수년간 기록해온 바에 따르면, 이 회사는 9·11 이후의 감시 프로그램인 ‘전면 정보 인식(Total Information Awareness, TIA)’의 민영화된 버전으로 만들어졌다. 이 프로그램은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운영하는 “모든 것을 보는” 감시 체계를 개발하고자 했지만, 겉으로는 2003년 의회에 의해 폐기되었다.
오늘날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고객 목록에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부터 영국 국민보건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부 부처가 포함된다. 여기에 은행, 다른 기술기업들, 보험사, 웬디스 같은 패스트푸드 체인도 포함된다. “모든 미사일(혹은 드론) 안에” 자사의 기술이 들어가기를 바라는 이 회사는 미국의 민간 의료산업과 영국의 공영 NHS 모두에서 성장의 비옥한 기반을 발견했다. 매출의 3분의 2는 여전히 미국 내에서 발생하지만, 이 회사는 해외 사업을 특히 영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키어 스타머 정부는 스타일, 언어, 표방하는 이상에서 극단적으로 다를 수 있지만, 몇 가지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두 정부 모두 자국을 인공지능 강국으로 탈바꿈시키려 하며, 동시에 표현의 자유와 시위할 권리를 포함한 기본적인 민주적 권리와 자유에 대한 전면적 공격을 가하고 있다. 두 정부 모두 가자 지구에서 이뤄지는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에 반대하는 시위에 대해 잔혹한 탄압을 감행했다.
추방 자동화와 세금 징수 간소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두 정부는 피터 틸의 팔란티어에 손을 뻗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이민세관단속국이 팔란티어에 3천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수여하여 이민 감시용 운영체계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연방 관보에 목요일 게재된 계약 사유서에 따르면, 이 플랫폼이 가동되면 이민세관단속국은 자발적으로 미국을 떠나는 사람들을 “거의 실시간으로 가시화”할 수 있게 되며, 추방 대상자 선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Palantir is arming ICE with AI tools that integrate federal data to monitor and identify deportation targets in real time pic.twitter.com/wTI3dvcQCA
— HOT SPOT (@HotSpotHotSpot) April 18, 2025
<와이어드>(WIRED)의 최근 특종 보도는, 국세청(IRS) 소식통을 인용하여, 팔란티어가 일론 머스크의 이른바 ‘정부 효율성 부서’가 국세청 기록에 접근하기 위한 새로운 “메가 API”를 구축하려는 노력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API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로, 서로 다른 애플리케이션들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하며, 국세청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이동시키고 거기서 접근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DOGE는 이 API 프로젝트가 납세자 이름, 주소, 사회보장번호, 세금 신고서, 고용 정보 등을 포함한 모든 국세청 데이터를 다룰 수도 있다는 데 관심을 표명해 왔다. 국세청 API 계층은 다른 기관들의 상호운용 가능한 데이터 집합들과 국세청 데이터를 비교하는 것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가 실제로 완결 단계로 진행된다면, DOGE는 팔란티어의 파운드리 소프트웨어가 “모든 국세청 시스템의 읽기 중심”이 되기를 바란다고 <와이어드>는 직·간접적으로 정보를 아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는 접근 권한이 있는 누구나 모든 국세청 데이터를 한곳에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을 변경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로서는 누가 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다.
파운드리는 팔란티어가 개발한 플랫폼으로, 데이터를 정리하고,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거나, 기초 데이터 위에서 인공지능 모델을 실행할 수 있게 해준다. 데이터가 정리되고 구조화되면, 파운드리의 “온톨로지(ontology)” 계층은 더 빠른 연결과 기계학습 모델을 위한 API를 생성할 수 있다. 이는 사용자가 인공지능을 이용해 해당 소프트웨어를 통해 기관 데이터를 빠르게 질의하고 정리할 수 있게 한다. 이 과정은 인공지능 시스템이 민감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함을 전제로 한다.
즉, 트럼프 행정부 내 소식통들(상무장관 하워드 루트닉(Howard Lutnik)을 포함하여)이 최근 트럼프가 국세청 자체를 없애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아마도 자유지상주의 지지자들을 감동시키기 위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냉혹한 현실은 DOGE가 팔란티어의 도움을 받아 국세청의 데이터 수집 및 활용을 확대하고 효율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상황에서의 아이러니는, 트럼프가 DOGE를 통해 정부 지출을 삭감하라는 임무를 머스크(직접적으로)와 틸(팔란티어 전직자들의 채용을 통한 간접적 경로)에게 맡긴 반면, 그들 자신의 회사들이 정부 계약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팔란티어의 경우, 그러한 계약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일론 머스크 소유의 스페이스X와, 틸이 일부 소유한 미국의 드론 제조업체 안두릴 인더스트리와 협력하여, 도널드 트럼프가 제안한 “황금 돔” 미사일 방어막 구축을 돕기 위한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둠의 왕자”의 또 다른 이해 충돌
이와 유사한 상황이 영국에서도 전개되고 있다. 키어 스타머 정부는 가능한 한 빠르고, 보도에 따르면 무모할 정도로 정부 서비스를 디지털화하려 하고 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The Daily Telegraph)가 며칠 전 보도했듯, 정부가 “원로그인(One Login)” 디지털 신원 플랫폼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사이버보안 부실로 인해 시민들의 개인정보가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영국 정부는 공공 시위와 온라인 담론 전반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팔란티어의 광범위한 AI 기반 제품군에 이상적인 고객 조건이 된다.
