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성폭력관련 범죄의 어려운 현실과 제도 고쳐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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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성폭력 사건 일명 '조○○사건'으로 사회가 벌집을 쑤셔 놓은 것 같다. 대중매체를 통해 거의 매일 아동성폭력과 관련된 기사들이 연이어 쏟아져 나오면서 사람들은 불안과 극도의 긴장감 속에 살고 있는 듯하다.
아직도 일산 어린이 유괴사건을 비롯한 안양, 제주, 용산 아동성폭력 사건 등도 우리의 마음속에 그대로 있는데… 우리는 또 한 명의 아동과 가족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말았다.
한편으론 일련의 아동성폭력 사건들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사회의 경각심은 높아져 있어 이 기회에 온 국민의 관심으로 아동성폭력이 더 이상 발생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만 아이들이 희생을 치루어야만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것이 정말 속상하다. 이 사회 어른인 우리들 모두 각성하고 반성하라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더 이상 우리아이들이 성범죄로부터 안전하고 보호받을 수 있을까?
아동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일까?
최근에 아동성폭력 예방 관련 강의를 나가면 꼭 받는 질문이 있다. 아동이 성폭력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이러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정말 안타까우면서 화난다. 우리는 언제까지 아동에게 '자신의 몸은 자신이 지켜야 한다'라고 가르쳐야 하는지? 과연 아동이 성폭력 상황에서 자신의 몸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어른들에게 정말 묻고 싶다.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은 성폭력 상황에서 공포, 두려움 등으로 인해 자신의 손가락 하나조차도 통제하기 어렵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얼어붙는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가해자에게 자신있게 "만지지 말라", "싫다" 라는 말과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아동이 할 수 없는 것을 하도록 너무 많이 강요하고 있다. 자신의 몸은 자신이 지켜야 한다고…. 이렇게 아동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항거교육을 언제까지 할 것인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고, 건강하게 살게 하려면 아동성폭력 예방교육의 관점을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
성폭력상황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가해자에게 항거할 수 있을까? 항거의 방법을 몰라서 그동안 성폭력 피해가 지속되었던 것일까? 이러한 논리에 의한다면 왜 성인에게도 성폭력 피해가 생기는 것일까? 물론 성폭력 발생의 문제를 이렇게 단순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성폭력 상황에서 아동에게 항거하라고 가르치는 일이 올바른 교육방법인지에 대해서 고민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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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보건사회연구원에서 조사한 「전국성폭력실태조사」내용을 보면, 성폭력피해여성 188명의 응답자 중 49.7%가 저항을 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저항의 결과를 보면 성폭력과 함께 심각한 신체적 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 52.1%, 성폭력은 면했지만 심각한 폭력을 경험한 여성이 10.6%로 나타났다고 한다. 즉 성폭력상황에서 항거를 한다는 것은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대처 능력이나 판단 능력이 부족한 아동의 경우에는 피해가 더 클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 어른들은 여전히 아동들에게 성폭력 상황에서 "No"를 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아마 우리나라 아동들 즉 비장애아동, 장애아동 모두가 한목소리로 말할 수 있는 단어가 바로 "안돼요!, 싫어요!"라는 말일 것이다. 1:1의 성폭력 상황에서 아동들에게 항거를 하라고 교육을 하게 되면 성폭력 피해의 책임은 아동이 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게 되며, 또 아동들이 자칫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No"등의 자기주장 훈련이나 자기표현 훈련은 일상생활 속에서 훈련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아동을 건강하게 보호하기 위해 어른들이 먼저 배우고 고민해보자. 아동성폭력 예방교육의 대상은 아동이 아니라 어른이다. 그렇다면 왜 아동성폭력 예방교육은 어른이 먼저 받아야 하는 교육인가?
아동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안전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1차 예방교육의 핵심이다. 1차 예방교육에서는 인간존중 교육, 경계교육 등 올바른 가치관 교육을 아동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하며,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어릴 때부터 알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온 국민이 올바른 가치관과 바른 인성을 가진다면 우리의 아이들은 더 이상 위험에 노출되지 않을 것이다.
