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7시경부터 시작된 용산 철거민 참사 추모 촛불집회가 물대포를 동원한 경찰의 해산 작전으로 두 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추모집회는 당초 용산역 광장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수백 명의 시민들이 분향소가 설치돼 있는 참사 현장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이 곳에서 집회가 열렸다.
경찰에 의해 해산된 시민들은 서울역 쪽으로 행진하면서 "청와대로 가자" "진상규명 하라" "살인정권 규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서울역에 이르러 앞쪽 일부가 남대문쪽으로 빠진 가운데 대부분은 옛 대우빌딩을 끼고 명동쪽으로 뛰어서 이동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부터 용산역과 신용산역 일대에 5백여 명의 전의경을 배치하고 사고가 난 건물로 시민들이 접근하는 것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현장 바로 앞 횡단보도도 통제해 버스를 이용하려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 신용산역 앞 도로에서 대치하고 있는 경찰과 추모시민들/ 원종현 기자 |
▲ 경찰이 살수차로 물대포를 쏘고 있다./ 원종현 기자 |
경찰은 추모집회를 진행중인 시민들을 향해 3차례 경고방송을 내보낸 후 오후 9시 5분께 살수차 두 대로 물대포를 쏘았다. 이 과정에서 승객들이 탑승한 상태인 시내버스가 물대포를 뒤집어써 버스 기사가 경찰에 강하게 항의하는 일도 발생했다. 흩어진 집회 참가자들 중 일부는 다른 장소에서 항의시위를 계속하겠다며 서울역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