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대통령과 교육청 입맛 따라 행동

“대통령님 힘내세요” 계기수업, 지침 위반

‘계기수업’에 대한 청와대, 교육청, 보수언론의 ‘이중 잣대’가 눈총을 받고 있다.



교육당국의 계기수업 지침을 어긴 채 진행한 ‘광우병 수업’이었는데도, 해당 교사에 대해 청와대와 일부 신문이 칭찬을 하고 나선 탓이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계기수업 등에 대해서는 ‘지침 준수 여부’를 문제 삼아 징계와 비난을 퍼붓던 기존의 태도에서 돌변한 것이다.



지난 달 23일쯤 청와대는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이례적으로 초등학생의 편지 사본을 띄어놓았다. 광주 ㅅ초 6학년 학생들이 광우병 계기수업을 받은 뒤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였다. 이 편지엔 “대통령님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이 대통령도 23일 “응원해주신 어린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여러분을 잘 가르쳐주신 선생님께도 감사드린다”는 칭찬 성격의 답신을 보냈다.



<동아일보><연합뉴스> 등 일부 보수언론은 이 내용을 미담사례처럼 보도했다. <동아>는 지난 달 23일치 사설에서 “(초등학생들이) 청와대에 대통령에 대한 위로의 편지를 보냈다”면서 “담임교사가 어떤 정보가 옳고 그르다는 판단을 직접 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맡겨 스스로 진실에 다가가도록 한 과정이 공감을 자아낸다”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편지 작성으로 수업을 마무리한 ㅅ초 6학년 해당 반의 ‘광우병 계기수업’은 광주교육청이 만든 지침을 어긴 것으로 지난 2일 확인됐다. 이 교육청의 ‘2008 교육과정편성운영지침’을 보면 “시사계기 교육을 실시할 때에는 국가·사회적 차원에서 지도의 방향을 신중히 검토한 다음 학교장 책임 하에 지도한다”고 적혀 있다.



이 수업을 직접 진행한 윤 아무개 교사는 “(계기교육) 사전에 교장과 상의하지 않아 교장선생님에게 꾸중을 들었다”고 말했다. 지침 위반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윤 교사는 또 “정부 측에서 저희들을 이용한 것 같다”고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광주교육청 관련 부서 문 아무개 장학관은 “계기교육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언론에서 따로 이야기가 없어 그대로 끝난 것인 줄 알았다. 그 수업에 대해서는 검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똑같이 ‘광우병 수업’ 관련 계기교육 지침 위반 사건인데도, 전교조 교사들은 ‘경고’라는 징계를 받았다. 6월 들어 <조선><동아> 등 보수언론이 보도한 것만 따져도 2명이나 된다.



오지연 전교조 참교육실 사무차장은 “계기수업 관련 지침을 악용해 교육당국과 일부 보수언론이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수업은 징벌하는 한편, 입맛에 맞는 수업은 칭찬하는 것은 불공평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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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 계기수업 , 광우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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