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교원단체 소속 교원들의 명단 공개를 금지하는 판결을 했는데도 지난 19일 끝내 자신의 누리집에 22만 여명 교원들의 전교조 등 교원단체 가입 현황을 실명으로 올린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참여연대와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30여 교육 ‧ 시민단체로 꾸려진 공교육살리기연석회의(연석회의)는 21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권은 물론 법까지 무시한 조전혁 의원은 사퇴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연석회의는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노조에 대한 편향적 시각과 스스로 법을 어기면서도 그 위법함을 인식하지 못하는 해괴한 상황이 놀라울 뿐”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연석회의는 “가입한 단체나 조합의 구성원임을 밝힐 수도 있고 때로는 밝히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 진정한 결사의 자유, 양심의 자유, 자기결정권의 본질”이라며 “조전혁 의원은 헌법 정신과 교사들 개개인의 자유와 인격, 그리고 사법부의 권위까지 짓밟아 양심의 자유와 법치주의 원칙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명단 공개는 합법적인 교원단체의 정당한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됐고 실제 ‘낙인찍기’를 통해 교사들의 노조활동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특히 ‘전교조’의 활동 내용을 정당하게 평가하고 토론을 할 수 있는데도 마녀사냥식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연석회의는 교육감 선거가 40여일 남은 시점에 명단이 공개된 점에 주목하면서 “공개 목적도 국민의 알권리보다는 현 정부여당에 불리하기만 한 ‘참교육’ 운동의 방해, 나아가 ‘전교조 죽이기’에 있으며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반 전교조를 선거쟁점화 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분석했다.
강남훈 전국교수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정치적인 목적을 띤 교사들의 인권 탄압은 전체 국민으로 이어지는 탄압이 될 것”이라며 “모든 국민을 적으로 만드는 조전혁 의원과 한나라당을 국민이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 지역 20여개 교육, 시민단체로 구성된 공무원 ‧ 교사 탄압 저지 전북대책위원회도 이날 전북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 의원의 교원노조와 교원단체 소속 교원 명단 공개는 집권자의 법치행위를 가장한 독재 권력의 치졸한 압박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학부모단체도 가세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교사가 어느 교원단체 소속인지 밝히는 데 낭비할 시간 있으면 사교육비로 등골 휘어지는 학부모 고통을 해결하고 교육 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지난 20일 낸 논평에서 “우리 학부모들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교사가 어느 교원단체 소속인가 하는 게 아니다. 교사들이 학생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으며 또한 학부모들과 어떻게 소통하는가가 일차적이다”라고 밝히며 “법원의 결정도 무시하고 명단공개에 나선 건 한나라당과 현 정권의 전교조 탄압을 위한 정략적 수단의 하나”라고 말했다.
법원의 명단 공개 금지 가처분 소송을 맡았던 송병춘 변호사는 “원래 법치주의는 국가가 권력을 마구잡이로 행사하는 것을 막고자 법 규정에 맞춰 권력을 행사하라는 것인데 국회의원은 법을 무시하고 국민에게만 법을 준수하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