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의 무리한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으로 한 이주노동자가 중상을 입었다.

16일 오전 8시 30분경, 남양주 마석 성생공단에서 법무부 출입국관리국 직원들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단속을 시행, 10여 명을 단속했고 이 과정에서 방글라데시 국적의 미등록 이주노동자 한 명이 단속을 피해 달아나다 3층에서 추락했다.


추락한 이주노동자는 두 다리가 부러지는 등 4군데의 골절상을 입고 남양주 마석 원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외에도 수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단속을 피하려다 다리와 팔 등에 부상을 입었다. 법무부의 남양주 마석 공단 단속은 올해 들어 4번째로, 직원들의 물리력 행사나 강제력도 높아지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수년간 법무부의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으로 많은 이주노동자가 목숨을 잃거나 큰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빈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인 강제단속은 유지되고 있다. 지난 1월에도 서울시 종로구 소재 모 호텔에서 일하던 중국동포 권 모 씨가 단속과정에서 8층에서 추락해 사망하기도 했다.

이러한 부작용을 낳으며 강제단속이 진행되고 있지만, 단속을 강화한 2004년 이후 오히려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수가 계속 늘어나 문제 해결의 방법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외노협)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이주노동자에 대한 비인간적인 '사냥'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외노협에 따르면 이번 단속은 민간시설인 공장에 진입하면서도 건물주나 고용주에게 이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고 '무단침입'했다는 것. 외노협은 "정부가 스스로 법규를 위반하는 현실에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이주노동자들을 '인간사냥'의 대상으로 삼는 비인간적 정책을 즉각 폐기하라"고 밝혔다.


서울경기인천이주노동자노동조합(이주노조)은 같은 날 성명서에서 "정부와 언론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불법이라며 비난하고 공격하지만, 인간사냥 단속을 일삼고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는 안중에도 없는 법무부와 단속반이 진정 불법을 자행하는 집단"이라 성토했다. 아울러 "정부의 억압적이고 차별적 정책으로 넘치는 고통을 당해온 이주노동자들을 범죄자 집단으로 매도하고, 이것을 빌미로 폭력적 단속을 강화하는 비열한 짓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마석공단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2백여 명도 이날 오후 1시에 마석 '샬롬의집'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번 단속을 강하게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