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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변에 사는 흰목물떼새는 처음 물가에 나온 어린아이처럼 조심스럽지만 귀엽다. 종아리는 가늘고 몸은 흰 깃털과 검은 깃털로 옷을 해 입었다. 또 목둘레를 흰색 스카프로 치장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패션 감각이 놀라운 옷매무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20㎝ 정도의 작은 몸인데 그만큼 귀하신 몸이어서 현재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2급 조류이다. 그런 까닭인지 조심성이 대단해 인기척이 느껴지면 곧장 하늘로 나는 습성을 지녔다.
흰목물떼새는 주로 강변 자갈밭이나 모래톱에서 볼 수 있다. 그곳에서 먹이를 찾고 3~7월이면 집을 짓고 알도 낳으며 산다. 때로는 인적이 드문 풀숲에 집 짓는 일도 있다. 주거는 평범하지만 세계 여행을 즐기는 부자 체질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추운 계절에 관찰할 수 없다. 추위를 피해 대만이나 동남아시아로 여행을 떠나기 때문이다. 물론 여행지에서도 강을 고집하는 녀석이다.
크고 작은 인류 문명이 강에서 기원하고 발달했다. 그동안 인간은 강의 환경을 극복하고 때로는 조작하면서 스스로 강의 주인이 되려 했다. 하지만 강은 한 번도 사람에게 주인의 자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아니 '더불어'와 '함께'의 진리를 강은 몸소 실천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무수히 많은 동식물이 강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어서다. 인간의 착각일 뿐 강은 사람만의 공간이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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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이 그 사실을 보여 준다. 바쁘게 달리는 차 안에서 사람들은 넓은 강 정도로 여기지만 그곳엔 생명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사멸이 있다. 인간 삶처럼 희로애락이 있는 생활의 터전이다.
강물 하면 떠오르는 민물고기는 먹이 사슬 가장 밑단을 형성한다. 상위 개체를 먹여 살려야 하니 개체 수도 비교적 많다. 우리나라에는 붕어, 잉어, 피라미 따위로 대표되는 민물고기 200여 종이 있다. 그 중 우리 강에서만 볼 수 있는 물고기는 60여 종에 이른다. 이들은 세계 어느 곳에도 찾을 수 없는 종이다. 남한강에는 꾸구리와 돌상어가 사람의 관심거리다. 이 역시 멸종위기 2급 어종이다.
꾸구리와 돌상어는 혹독한 환경을 즐긴다. 주로 물살이 빠른 곳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고유종답게 두 종은 한국의 강 환경에 충실히 적응하며 살아왔다. 우리나라 강은 얕은 웅덩이가 잘 발달했고 일부 구간의 모래나 자갈 언덕이 강물을 막으면서 물살이 부분적으로 빨라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환경에 제대로 적응한 꾸구리와 돌상어는 그곳을 터 삼고 산다. 또 빠른 물살이 강물을 정화하기 때문에 이들은 맑은 지역에서 주로 생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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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토양을 고집하는 식물도 있다. 단양쑥부쟁이가 그것. '단양'이란 지명이 눈에 걸리는데 이 식물이 단양에서 세계 최초로 발견돼 그런 명칭을 얻게 됐다. 이 녀석은 주로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하는 자갈밭에서 산다. 다른 식물에 비해 '자라기' 경쟁력이 약해 아예 다른 식물이 살지 못하는 척박한 땅의 주인이 된 두해살이 풀이다. 충주댐 건설로 단양에서 사라졌지만 남한강에서 다시 발견한 것은 25년 전쯤. 그만큼 귀한 식물이며 이 역시 멸종위기 2급 식물이다.
일부 단양쑥부쟁이는 밑 부분이 마른 모양을 하고 있다. 첫해 자란 풀이 겨울을 지내면서 말라버려 '수염'모양을 이루고 있어서다. 그래서 단양쑥부쟁이는 아랫부분을 보면 나이를 알 수 있다.
이 친구는 8월에 자주색 꽃을 피우는데 꽃잎이 말리면서 홀씨가 인근으로 날아 이듬해 새 생명으로 자란다. 경기도 여주군 바우늪구비가 우리나라 최대 군락지였으나 4대강 사업으로 망가져 지금은 근처 도리섬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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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이 퍼 나른 토사가 쌓여 자연적으로 형성된 도리섬에는 또 다른 생명이 살고 있다. 표범장지뱀이 주인공. 표범과 비슷한 무늬의 표피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 '장지'란 어른 손 한 뼘 정도 자란다고 해서 붙었다. 그래서 어른 손 크기인 최대 12㎝까지 자란다. 변온동물인지라 온도가 높은 한낮에 주로 활동하고 대체로 모래 언덕에서 산다. 이 또한 멸종위기 2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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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에는 이 밖에도 다양한 동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강가를 걸으면 포유류의 발자국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살아 있는 강'이다. 강변을 찾는 사람 때문에 놀라 도망하는 고라니의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강가 너럭바위에는 조류의 분비물과 함께 수달의 것도 자주 목격된다. 맹금류가 소화시키지 못하고 토해놓은 퇴적물의 흔적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남한강 생태가 미래로 이어질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4대강 사업으로 환경이 파괴되고 생태가 깨질 가능성이 커서다. 아직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 곳과 비교하면 알 수 있다. 여주군 전 지역이 토목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인근 충북 충주의 남한강 본류를 본다면 이 사업이 얼마나 비정상적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강을 알고 싶다면 충주 남한강을 따라가 보자. 그곳에서 4대강 사업의 위험을 목도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