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관악구청 앞에서 노점상들을 상대로 연설하는 주경복 후보(맨 오른쪽) |
“누구나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돈이 있다고 좋은 교육을 받고 돈이 없다고 나쁜 교육을 받는 것을 불평등합니다. 교육의 불평등은 사회의 불평등으로 이어집니다. 평등한 교육이 실현되어야 합니다. 학교 교육만으로 양질의 교육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사교육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교 교육이 정상화되어야 합니다.”
지난 18일 오후 1시경 서울 관악구청 앞을 지나는 시민들의 손에 쥐어진 A4 1장짜리 유인물에 적혀 있는 문구다.
관악구청 앞에서 1000여명이 모인 ‘노점 생계 대책 보장 결의대회’를 연 전국노점상총연합이 만든 것이다.
전국노점상총연합은 “얼마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나래양을 죽음을 몰고간 건 가진 것 없고 공부 못하는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반인권적인 학교 교육”이라고 주장하며 “우별반 편성, 0교시 수업, 야간 보충수업, 일제고사 부활 등 입시경쟁을 부추기는 교육정책은 중단돼야 한다. 7월30일은 미친 교육을 심판하는 날”이라고 말했다.
유인물에는 굵은 글씨로 이렇게 써져 있다.
“노점상의 자식도 좋은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잘 뽑은 서울시교육감, 고액과외 부럽지 않다”
거리에서도 반2MB 교육정책 정서가 느껴졌다. 기호6번인 주경복 후보가 유세 둘째날인 지난 18일 첫 일정을 이곳으로 잡은 이유이기도 했다.
주경복 후보는 “내 교육공약 자체가 소외받지 않고 가난하다고 차별받지 않고 공평하게 교육을 누릴 수 있게 만든 것”이라며 “그 가운데서 노점을 하는 가정이 대표적인 곳이다. 직접 노점상 분들에게 내 소신을 밝히고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뜨거운 햇살 때문에 수건과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연설을 들은 한 노점상은 “좋은 분 같구마. 없는 사람들 교육을 위해서 해 준다고 하니까. 근디 이제는 무조건 사교육비를 줄인다는 건 안 믿고 과연 줄이는 정책인지, 아닌지 따져봐야것어”라며 담배를 꺼내 물었다.
청소년들은 더욱 적극적이다. 그러면서 투표권이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이름을 밝히면 절대 안 된다”며 “꼭 가명으로 ‘신민아’로 써 달라”고 당부한 한 여고생은 “사람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온통 한나라당이어서 무조건 공부만 하라고 할 것 같다”며 “꼭 저 아저씨가 당선 돼서 말씀하신대로 교육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가인’이라 써 달라는 또 다른 여고생은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모두 자기 사람 앉히려고 쫓아내고 그러는 데 저 아저씨도 당선되고도 쫓겨나면 어떻게 하냐”며 미리 걱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ㅅ고에 다니는 6명의 친구들은 방학을 하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 연설을 마치고 내려오는 주경복 후보에 쪼르르 달려가 “믿고 있다”고 인사했다.
인터넷 매체인 <청소년 뉴스 바이러스>가 한 거리에서 청소년들에게 공정택 후보가 낸 △수준별 맞춤식 학급 운영 △일제고사 실시 △영어 공교육 강화 △교원 능력 개발 평가제 도입 등의 공약과 주경복 후보가 낸 △0교시 영어 몰입교육 반대 △외국어고 과학고 정상화 △일제고사, 우열반 폐지 △두발규제 폐지 등 공약을 물었다.
청소년 “모두 한나라당인데 주경복 아저씨가 교육을 바꿨으면”
후보 이름은 뺀 채였다. ‘공약’만으로 어떤 선택을 받을까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모두 32명의 청소년이 참여했는데 26명이 주경복 후보의 공약에 스티커를 붙였다. 비율로 따지면 81.25%에 달한다. 압도적이었다.
성동구 금남시장에서 주경복 후보 유인물을 받아든 한 시민이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
“투표를 꼭 하겠다”는 시민에서는 이런 정서를 쉽게 읽을 수 있다.
동작구에 사는 유용열(44)씨는 “관심이 없었는데 보수단체가 교육감 선거 때문에 뭉친다는 얘기를 듣고 이러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후보들을 살펴봤다”면서 “사교육비를 줄이는 정책을 들고 나온 후보를 지지한다. 사교육비를 줄인다면서 영어몰입교육을 얘기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유 씨는 직장에 가다가 서울대입구에서 연설을 마치고 차에 오르던 주경복 후보를 쫓아가 인사했다.
성동구에서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는 두 딸의 엄마인 이수정 씨는 “처음으로 뽑는 교육감 선거가 바로 내 딸과 지역의 어려운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아주 중요한 선거”라며 “4․15학교자율화 조치 등으로 상위 5%를 위해서 교육을 하려는데 반드시 경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라이트학부모연합 등 12개의 보수교육단체가 꾸린 ‘좋은 서울교육감 선출을 위한 학부모시민연대’가 지난 10일 조사한 후보지지도에서도 적극투표층에서 주경복 후보를 15.3%로 가장 많이 지지하기도 했다.
이날 성동구 신금호역과 금남시장을 돌고 밤 네티즌과의 대화까지 마친 주경복 후보는 “설익은 교육정책으로 마구 쏟아 내는 불도저를 막고 어디에 살든, 어떻게 살든 상관없이 모두가 질 좋은 공교육을 누릴 수 있는 무지개 교육마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18일 오후 관악구청 앞에서 노점상들을 상대로 연설하는 주경복 후보(맨 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