실제로 스타머는 최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후, 다음 행선지로 워싱턴 DC에 있는 팔란티어 본사를 방문했다. 그는 팔란티어 회장 알렉스 카프와 주미 영국 대사 피터 만델슨(영국의 “어둠의 왕자”)과 함께 시설을 둘러보았다. 이 만남은 즉각적인 이해 충돌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팔란티어는 만델슨이 정계 밖에 있을 당시 공동 창립한 로비회사 ‘글로벌 카운슬’의 오랜 고객이다. 만델슨이 정계에 복귀한 이후 글로벌 카운슬 회장직에서 물러났다고는 하지만, 영국 회사등록청에 따르면 그는 여전히 “중대한 통제권”을 갖고 있다.
팔란티어 영국법인 대표 루이스 모슬리도 이 자리에 있었으며, 그는 스타머가 팔란티어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는 스타머의 권위주의적 성향을 고려하면 전혀 놀랍지 않다. <폴리틱스 홈>(Politics Home) 보도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팔란티어 영국 대표 루이스 모슬리는 그날 키어 스타머를 만났다. “그의 눈을 보면 그가 이것을 이해한다는 걸 알 수 있다”고 그는 팔란티어 런던 사무실에서 <더 하우스>(The House)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는 그가 이 기술 대기업에 입사한 지 8년 만의 첫 대면 인터뷰였다. “야망은 존재한다 — 의지도 존재한다.”
총리는 인공지능을 “이 시대의 결정적 기회”라고 묘사했다. 경제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노동당은 영국이 “AI 초강국”이 되기를 바라는 기대를 팔란티어에 걸고 있다.
2023년, 영국 정부는 팔란티어에 국민보건서비스(NHS) 데이터를 관리하는 계약을 3억3천만 파운드 규모로 발주했으며, 이는 영국의사회, 환자 단체들, 프라이버시 운동가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그러나 이후 채택 속도는 놀라웠다. 현재 팔란티어는 NHS 전반은 물론 국방부(MoD), 런던 경찰청 등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현재 팔란티어의 전 세계 인력 중 약 4분의 1이 런던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정부가 치안 및 국방을 위한 대규모 데이터 집합을 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회사는 주요 정부 부처 및 기관들과 대형 계약을 맺고 있으며, 이 중 특히 죽음과 관련된 기술에 특화된 기업이라는 점에서 NHS 잉글랜드와의 계약은 가장 논란이 크다.
2024년, 이 회사는 국민보건서비스(NHS) 데이터를 관리하는 또 다른 3억3천만 파운드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영국의사회, 환자 단체들, 프라이버시 운동가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사되었다. 그러나 12월에 공개된 해당 계약 문서는 거의 4분의 3이 검열되었으며, 아이러니하게도 데이터 보호 및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거의 모든 항목이 포함되어 있었다.
수십 개 시민사회 단체들이, 이렇게 많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하나의 미국 기업이 처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특히 이 회사가 급속히 성장하는 대중 감시 산업과 밀접하게 얽혀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정부는 이미 이 계약의 합법성을 둘러싼 소송에 직면해 있다.
팔란티어는 자사의 전문성이 환자 기록을 통합하고, 비효율을 줄이며,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데이터를 누가 소유하고 통제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또 다른 우려는 이 계약이 NHS를 사실상 팔란티어에 종속시키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피플스 디스패치>(People’s Dispatch)가 보도한 내용이다.
이 회사의 시스템은 데이터 추출을 어렵게 하고, 업계 표준 분석도구와의 통합을 비싸고 복잡하게 만들어, 사용자가 계속 자사 시스템에 의존하도록 설계되었다. “팔란티어의 시스템은 사용자들을 자사의 독점 시스템으로 밀어넣으며, NHS가 이를 바꾸려는 경우의 전환 비용도 매우 높을 것”이라고 영국의사협회와 폭스글러브는 2023년 보고서에서 경고했다.
팔란티어는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적용 가능성을 찾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특히 서구의 지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그 가능성을 실현해왔다. FDP의 전체 범위가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NHS 데이터가 팔란티어의 감시 도구를 강화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는 매우 크다. 이 감시 도구들은 이미 가자 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에서 사용되고 있다.
