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시국선언 1심 유죄--"그러나 이미 시대정신"

시국선언 관련 정진후 위원장 등 24명 유죄 판결

지난 해 두 차례에 걸쳐 시국선언에 참여한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 등 집행부 24명에 대한 1심 재판 결과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36부(부장판사 정한익)은 13일 전교조 시국선언 주도 혐의로 기소된 정진후 위원장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현주 수석부위원장을 포함한 4명의 부위원장에게는 각 200만원, 윤주봉 전 조직실장 등 2명에게는 각 180만원, 동훈찬 전 정책실장 등 14명은 각 150만원, 최화섭 전 조사통계국장 100만원을 선고했다. 또, 전교조 서울지부 변성호 지부장과 이민숙 수석부지부장에게는 각각 100만원과 70만원형이 선고됐다.

“교원노조법은 노조의 일상 활동을 보장하고 있지만 정치활동은 금지하고 있다. 시국선언을 일상 활동의 내용으로 보기 어렵다”는 말로 판결문을 읽어내려간 재판부는 유죄 판단의 근거로는 △국가 공무원의 경우 표현의 자유는 제한할 수 없는 기본권이 아닌 국가나 사회와 마찰을 일으킬 경우 보장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 △교원의 정치적 중립· 정치활동 금지를 명문화 한 법률로 볼 때 시국선언 내용은 단순 정치 민주화를 촉구하는 것을 넘어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사회 혼란을 유발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판단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점 등을 들었다.
시국선언 관련 재판을 마친 뒤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은 항소의 뜻을 밝혔다. 유영민 기자

재판부는 “시국선언의 내용 자체가 위헌적이거나 반사회적이지 않고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점과 각국의 판례를 인정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벌금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전교조는 당초 기소 대상자 선별 과정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것과 검찰의 기소 내용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점, 검찰이 제시한 이메일의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을 들어 검찰의 기소내용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으나 재판부는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전교조의 강령을 살펴보니 모두 교육적인 것들 뿐이었다”면서 “이런 의견 표현이 강령에 맞는지 의문이 든다”는 말로 판결을 마무리해 재판정에 참석한 이들의 원성을 샀다.

재판정을 나온 뒤 “성장한 시민의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판결이 아쉽다”는 말로 입을 연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은 “판결문은 검찰의 공소장을 그대로 읽는 듯 했고, ‘일체의 정치적 활동을 금한다’는 법조항을 아무런 해석 없이 적용해 공무원의 모든 권리를 제안한 판결이라 생각한다”면서 “시국선언 내용을 다시 봐달라고 말하고 싶다. 판사가 언급한 전교조 강령이, 그 정신이 어떻게 구현됐는지 재판부는 상식적으로 판단했는지도 묻고 싶다. 우리는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우리의 요구는 이미 시대정신이 됐다”는 말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시국선언 관련 기소된 전교조 집행부에게 1심 재판부는 유·무죄가 엇갈리는 판결을 냈지만, 항소심이 진행된 대전, 인천 등의 지역에서는 모두 유죄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

전교조는 “오늘의 판결에 굴하지 않고 전교조를 창립한 그 정신에 따라 권력의 오만과 독선에 맞서, 특권층만을 위한 교육정책에 맞서, 그리고 이 땅의 민주주의와 교육민주화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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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죄 , 시국선언 , 정진후 , 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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