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6월 24일 서울시의회 본회의 모습. 공정택 당시 서울시교육감(왼쪽)에게 김현기 의원이 질문하고 있다. |
'서울시에 공문을 보낸 줄 몰랐다’던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후보(74)가 강남 수서2지구 공공임대아파트 건립에 대한 ‘반대 공문’을 교과부에도 보내겠다고 서울시의회에 약속한 사실이 밝혀졌다.
공 후보는 서울시교육감 재직 시절인 지난 6월 24일 서울시의회 제34회 본회의에서 김현기 의원이 “(서울시에 임대주택 반대 공문을 보냈듯이) 교과부에도 의견을 내야 합니다”라고 제안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강남 수서동과 일원동이 소속된 강남 제4선거구 출신이다.
이 같은 사실은 22일 입수한 서울시의회 본회의 동영상 자료에서 드러났다.
정말 공문 발송 몰랐을까? 동영상이 알려 준 사실
앞서 21일, 서울시교육청은 공 교육감 명의로 된 임대주택 반대 공문을 지난 5월 19일 서울시에 보낸 사실이 드러나 빈축을 샀다. 교육청이 반대 사유로 적은 “저소득층이 많아져 교육환경을 악화시킨다”는 내용이 ‘빈부 분리교육에 동의하는 것’으로 비췄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해 공 후보 쪽은 <서울신문> 등과의 인터뷰에서 “이 공문은 국장 전결 사항으로 공 후보는 관련이 없으며, 이를 선거에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반박한 바 있다. 당시에는 공 후보가 서울시에 공문을 보낸 줄 몰랐다고 해명한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의회 회의록과 동영상을 보면 이 같은 해명 또한 석연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지난 6월 24일 본회의 동영상 녹취록의 일부다.
○김현기 의원: 수서2지구 국민임대주택단지 건설계획을 파악하고 계시지요?
○교육감 공정택: 네, 알고 있습니다. <중략>
○김현기 의원: 서울시교육청이 이와 관련해서 서울시에 의견을 내셨지요?
○교육감 공정택: 우리 지원국장 쪽에서 두 군데로 의견을 낸 바 있습니다.
○김현기 의원: 그렇습니다. 국토부에도 내셨습니다. 하나 아쉬운 것은 교육과학기술부에도 내야 됩니다.
○교육감 공정택: 예. 알겠습니다.
○김현기 의원: 교과부에도 의견을 내셔서 더 이상 아이들의 학습권이 침해될 수 없도록 조치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시겠지요?
○교육감 공정택: 예. 노력하겠습니다.
이 본회의 동영상은 공 후보가 △임대주택 반대 공문을 보낸 사실을 이미 알았다는 것 △스스로 교과부에 공문을 보내기로 약속하는 등 김 의원의 주장에 찬성한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 서울시교육청은 왜 임대주택 반대공문을 보낸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도 서울시의회 회의록에 적혀 있다. 다음은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기 17일 전인 5월 2일에 열린 서울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상임위 회의록(173회)의 일부다.
○김현기 위원: 지금 수서지구에 임대아파트 공급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가 공급되어서 그 주민들의 자녀가 취학하게 되었을 경우에 문제점에 대해서 서울시장에게 얘기하고, 교육부에 보고하셔야 되겠지요?
○교육지원국장 양종만: 네. <중략>
○김현기 위원: 제가 정식으로 요구를 하겠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교육청의 입장을 정리해서 시장에게도 내주시고, 상급 관청인 중앙정부 교육부에 보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교육지원국장 양종만: 알겠습니다.
회의록에 따르면 이날 상임위에는 김경회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도 참석했다.
‘사전에 몰랐다’는 공 후보 쪽의 해명이 맞으려면 이날 회의 내용을 김 부교육감과 양 국장이 공정택 당시 교육감에게 보고하지 않는 등 ‘직무유기’를 범했어야 한다. 또한 양 국장은 교육감과 부교육감에게 보고 없이, 자신의 직권으로 서울시와 국토해양부에 공문을 보냈어야 한다. 과연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서울시교육청 “본회의 직전에 알아”, 직무유기 의혹
![]() |
5월 2일 서울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상임위 회의록. |
양 국장은 22일 저녁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공 교육감은 (임대주택 반대) 공문을 보낸 사실을 6월 24일 본회의 직전에 시의회 질의서를 본 뒤에 알았다”고 말한 뒤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다”면서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그에게 두 차례에 걸쳐 전화를 더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박종진 공정택 후보 쪽 대변인은 “공 후보는 국장 전결사항이라 (임대주택 반대) 공문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면서 “서울시의회 회의록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얘기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공 후보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해 달라’는 기자의 부탁에 대해서도 박 대변인은 “어제오늘 우리 쪽의 어려운 사정상 그렇게 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6월 24일 서울시의회 본회의 모습. 공정택 당시 서울시교육감(왼쪽)에게 김현기 의원이 질문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