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교원평가 결과는 학생성적 지상주의

교육과학기술부(옛 교육부)가 지난 2005년 교원평가를 도입하면서 내세운 이유가 “교원의 전문성 제고”였다. 이에 반해 전교조 등 교원단체는 “교원들을 통제해 학교는 경쟁에 휩싸일 것”이라고 팽팽히 맞섰다.

그로부터 3년. 서울 ㅇ고등학교가 2년 동안 시행해 온 교원평가 실상은 교원단체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지난 2006년 ‘우수교사 선발 기준’을 보면 평가 항목 가운데 △중간, 기말 고사 등 정기 고사 성적 △자율학습 상황(참여도, 자율학습 지도자세) △모의고사 성적(우수반과 향상도) △각종 경시대회 입상(교내와 교외) △3학년 입시 성적 반영 등 직접적으로 학생의 시험 성적과 관련된 것이 5개나 된다.

학생들이 성적을 좋아야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 학교 한 교사는 “안 그래도 공부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에게 더 공부를 하라고 다그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각 영역에서 평가가 가장 낮은 교사는 1차로 ‘구두 경고’를 받고 연속 최하위자는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학교장이 ‘최하위 교사’에게 ‘경고장’을 주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교사들의 반발이 강했다. 그러자 지난해 학교는 평가 항목을 바꿨다. 그런데 이번에는 △헌혈학생수 △방과후학교신청자 수 △자율학습 평균 인원수 등이 새로 생겼다.

국어를 가르치는 김 아무개 교사는 “시쳇말로 ‘학생을 쪼아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항목들로 가득하다”며 “학교장이 원하는 평가로 맞추다보니 학생과 사이가 좋지 않은 교사가 많아졌다”고 학교 상황을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교원평가가 ‘교사 통제’를 넘어 ‘학생 억압’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우수 교사’로 뽑힌 교사를 ‘우스운 교사’로 부르기도 한다. 김 교사는 “자신의 교육 철학을 버리고 학교가 원하는 대로 학생을 가르치라는 것”이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갈 수 밖에 없다. 평가기준이 생기면 다양한 교육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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