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22일 교장 후보 기소
서울 영림중 학부모와 교사 등 60여명이 25일 교과부 후문에서 박수찬 후보 교장 임명 제청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최대현 기자 |
수원지방검찰청과 영림중 학부모·교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수원지검은 지난 22일 정당 후원과 관련해 수사 중인 교사와 공무원 가운데 일부를 기소하면서 박수찬 교사를 포함시켰다. 27개월 동안 27만원의 후원금을 민주노동당에 냈다는 게 기소 이유다. 교과부가 임용 제청을 미뤄온 상황에 근거를 제공하는 순간이다.
이에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25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박 교사의 교장 임용 제청 여부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교과부 교원정책과 관계자는 “아직 기소 통보를 받지 못했다. 검찰의 기소 내용을 검토해 제청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기소와 임용 제청을 연계시킨다는 것에 변함이 없는 셈이다.
하지만 이미 교육공무원 임용령에는 검찰의 기소 사실이 승진 임용의 제한 사항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 때문에 한쪽에서는 기소만으로 임용 제청을 거부할 근거가 약해 시간 끌기를 하다가 ‘징계 의결 요구’로 상황을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징계 의결 요구가 된 임용 후보자는 임용에 제한이 되기 때문이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한 학부모가 박수를 치고 있다. 최대현 기자 |
교과부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성 구로구청장과 이인영 민주당 구로갑위원장 등 영림중이 속한 구로지역 정치인들도 25일 성명서를 내어 “교과부의 정치적 태도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것은 구로지역의 영림중 학생들과 학부모들이다. 학내 구성원과 지역사회가 함께 교육발전을 위해 뜻을 모았지만 정부가 나서 찬물을 끼얹고 재를 뿌리는 형국”이라며 “교과부의 반교육적인 행정을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학부모회장 “후원금 되돌려 주고서라도”
영림중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 내부형교장공모제 심사위원회는 이날 오후 교과부 후문에서 ‘영림중이 선출한 박수찬 교장 임용 촉구 결의대회’를 열어 “즉각 임명”을 요청했다.
김윤희 영림중 학부모회장은 “아이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한 교장선생님 모시기가 정말 힘들다. 교과부가 걸고 넘어지는 27만원을 내가 직접 주고서라도 꼭 교장선생님으로 모시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박수찬 후보는 이날 저녁부터 교과부 후문에서 밤샘 농성에 들어갔다. 박 후보는 “법을 뛰어넘는 재량권 남용의 비상식적인 태도를 용납할 수가 없다. 영림중학교 구성원들이 교장 공모제로 새로운 학교를 만들어 보려는 소박한 학교 자치의 꿈이 좌절되는 것을 지켜볼 수가 없다”고 밝혔다.


서울 영림중 학부모와 교사 등 60여명이 25일 교과부 후문에서 박수찬 후보 교장 임명 제청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최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