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2만원 때문에 교직 떠나라?

억지 징계 방침에 분노 목소리 높아

"친한 언니가 해직 대상자가 됐습니다. 파면이니 해임이니 하는 것들은 남의 일인 줄만 알았는데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징계 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어요."
 
지난 5일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진행된 '교사 대학살 중단! 전교조 지키기 전국 지회장 결의대회'에 참석한 이들은 교과부의 억지 징계 방침에 대한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충북에서 왔다는 ㄱ교사는 "조합원이 아닌 선생님들조차 민노당에 후원한 교사들만 징계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는지, 이게 해직까지 가야하는 사안인지를 두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라는 말로 부당 징계를 비판했다.
 
서울의 ㄴ교사는 "분회원 선생님의 남편이 징계 대상자라는 사실을 알고 조합원들이 함께 모여 상황 공유도 하고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다"면서 "전교조 결성 당시 해직됐던 그분이 다시 해직 대상자 명단에 오르는 것을 보며 생계가 걸린 문제를 이처럼 쉽사리 결정하는 교과부에 분노했다가 걱정도 했다가 복잡한 심경"이라고 밝혔다.
 
주변의 바람과는 달리 징계 대상자들은 쉽사리 상황을 낙관하지 못했다. 울산에서 아이들과 함께 왔다는 ㄷ교사는 "해임 대상자라는 사실에 너무 놀랐고, 학급 아이들 역시 담임이 2학기에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나는 조합원들의 격려 문자가 쏟아지고 전화통에 불이 날 만큼의 활동가도 아니"라면서 "주변 선생님들이 차라리 같이 징계를 당하는 것이 낫겠다며 울어주는 것이 고마울 뿐"이라고 했다.
 
"2만원을 후원했다는 이유로 이 영광스러운 길에 함께하게 됐다"는 대구의 ㄹ교사는 2008년 8~9월에 1만 원씩 모두 2만 원을 민주노동당에 후원했다가 해임 대상자가 됐다.
 
그는 "나를 기소한 검찰과 징계하려는 교과부는 20원짜리도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담임이 2만원 때문에 교직을 떠나야 하는 것을 지켜보는 우리 아이들이 교육당국을 어떻게 바라볼지 복잡한 심경이다. 여성단체, 청소년단체, 아시아평화연대 등에 지금까지 월 10만 원 이상 꾸준히 후원하고 있는 괜찮은 교사를 징계하는 교과부와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말로 집회 참가자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교실에서 수업하는 것밖에 할 줄 아는 것이 없다"는 광주 ㅁ교사는 "5명의 파면 · 해임 대상자를 지키기 위해 광주 전역에서 '전교조를 지켜주십시오'라고 쓴 푯말을 들고 1인 시위를 진행하는 50여명의 조합원들을 보며 싸우기로 결심했다"는 말로 심경을 전했다.
 
징계 대상자인 부산 ㅂ교사의 학교에는 지난 달 '○○○ 선생님에게 힘내라고 말해주세요'라는 벽보가 붙었다.
 
전교조의 스물 한 번째 생일인 28일 급식시간이 되자 이 학교 15명 교원 중 13명이 급식실 식탁에 '참교육 지키겠습니다'라고 쓴 삼각대를 세우고 아이들의 급식지도를 하며 점심 단식에 동참했다.
 
ㅂ교사는 "다음 날 10분 쯤 지각을 했는데 아이들이 선생님 어디 가신 거냐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해 눈물이 났다"면서 "우리는 끝까지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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