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따돌림 당하는 아이에게 친구를 붙여줄 때

학교 폭력 대처법 - 7

여자 중학교에서 있었던 안타까운 일이다. 전학 온 아이가 있었다. 사투리를 썼는데 아이들이 킬킬 거리며 놀렸다. 담임은 이 아이가 따돌림을 당할까 걱정해서 반장을 붙여 주었다. 담임의 걱정대로 따돌림이 생기자, 반장이 잘 챙겨주었다. 가해자들이 그 아이를 챙겨주지 말라고 했지만 반장은 그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러자 가해자들은 그 아이를 회유했다. "반장을 따돌리는 데 참여하면 너는 따돌리지 않을게." 전입생은 반장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한번은 미술시간에 사용하던 커터칼로 교복 뒤를 쿡쿡 찌르기도 했다. 반장은 괴로워하다가 담임교사를 찾아갔는데 마침 담임교사가 사정이 있어서 잠시 자리를 비웠다. 반장은 담임교사 책상 위에 편지를 남기고 나갔다. 그리고 근처 아파트 옥상 위에서 떨어져 자살했다.

 

이 경우 교사의 잘못된 대처방식이 극단적인 결과를 낳았다고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교사들이 생활지도에 투입해야 할 시간을 점점 빼앗기는 것이 문제이다. 잡무도 부담이지만 방과 후에는 보충수업, 자율(?)학습 때문에 아이들을 관찰하고 상담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나마 시간이 난다 싶으면 아이들이 학원으로 가버린다. 최근의 일제고사 열풍은 이런 분위기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어쨌든 상황이 열악하더라도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구조를 바꾸는 것과 동시에 대응역량을 키우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담임교사가 흔히 사용하는 방식 중 하나가 따돌림 당하는 아이에게 친구를 붙여주는 것이다. 이 방법은 아주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 이 사례처럼 도와주는 아이가 오히려 따돌림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고 두 아이가 함께 따돌림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흔하다. 최근 또래상담반을 만들어 운영하는 학교들도 많은데 이것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또래상담자가 아이들 사이에서 고자질쟁이로 찍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또래상담자가 따돌림 당한다.

 

눈에 보이는 문제만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학교폭력은 문제 있는 몇몇 아이가 특정한 아이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희생양을 만들고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아이들이 따돌리는 데 참여한다. 적극 가담하는 아이도 있고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아이도 있다. 직접 가담하지 않지만 따돌림 당하는 것을 보면서 재밌어 하는 아이도 있다. 그러므로 가해자를 지도하는 것과 동시에 아이들 전체에 대한 지도를 병행해야 한다. 따돌림 당하는 아이에게 당장 친구를 붙여주는 데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따돌림 문제를 해결하면서 자연스럽게 친구들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

 

따돌림, 폭력 문제가 감지되면 담임교사는 우선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이 과정도 쉬운 일이 아닌데 지면이 부족하므로 자세히 서술하긴 어렵다.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나면 학급 아이들 전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적극적 가해자, 소극적 가해자, 방관자, 피해자의 마음이 어떤지를 짚어주고 자기는 어디에 속하는 사람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자기 행동이 피해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 지 생각해보게 한다. 자기가 피해자의 입장이 된다면 어떤 심정일지도 상상해보게 한다. 이 과정을 글로 쓰게 하고 담임교사가 수합하여 읽어주면서 멘트를 달아주면 좋다.

 

이 사례처럼 교실에서 일어나는 따돌림, 폭력 사건의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학급 아이들 대부분이 이미 알고 있다. 방관자로 분류되는 대다수의 학급 아이들이 사실은 소극적 가해자이거나 간접적 피해자이다. 학급 내 권력관계는 모든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담임교사는 따돌림, 폭력에 대해 어물쩍 넘어가지 않을 것이며 가해 행동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학급 아이들 모두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고 나면 가해자들이 공개사과하게 한다. 아이들은 다른 친구가 나를 어떻게 보느냐에 민감하기 때문에 공개사과한 뒤에는 웬만하면 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사건이 마무리되고 나면 지속적으로 아이들 관계를 관찰하면서 적절하게 지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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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 부천 부명정보고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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