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학생인권조례를 힘 못쓰게 하려고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추진하고 경기와 강원 각 3곳 지역이 희망한 고교평준화를 반려한 데 이은 것이어서 교과부가 오히려 교육 자치를 봉쇄한다는 비판으로 옮아가고 있다.
교육은 몰라, 과학도 몰라, 부당하게 월권은 잘하지
전교조가 급하게 잡은 교육주체결의대회에 강원과 경기, 서울에서 참석한 학부모와 교사 100여명이 “우리 아이들이 미래가 걸려 있는 교육문제를 더 이상 정치적 잣대로 이용하지 말고 내부형 교장공모 임용제청을 승인하고 강원‧경기 고교평준화를 실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최대현 기자 |
24일 오후 2시 서울 정부중앙청사 교과부 후문에 모인 100여 명의 학부모와 교사들이 ‘교과부’ 세 글자로 만든 3행시다. 최근 진보교육감이 중점 추진한 학생인권조례와 고교평준화, 평교사(내부형) 공모 교장 등의 교육정책에 제동을 건 교과부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전교조가 급하게 잡은 교육주체결의대회에 강원과 경기, 서울에서 참석한 이들은 “지역민과 학부모는 스스로 헌신과 열정을 다해 고교평준화, 내부형 교장공모제 등 학교교육의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교과부는 이런 간절한 바람을 무참하게 짓밟았다”면서 “이명박 정부는 고교평준화에 빨간색 딱지를 붙이고 내부형 교장공모제도 브레이크를 거는 등 교육정책을 오로지 정치논리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우리 아이들이 미래가 걸려 있는 교육문제를 더 이상 정치적 잣대로 이용하지 말고 내부형 교장공모 임용제청을 승인하고 강원‧경기 고교평준화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김명희 경기고교평준화시민연대 대표는 “10년 가까이 준비해서 70% 이상이 찬성해 신청했는데 뭘 더 준비하란 말이냐”고 분통을 터트렸고 김경숙 서울 영림중 학교운영위원장은 “교육청에 물어보면서 했는데도 지침을 어겼다는 데 법률지원시스템을 제대로 갖춰놓고 추진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림중 교장 후보자인 박수찬 서울 한울중 교사는 교과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밝혔다. 박수찬 교사는 이날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적 논리에 의해 영림중이 희생된 데 매우 유감을 표시한다”며 “행정소송을 포함해 모든 법적인 대응으로 반드시 영림중 교장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좋은교사운동은 내부형 공모제를 무력화하는 교과부의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비판하고 나섰다. 좋은교사운동은 이날 낸 성명서에서 “초빙형 공모제로는 교장 승진 점수를 따기 위해 교육이 아닌 교육행정에 매진하는 현재 학교의 문제점을 바꿀 수가 없다”면서 “지난 수년간 내부형 공모제를 통해 학교 혁신을 이뤄온 성과를 무시하고 초빙형 교장제에 집착하는 교과부는 이에 대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회에는 초빙형 공모제를 중심으로 하는 교과부 개정안과 내부형 공모제를 뼈대로 한 김영진 민주당 의원안이 계류돼 있다.
정치권도 발끈했다.
민주노동당은 대변인 논평으로 “이번 평교사들의 교장 임용은 교육현장의 활력을 불어 넣고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국민의 지지와 열망에 따른 것”이라며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이를 무시하고 오직 전교조와 진보교육감을 흠집 내기 위한, 정략적이고 정치적인 임용 제청 거부를 철회하고, 내부형 교장공모제 폐지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보신당 역시 “교장자격증이 없어도 그 실력을 검증받은 평교사들이 교장이 될 수 있는 제도는 우리 교육을 혁신하기 위한 주요한 방안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자격증 조건을 부활하겠다니 교육민주화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것”이라며 “억지 좀 그만 부리라”고 평했다.


전교조가 급하게 잡은 교육주체결의대회에 강원과 경기, 서울에서 참석한 학부모와 교사 100여명이 “우리 아이들이 미래가 걸려 있는 교육문제를 더 이상 정치적 잣대로 이용하지 말고 내부형 교장공모 임용제청을 승인하고 강원‧경기 고교평준화를 실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최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