팔란티어의 영향력 네트워크
팔란티어가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데이터 관리에 관여하는 것에 대한 항의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에서도, 스타머 정부는 오히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어두운 유니콘 기업과의 비즈니스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2,64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 인텔리전스 기업과 워싱턴 및 웨스트민스터의 고위직 사이를 오가는 임원들과 관료들의 ‘회전문‘ 현상 덕분에 이익을 얻고 있으며, 이들이 그 놀라운 성장을 이끄는 영향력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영국만이 이 스파이웨어 기업과의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유럽 국가는 아니다. 이달 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팔란티어의 인공지능 기반 전장 작전을 위한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군사동맹에 따르면, 해당 계약은 “요구 사항을 수립하고 시스템을 획득하기까지 불과 6개월이 걸린, (그 역사상) 가장 신속한 계약 중 하나였다.”
NATO 통신정보기구(NCIA)의 제너럴 매니저 루트비히 드캄프스(Ludwig Decamps)는 새 시스템이 “동맹에 맞춤형 최첨단 인공지능 역량을 제공하고, 현대 전장에서 효과적이고 단호하게 작전할 수 있도록 병력에 필요한 도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계약은, 설령 확인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유럽이 미국 방산업체들에 대한 의존을 계속 유지할 것임을 보여주는 확증이 된다. 이는 유럽연합과 트럼프 행정부 사이의 관계가 악화되는 가운데에도 그러하다.
말할 필요도 없이, 이러한 모든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은 팔란티어의 수익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간 수익이 28억 달러로, 2023년 대비 29%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이 가운데 약 19억 달러는 미국 내 사업에서 나왔고, 그중 12억 달러는 정부 관련 업무에서 발생했다. 주가는 전년 대비 340% 상승했다.
2020년 9월 기업공개(IPO)를 마쳤을 당시, 팔란티어의 평가 가치는 200억 달러로 추산되었다. 현재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그 10배가 넘는 2,160억 달러에 이른다. 최근 팔란티어는 미국 최대 상장기업 100개로 구성된 S&P 100 지수에 편입되기까지 했다. <포춘>(Fortune)은 “설립된 지 20년이 넘는 지금, 팔란티어는 마침내 크게 성공했다”고 평하면서, 투자회사 미즈호의 애널리스트 그렉 모스코위츠(Gregg Moskowitz)의 경고성 논평도 덧붙였다.
“가치평가는 무시할 수 없으며 그래서는 안 된다. 우리는 팔란티어의 주가 배수가 이미 상당한 가속과 상승을 선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를 정당화하는 것이 극히 어렵다고 본다.” (4월 14일 장 마감 기준, 팔란티어의 주가는 최근 12개월 순이익 대비 약 491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었으며, 같은 기간 나스닥 100은 약 33배였다.)
혁명을 이끄는 자들
그러나 이것은 단지 회사의 수익 문제만이 아니다. 틸과 카프는 자신들이 기술과 통치 양면에서 하나의 혁명을 이끄는 선봉에 있다고 진심으로 믿는 듯하다. 이 혁명은 외부 위협으로부터 서구 문명을 구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완전히 다른 무엇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카프는 2월 투자자 전화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우리 회사를 서구와 미국의 봉사에 헌신하고 있다. 우리는 체계를 교란시키기 위해 여기에 있으며, 필요하다면 적들을 위협하고, 때로는 제거하기 위해 여기에 있다.”
팔란티어가 NATO와 계약을 체결하기 수개월 전, 카프는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유럽에 경고를 날렸다. 그는 이 오래된 대륙이 “붕괴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기업과 정부가 방관하는 사이, 미국이 인공지능 혁명을 결실로 이끌고 있기 때문이었다.
“미국이 다시금 전진하는 동안, 유럽의 동맹국들과 파트너들은 뒤처지고 있다. 그들의 민간 및 국가 기관은 이 경제사적 중대한 시기에 방관하고 있으며, 미국 기업들의 끊임없는 혁신은 세계 산업을 교란하고 재편하고 있다. 유럽은 인공지능의 기회와 도전에 적응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파멸에 이를 것이다.”
카프는 최근 니콜라스 자미스카와 함께 ⟪기술공화국 : 강한 힘, 부드러운 신념, 그리고 서구의 미래⟫(The Technological Republic : Hard Power, Soft Belief, and the Future of the West)이라는 책을 공동 집필했다. 이 책은 <월스트리트 저널>로부터 “미국과 그 동맹국을 돕던 역사로부터 등을 돌린 기술 산업을 겨냥한 절규(cri de coeur)”로 묘사되었다. 책에서 카프와 자미스카는 다음과 같이 썼다.
“우리의 전체 국방 체계와 군사 조달 복합체는 대규모 전장에서 수많은 병력이 충돌하는 유형의 전쟁을 위해 병력을 공급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그런 전쟁은 다시는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다음 전쟁 시대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승패가 갈릴 것이다.”
<포춘> 기사는 이것이 “꽤나 편리하게도… 바로 팔란티어가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의 전장과 가자의 살육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인공지능 군비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어두운 유니콘 기업은 막대한 이익을 챙길 준비를 마쳤다.
[출처] As Appetite for War and Repression Rise in the New Western (Dis-)Order, Palantir Is Making a Killing
[번역] 이꽃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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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코비슬리(Nick Corbishley)는 경제, 금융 및 정치 분야에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