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고교생 현대사 특강, 배후는 따로 있다

북치고 장구 친 우익인사... 학운위연합은 심부름

올해 4월 중순 어느 날 아침, 서울시청 근처에 있는 코리아나호텔 커피숍.

같은 호텔 일식당에서 전국교장협의회장단과 아침 식사를 마치고 이곳으로 자리를 옮긴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가 송인정 전국학교운영위원총연합회(학운위연합) 회장 등 4∼5명과 마주 앉았다.

다음은 이날 동석한 한 참석자의 전언.

“이동복 대표가 ‘자신은 현대사 특강에 대한 강사와 전체적인 것을 다 준비할 테니 학운위연합은 관리를 맡아 달라. 그러면 학운위연합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다’고 제안했다.”

‘현대사 바로 알기’ 지난 4월 첫 제안 현장

최근 이 대표와 김진성 서울시의원을 비롯하여 이영훈 서울대 교수,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 등 30여 명의 뉴라이트계 학자와 친 이명박 계 보수 인사들을 강사로 내세워 논란이 된 ‘현대사 바로 알기’ 특강이 처음 제안되는 순간이었다.

이 특강은 “오는 10월부터 서울지역 304개 고교 학생을 대상으로 두 차례 90분씩 모두 608회 진행될 예정”이라고 특강 준비단은 밝혔다. 이 준비단을 이끄는 이가 바로 이 대표다.

이와 관련 16일, 이 대표도 관련 사실을 인정했다.

“내가 교장회장들과 송 회장에게 <한국 현대사 이해>란 책을 보여주면서 ‘현대사 바로 알기’ 특강을 하자고 했다. 이번에 김진성 서울시의원이 예산을 확보해서 추진하게 된 것이다.”

이들과 시교육청의 말을 종합하면 언론에 보도된 것과 달리, 특강 제안자는 학운위연합이 아니라 이동복 대표로 나타났다. 학운위연합은 심부름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송 학운위연합 회장과 16일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핸드폰을 받지 않았다.

특강 예산을 확보한 곳도 당초 알려진대로 서울시교육청이 아니라 서울시의회의 김진성 의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17일 전화통화에서 “지난 7월 좌파 역사관을 바로 잡는데 건전한 지식인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서울시교육청에 예산 3억5000만원을 책정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교육청이 이에 동의해 예산을 책정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 의원의 노력으로 서울시의회가 추가 편성토록 한 추경 예산 3억5000만원을 시교육청은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이란 명목으로 지난 10일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지역 고교마다 100만원을 웃도는 돈을 보내고 ‘특강을 열라’는 행정명령을 내릴 태세를 갖춘 것이다.

한나라당 비례대표인 김 의원은 지난 4월 ‘전교조 증후군’이란 전교조 비판서를 ㅎ업체를 통해 냈다. 이 업체는 송인정 학운위연합 회장과 ‘방과후 강사 인증제’ 사업을 함께 벌인 곳이다.

이 과정에서 송 회장과 친밀해졌다고 학운위연합 관계자는 밝혔다. 김 의원은 현재 뉴라이트 계열인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동복, 김진성... 계획 짜고 예산확보 뒤 강사로도

이처럼 이번 현대사 특강은 친 이명박 계열 보수 인사들이 학운위연합을 내세워 나랏돈으로 특정 정치색채의 ‘의식화 사업’을 벌이려고 한다는 정황이 속속 들어나고 있다.

강연 제안자인 이 대표와 예산 확보 당사자인 김 의원 스스로 강사로 참여하는 행위 또한 뒷말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현대사 특강 준비단에 따르면 304개교마다 두 차례 진행되는 강연에 학교별로 약 100만원이 편성될 예정이다. 강연 한 번에 50만원이 드는 셈이다.

이 대표는 “(학교별 예산 100만원은) 대부분 강사료로 쓰일 것이지만 행정비용도 제법 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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