어른들이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놓으면 아동들은 위험에 노출될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며 우리의 아이들은 외부에 나가는 것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2차 예방교육은 아동성폭력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요인을 제거하고 성폭력 피해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교육이다. 가정폭력, 방임, 빈곤 등의 문제와 물리적으로 위험한 요소를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사회의 또다른 위험속에 있는 아동들이 성폭력에도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성폭력 피해아동이 발생되지 않게 하려면 우리 어른들이 건강하게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3차 예방은 피해아동이 재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어야 한다. 피해아동 및 가족을 위한 치료프로그램과 가해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교정프로그램이 실시되어야 한다. 이러한 3가지 예방 시스템을 원활하게 구성하고 진행할 때 우리사회는 안전하다.
그렇다면 우선 아동성폭력 예방을 위해 교사로서 해야 하는 것과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보고 하나씩 실천해보자.
하나,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모범적인 경계(boundary)를 알려주고 건강한 경계를 세우는 것을 연습하도록 도와주어라. 선생님과 친구 간에 지켜야 하는 행동 규범(예절교육) 등을 지키도록 지도하여야 한다. 아동 자신이 보호를 받아야 하는 존재이나 동시에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행동 역시 하지 않아야 함을 분명히 알려주어야 한다.
둘, 일상생활 속에서 "No"라고 말하는 방법을 보여주어야 하며 동시에 아이의 "No"를 인정해야 함을 인식해라. 학교 내에서 일상적인 활동을 할 때 어떠한 상황에서도 아동의 "No"는 존중될 것이라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동이 "No"라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도 인식해야 한다. 특히 잘 아는 사람에게 "No"를 이야기하는 것은 더욱 힘들다는 것을.
셋, 아동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어라. 아동이 교사에게 말을 건네는 행동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음을 이해하고 아무리 바쁜 일이 있더라도 아동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어야 한다. 혹 아동의 말이 옳지 않더라도 말을 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아동의 이야기를 최대한 수용해주고, 아동이 이야기해 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아동이 교사에게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그 아동에게 선생님은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만한 사람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아동이 평소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편안하게 잘 표현할 수 있게 되면 교사는 아동에게 성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을 할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넷, 아이들의 자존감이 높아질 수 있도록 긍정적인 메시지와 지지를 많이 해주어라. 학생에게 있어 교사는 절대적인 영향을 가진 사람이므로 교사로부터의 지지와 격려는 아이들에게 큰 힘을 주게 된다. 어릴 때부터 긍정적인 지지와 메시지를 많이 받은 아이들은 성폭력 가해자가 주는 관심과 친절이 평소 신뢰하는 사람들이 주던 사랑과 다르다는 것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다.
다섯, 아동이 혼자 있는 시간을 줄여라. 아이가 학교(교실, 운동장 등)에 혼자 남아 있지 않도록 하도록 해야 한다. 성폭력 가해자는 가해를 하기 전에 충분히 계획을 세워 아이들에게 접근을 하게 되며, 주로 혼자 놀거나 방임된 아이일 경우 가해자의 표적이 되기 쉽다.
여섯, 아동의 활동에 관심을 가져라. 아동이 학교에서 주로 누구와 노는지, 친하게 지내는지 살펴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아이들이 주로 다니는 길을 점검하여 안전한 곳과 위험한 곳을 구분하여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다. 혹시 무섭거나 위험을 느낄 때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도록 하고, 아동지킴이집 등에 도움을 청하거나, 전화를 걸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지도한다.
이 밖에도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어른들이 해야 할일은 너무나 많다. 중요한 점은 일상생활에서 아동의 안전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들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어른들은 아동을 보호해야 하는 책임을 가진 사람이다. 학교에서, 가정에서, 또한 지역사회에서 아동보호를 위해 행해야 하는 것부터 배우고 실천하자.
아동성폭력 예방은 사람을 거부하도록 배우는 교육이 아니다. 사람을 공경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함을 우리가 우리의 부모들에게 배워온 것처럼 우리 아이들에게도 올바른 가치관 교육을 심어주고 건강한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아동이 스스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없는, 하기 어려운 내용을 교육 받기보다는 성인이 어떻게 아동을 보호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안전한 환경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동성폭력을 예방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의 관심이 우리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길임을 잊지 말자.
※위 내용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방향이 아닌 필자 개인의 입장에서 기술한 것임을 밝혀둡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