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입시학원 만드는 교육과정 증명된 셈”

개정 교육과정 시행 문제 개선 국회 토론회 열려

2009 개정 교육과정의 현장 적용이 영어·수학 중심의 수업시수 증가와 입시 위주 교육과정의 노골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교육시민단체들의 우려가 당장 다음 학기부터 현실화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이 같은 내용은 ‘2009 개정 교육과정 시행에 따른 문제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를 주제로 김상희 민주당 의원(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밝혀졌다. 이날 토론회에 전교조 측 발제자로 나선 박만용 부천 역곡중 교사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한 서울지역 500여개 중·고교의 2011학년도 교육과정 편성표를 분석한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영·수 중심 노골화 된 중학교 교육과정
박만용 교사가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지역 315개 중학교 중 과목별 수업시수 증감을 적용한 학교는 245개로 전체 학교의 77.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학교의 63.2%(201개교)가 영어를, 57.5%(181개교)가 수학 수업시수를 늘렸으며 이들 과목의 수업시수를 줄인 학교는 한 곳도 없었다. 2개 과목의 전체 수업시수 증가분은 영어 9214 단위, 수학 6545단위에 달했다.

수업시수가 감소된 교과목은 국어(-782단위), 사회과목군(-2448단위), 과학과목군(-3706단위), 체육(-646단위), 음악/미술(-2298단위), 선택과목군(-5610단위) 등으로 기존 7차 교육과정 이수단위 기준으로 시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교과는 선택교과군> 음악/미술> 과학/기술·가정> 사회/도덕> 체육 과목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만용 교사는 “개정 교육과정으로 다양한 교육과정 및 학교별 특성화를 이룰 것이라는 교과부의 주장은 어떠한 연구 및 실증적 자료도 없는 언론 플레이였다”면서 “분석 결과 색다른 교육과정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고, 짜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영어·수학 수업시수 집중 증가와 학업성취도평가와 별개인 교과들의 수업시수 대폭 감소라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10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는 2009 개정교육과정 시행에 따른 문제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강성란 기자


수업시수 증감에 따른 교원 수급책 전무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박만용 교사는 이 같은 수업시수 증감이 교원 수급에 상당한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개정 교육과정 적용 3년차인 2013년을 기준으로 서울지역 영어·수학 교사 수는 영어 약 1636명, 수학 약 2304명이 더 필요하지만 선택과목군은 약 1403명, 과학과목군은 약 926명의 교사 수를 줄여야 하는 수급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박 교사는 “이 정도 수준이라면 현실적으로 운용이 불가능한 교육과정이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박 교사의 교원수급 단순 환산 계산법은 ‘증감된 교과단위/2학기×10학급/20시간’이다. 교과단위는 학기 개념이므로 1년간 수업시수는 ‘÷2’하였으며 한학년이 평균 10학급 정도라 예측했고, 교사 1인당 수업시수를 20시간으로 산정해 계산했다).

교과부는 지난 5월 ‘제 3차 교육개혁대책회의’ 결과를 발표하며 2009 교육과정 적용으로 발생하는 고교 과원 교사를 기술·가정, 정보와 컴퓨터, 도덕 등 과목의 1300여명으로 추정하고 이들의 상담교사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중·고교를 합산한 실제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한 심층적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소수 교과 중심으로 억지 집중 이수 강행
박만용 교사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어·영어 과목은 조사된 모든 학교에서, 수학은 3개 학교를 제외한 전 학교에서 6학기(3년)를 이수하는 것으로 배치됐다.

하지만 도덕(283개교), 역사(280개교), 사회(236개교), 음악(290개교), 미술(300개교), 한문(281개교) 과목은 대다수의 학교에서 단 2학기만 이수하도록 편성했고, 기술·가정 역시 282개 학교에서 4학기만 이수하도록 하고 있어 과목의 특성이나 교육내용과는 무관하게 입시 과목(국어, 영어, 수학)은 전 학기를 이수하고, 소수 교과는 한 학기 8개 교과 편성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집중 이수를 강행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고교, 수능 과목 중심 수업 배치 뚜렷
2009 개정교육과정은 논의 초기 부터 졸속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해 미래형교육과정 토론회 참석자들이 교육과정 개정 반대 입장을 밝히며 객석에서 피켓팅을 하고 있는 모습. 유영민 기자.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입시 교과 위주 수업시수 증감은 고교에서 더욱 뚜렷이 나타난다.

서울지역 195개 고교의 과목별 수업시수 현황의 평균치를 살펴보면 인문사회계열 평균이 사회 39.7단위, 국어 31.4단위, 영어 30.4단위, 수학 24.7단위로 나타나 모두 필수 이수단위인 15단위를 초과 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과학계열 역시 과학 35.8단위, 수학 34.1단위, 영어 29.8단위, 국어 28단위의 초과 이수 양상을 보였다.

박 교사는 이 같은 결과를 두고 “필수 이수단위를 초과해 배치한 과목은 수능시험 해당 과목으로 고교 교육과정은 철저하게 입시 중심으로 재편됐고, 2007 교육과정에 비해서도 인문사회계열과 자연과학계열의 차이가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195개 학교 중에서 예체능계열 과정을 개설한 학교는 2개에 불과해 교육과정의 다양성이 되레 약화된 결과를 보였다.

“2009 개정 교육과정 재논의 필요” 한 목소리
박만용 교사는 위와 같은 결과를 두고 “2009 개정교육과정은 교과부가 당초 주장했던 교과목 축소를 통한 학습부담 감소와 수업시수 20% 증감을 통한 교육과정 특성화, 집중 이수제를 통한 효과적 교육활동 등을 실현시키기는커녕 정상적 교육과정 훼손, 학생 선택권 축소, 입시위주 교과 재편 등의 교육문제를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2009 교육과정 현장 적용 보류 △집중이수제와 주당 8개 과목 편성을 위한 연구 △중학교 교과군별 20% 증감 부분 보완 △범사회적 교육과정 논의기구 설립 등을 촉구했다.
태그

교육과정 , 편성표 , 2011교육과정 , 2009교육과정 , 박만용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강성란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